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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안목의 준비와 문화적 가치 지닌 운영프로그램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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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0.♡.209.39) 작성일09-02-02 11:58 조회8,7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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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안목의 준비와 문화적 가치 지닌 운영프로그램 중요
    - 영국 테이트모던갤러리 비센테 토돌리 관장 인터뷰

       

    제8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선정과 관련한 자문회의 참석차 영국 테이트모던 갤러리의 비센테 토돌리(Vicente Todoli) 관장이 광주를 방문했다. 1월 31일 밤부터 2월 1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재단의 이용우 상임부이사장 등 관계자들과 예정된 자문회의 등의 일정을 마친 뒤 2월 1일 오후 3시에 기자들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그의 이번 방문은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테이트모던 갤러리 관장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지역을 처음 방문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국제현대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 운영이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광주의 입장에서 세계 현대미술 현장의 중심에서 활동해 온 경험과 안목, 영국 밀레니엄프로젝트 사례 등에 견주어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큰 관심을 모았다.


    토돌리 관장은 각 지역별 기반과 특성을 잘 살리고 있는 세계 제2세대 비엔날레 가운데 광주비엔날레는 돋보이는 비엔날레 중의 하나라 하였다. 따라서 2010년 제8회 광주비엔날레의 예술총감독은 세계적인 안목과 문화ㆍ사회ㆍ정치 등 전반적인 것을 꿰뚫어보는 식견, 비엔날레 같은 대형 전시의 기획경험, 현대미술 문화 현장에서 현재 가장 역동적인 것이 무엇인지 간파, 열린 마음과 넓은 식견의 전시진행 능력 등을 갖춘 인사여야 하며, 국적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조언하였다. 아울러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해야 할 점으로는 지구촌과의 교류를 확장하면서 동시에 지구촌이 지역과 소통을 넓힐 수 있는 양자간 상호교류관계가 중요하며, 그 방향은 재단이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 하였다. 아울러 효과적인 전시기획을 위해서는 단독감독제가 더 효과적이며 국내ㆍ외 공동감독체제는 비효율적이라고도 하였다.


    인터뷰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광주가 참고할 조언과 사례들이다. 그가 반복하여 강조한 것은 문화관련 프로젝트는 긴 안목으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준비되어야 하고, 시설의 건립뿐만이 아닌 소프트프로그램과 재원확보 문제 등 개관 이후의 중장기적 운영프로그램까지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이 국가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하여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밀레니엄프로젝트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광주와 유사성을 갖는데, 특히 가장 큰 예산을 쏟아 부으며 대표사업으로 진행했던 ‘밀레니엄 돔’이 7년에 걸친 오랜 준비와 요란한 추진과정에 비해 거대한 건물자체에만 연연하고 실행프로그램이 부실하다보니 건립이후 지금은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되어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지적하였다. 같은 밀레니엄프로젝트이면서 전체 예산의 10%정도밖에 투자되지 않았던 테이트모던미술관이 현 시점에서 밀레니엄 돔과 다른 점은 밀레니엄 돔은 건물 위주로 추진됐고, 테이트모던은 치밀히 준비된 컨텐츠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주도 지금 당장이 아닌 최소 20년 후를 내다보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그 운영기반이 될 것들까지를 충분히 고려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하였다. 도청별관 철거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스페인 발렌시아 현대미술관 건립 당시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미술관 착공 후 건립부지에서 스페인과 아랍간의 전쟁으로 희생된 유해들의 유적이 발굴돼 공사가 중단되었으나, 2년여에 걸쳐 중앙정부에 유적보존의 필요성과 예산지원이 중단되지 않도록 설득하면서 한편으로는 관련분야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문제해결 방법을 논의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작업을 병행하여 결국 그 유적의 일부를 미술관 안에 보존시키고 건물을 건립할 수 있었다며 의견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1년에 400여만 명이 찾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성공적인 운영비결을 묻는 질문에 문화의 성패는 수치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라고 전제하며, 시대를 뛰어넘는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가치를 담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대중을 만족시킬만한 프로그램들이 필요하지만 디즈니랜드 같은 흥미위주이거나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터디셀러를 펴내는 일, 독감환자를 잘 다루는 병원보다는 암과 같은 깊은 병을 잘 치유할 수 있는 병원이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문화기관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비유적으로 설명하였다.



    비센테 토돌리(Vicente Todoli) 관장은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으로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및 뉴욕시립대학교(City University of New York)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1986부터 1996년까지 발렌시아 모던아트 인스티튜트 (Valencia Institute for Modern Art)에서 수석 큐레이터 및 전시감독, 1986부터 2003년까지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Serralves 현대미술관(Serralves Museum of Contemporary Art) 관장을 역임했다.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자문위원 및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포르투갈관 커미셔너로 활동하였으며, John Baldessari(1989), James Rosenquist(1991), Richard Tuttle(1992), Tony Cragg(1992), Juan Muñoz(1992), Julião Sarmento(1994), Pedro Cabrita Reis(1996) 등 수많은 유명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한 바 있다.



    런던에 있는 테이트갤러리는 뉴욕의 MOMA와 함께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또 영국 내에서는 대영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빅토리아앨버트미술관과 더불어 영국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힌다. 이 미술관은 헨리 테이트 경이 자신이 수집한 19세기 미술품 컬렉션을 모두 국가에 기증한 것을 계기로 문을 열었다. 테이트갤러리는 1897년 밀뱅크 교도소 자리에 둥지를 틀면서 영국 회화와 유럽 현대미술을 함께 전시했다. 이후 2000년 5월 1981년 유가 파동으로 폐쇄된 뱅크사이드 화력 발전소를 두 명의 예술가가 갤러리로 개조하면서 <테이트모던 갤러리>가 탄생했다. 테이트모던 갤러리가 오픈하면서 기존의 테이트 브리튼은 영국 회화를, 테이트모던 갤러리는 서양 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테이트모던 갤러리가 주목 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산업혁명기의 문화를 상징하던 화력발전소를 현대문화의 상징인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는 것이다. 테이트모던 프로젝트는 이미 발전을 중단한 상태에서 처리문제가 골치였던 화력발전소를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면서 전 세계 작가와, 컬렉터, 관광객들을 런던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창의적인 문화공간적 발상이 장기간 침체되어 있던 지역경제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사례다. 영국 밀레니엄프로젝트의 하나로 2000년에 개관한 테이트모던 갤러리는 미술관을 넘어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연간 4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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