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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화랑가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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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1.♡.221.139) 작성일04-03-29 14:36 조회9,0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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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일보[2004.3.26(금)]

    예향화랑 성재예술관 등 잇단 폐업

    경기불황여파 대관수요 급감 경영난지역미술 활성화 지원대책 서둘러야

    광주 지역 화랑가가 심각하다. IMF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와 최근 관영갤러리 급증으로 유례없는 한파에 시달리던 화랑업계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속속 문을 닫는 등 화랑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궁전갤러리와 인재갤러리가 폐업한데 이어 이달말께 또 다시 예향화랑과 성재예술관이 문을 닫기로 해 미술계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예향화랑과 성재예술관은 지역 작가들의 발표무대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으나 경기불황 여파로 대관수요가 급격히 줄자 사실상 지난해 가을부터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다 부득이 폐업을 하게 됐다.

    25일 예향화랑의 김용배사장은 “최근 들어 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들이 늘면서 대관수요가 줄어든 데다 IMF이후 계속된 경기불황 여파로 전시회 대관이 한 건도 없는 달도 있을 만큼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문화적 사명감을 가지고 그동안 운영해왔지만 임대료도 내기 힘들 정도로 사정이 악화돼 부득이 문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잇단 상업화랑의 휴.폐업으로 이제 광주에는 대관전문 화랑을 제외한 기획.초대전 위주의 명실상부한 상업화랑으로는 유일하게 나인갤러리만이 남게됐다. 그러나 광주화랑의 대명사격인 나인갤러리 역시 올들어 1~2월에는 단 한건의 기획전도 추진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러다 상업화랑이 모두 `고사'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와 불안감이 미술계 안팎에서 일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유망업종으로 부상했던 화랑업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작품 거래 실적이 뚝 끊긴데다 작가들 마저 거래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전시를 기피하는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관영갤러리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업화랑의 입지가 좁아진 것과 더불어 도심공동화 현상도 화랑가의 불황을 부채질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최근 나인갤러리 양승찬관장은 광주시 문화예술과에 `갤러리 활성화 제안서'를 제출하고 개선대책을 요구하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양관장은 제안서를 통해 “시나 관변단체가 운영하는 미술관 또한 중요한 역할과 기능이 있지만 상업갤러리 역시 작가와 문화 애호가 사이에서 독특한 기능과 문화 저변확대에 큰 몫을 하고 있다”며 “따라서 시 차원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상업화랑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책으로는 공공 미술품 입찰 또는 건축 조형물 구매시 화랑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과 시 예산에 상업화랑의 기획전 지원비를 편성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지역 미술계 인사들은 영세한 소규모 상업화랑들이 경영난의 충격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잇따라 문을 닫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관주도의 미술관과는 다른 시각과 이념을 추구하면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미술공간으로 나름의 역할을 해온 상업화랑들이 문을 닫게 되면 광주미술은 앞서 나갈 수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지각변동'을 미술시장의 구조개편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박지택 광주미술협회회장은 “상업갤러리가 활성화 돼야 지역 작가들의 작품 유통도 원활하고 작가들의 창작의욕도 고취시킬 수 있다”며 “광주 미술의 발전과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상업갤러리들이 처한 위기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광미 기자

    [200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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