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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순리와 시심을 담는다-오견규 화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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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0.♡.209.115) 작성일13-07-10 19:12 조회9,2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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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순리와 시심을 담는다-오견규 화백 강의


    병석에 누워 임종이 가까워진 스승 상용(商容)이 제자인 노자에게 물었다.

    내 입을 보거라. 내 혀가 아직 있느냐?
    있습니다. 

    치아는?
    하나도 없습니다.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느냐?
    ... 강한 것은 쉬이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오래 남는다는 말씀이시지요.


    목운 오견규 화백이 무등문화예술특강 ‘무등, 문화의 향기를 품다’(2013,7.9, 무등현대미술관)을 열면서 예로 든 노자의 ‘치망설존(齒亡舌存)’ 고사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듯이 물처럼 유하고 겸허하게 순리를 따르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위진시대 죽림칠현도에서 일곱 현자의 인물만이 아닌 그들이 지향했던 자연귀의 정신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땅에 의해, 땅은 하늘에 의해, 하늘은 자연에 의해 생성되고 존재한다고도 했다.

    日照香爐生紫煙 (일조향로생자연)
    遙看瀑布掛長川 (요간폭포괘장천)
    飛流直下三千尺 (비류직하삼천척)
    疑是銀河落九天 (의시은하락구천)

    향로봉에 햇빛 비쳐 안개 어리고
    멀리 폭포는 강을 매단 듯
    물줄기 내리쏟아 길이 삼천 자이니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가

    중국 시선(詩仙) 이태백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 시에서 물안개 자욱히 일어나는 거대한 폭포를 바라보며 강줄기를 세워 매단 듯한 폭포줄기를 구천의 은하수가 내리쏟아지고 있는 듯 하다는 시적인 흥취가 이후 관폭도, 송하관폭도, 월하 관폭도 등의 모태가 되었음을 소개하였다.

    또한 첩첩산중 얼어붙은 강 위의 조각배에 엎드리듯 구부리고 앉아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후한의 엄자릉의 고사를 그림(寒江釣漁圖)이나, 아무도 없는 강가의 정자나 오동나무를 갈필로 성글게 그려 속세의 때를 멀리하려 했던 예찬의 산수도나 세동도(洗桐圖), 추사의 세한도(歲寒圖) 예처럼 자연 속에서 자신을 다스리며 때를 기다리는 수신정신(修身)에 대한 얘기도 곁들였다.

    목운 화백은 강의 주제인 ‘우리 옛 그림 다시 읽기’에 따라 옛 그림에 담긴 자연철학의 정신성, 시적 감성(詩意性)을 환기시키면서 시각이미지 중심의 요즘 현대미술에서 소홀히 여겨지기 쉬운 화폭 안의 내적 정신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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