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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카페와 상업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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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0.♡.209.115) 작성일13-07-11 08:58 조회10,7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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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카페와 상업화랑


    일상 속 문화향유공간의 확장
    창작ㆍ향유ㆍ유통의 균형성장 필요


    요즘은 생활현장 곳곳에서 갤러리카페를 만날 수 있다. 대로변 상가는 물론 골목 안, 아파트단지 부근, 주택가, 산자락 아래, 전통시장 안에도 카페 겸 갤러리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생활 속의 문화공간이나 예술활동의 장을 일반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펼쳐놓는 것인데, 화랑이나 갤러리들이 도심의 특정한 거리를 중심으로 모여 있던 이전과는 달리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추세와 같은 흐름이다.

    순수하게 전시만을 위한 갤러리도 늘고 있지만, 일상 속 문화공간이라 할 카페형 갤러리들이 생활 주변에 새로 문을 여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어찌 보면 경쟁적으로 들어서는 커피전문점들의 포화상태에서 문화적인 품격과 서비스로 차별화하려는 사업전략일 수도 있고, 갤러리를 운영하되 방문객들이 좀더 편안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전시 전문영역의 벽을 낮추는 고객친화형 경영방식일 수도 있다.

    사실, 갤러리는 예술 자체가 그렇듯이 일상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일 년 내내, 아니 평생 동안 갤러리나 미술관 한번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십중팔구다. 대부분의 삶 자체가 워낙에 예술과 무관하기도 하지만, 어쩌다 그 앞을 지나더라도 이른바 예술작품이라는 귀물들이 모셔진 하얀 침묵의 공간을 잠깐 들여다보는 것조차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문화의 벽에 비하면 카페는 그냥 일상의 공간이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혼자 조용한 시간이 필요해 카페를 찾았다가 우연찮게 커피나 차 외에 예술작품까지 덤으로 접할 수 있다. 운영자나 작가 입장에서도 온종일 찾는 이 몇 되지 않는 갤러리를 무료하게 지키기보다, 이러저런 사람들이 찾아와 차도 마시고 가까이 걸린 작품에 눈길 한 번씩 보내 주는 게 현실적으로도 보탬이 될 것이다.

    물론, 카페와 갤러리는 서로 다른 성격이면서 또한 별 무리 없이 결합될 수 있는 공간이다. 운영자가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일상의 찻집에 문화적인 포장을 덧입힌 곳일 수도 있고, 생활 속으로 다가선 예술 나눔의 장에 휴식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작품전시를 우선한 공간배치에, 테이블과 의자를 단촐하게 둔 곳도 있고, 일반 카페 그대로인 상태에서 활용할만한 공간에 소품들을 전시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곳은 아예 앞마당 조경과 인테리어로 안팎의 멋을 내고 통유리로 툭 터진 공간감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 가옥이나 좁은 가게의 공간을 개조하여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편안하게 꾸미기도 하고, 전시뿐 아니라 작은 연주회나 토론회, 참여형 프로그램을 곁들이는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창작인구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고 활성화시킬만한 문화적, 경제적 기반과 유통체계가 워낙에 부실한 지역미술계에서 이런 변형된 형태의 갤러리 확장은 긍정적이기도 하면서, 상대적인 아쉬움이나 또 다른 기대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 문화공간을 운영하는데 따른 경제적인 자구책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 예술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열어주고, 예술적 감성과 창의적 자극을 누리는 장을 제공하여 도시의 일상에 문화적 충전과 품격을 높여주는 면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갤러리카페들은 상업적인 작품판매ㆍ거래보다는 문화적인 휴식공간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문화를 소비ㆍ향유할 수 있는 기회나 폭은 점차 늘고 있지만, 창작의 여건은 이와 대조적으로 버겁기만 한 현실이다. 예술활동 이전에 생활 자체가 힘든 작가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향유를 일상화시키고 사업 아이템으로 삼는 것 못지않게 창작활동을 북돋울 수 있는 미술품 유통ㆍ거래의 활성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운영형태가 갤러리카페라 해도 카페의 문화적인 치장 이상으로 전시하는 작품들을 거래까지 연결하는 운영자의 적극적인 의지와 사업수완을 기대하는 것이다. 전시도 하고 판매도 이루어진다면 작가로서는 그런 문화공간들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인 희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왕 문화사업에 관심과 역량을 가진 분들과 문화공간이 많아지는 흐름을 타고 전문적인 화랑ㆍ갤러리들도 더불어 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현재 한국화랑협회에 등록된 광주 화랑은 단 두 군데뿐이다. 대구 17, 부산 13개와는 너무 큰 차이다. 전통 예향이자 국제문화도시를 내세우고 있고, 창작인구밀도나 활동력은 높으면서도 미술품의 유통체계는 너무나 취약하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인지라 문화를 일상 속에서 향유하는 것 못지않게 문화경영 마인드로 기획과 전시, 거래까지 적극적으로 펴나갈 전문 화랑이 아쉬운 것이다. 문화적인 관심과 취향 이상의 본격적인 화랑경영으로 지역미술에 힘을 불어넣고, 창작품의 유통ㆍ소장을 활성화시켜 문화수요를 한 단계 진작시키는 전문적인 상업화랑들의 개관을 고대한다.


    - 전남일보. 2013. 7. 10 /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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