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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은밀한 공간의 변신 ‘더 벙커’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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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8.♡.247.190) 작성일20-06-20 11:40 조회1,1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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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은밀한 공간의 변신 더 벙커 오픈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역대 입주작가전

    2020.06.18-07.08 /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지하, 외부

     

    빛고을시민문화관 지하에 아트 벙커가 문을 열었다. 아트 벙커는 흰 벽체로 조성된 넓은 홀과 여러 각방이 있는 180평의 넓은 공간이다. 하지만 배관들이 얽혀 지나가는 2미터 남짓한 낮은 천장에 어두컴컴한 공간은 깊은 지하에 내려온 듯한 폐쇄적 공간감을 자아낸다. 더욱이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적벽돌로 이루어진 내벽과 긴 계단을 타고 내려가 만나는 입구의 철제 방화문은 이곳이 외부와 단절된 엄폐 공간으로서 벙커라는 공간의 제목이 가깝게 느껴진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의 새로운 공간으로서 벙커에서 열리는 첫 전시가 바로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참여작가와 만드는 <더 벙커>전이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의 지하에 창문이 없는 넓은 공간은 빛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미디어아트에 최적의 컨디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의 실험적 모습을 공개하는 첫 전시로 미디어아트 전시는 창작자와 전시기획자 모두에게 환영할 일이다.

    <더 벙커 THE BUNKER>전은 광주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시작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참여했던 작가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기에 일종의 광주 미디어아티스트 올스타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타 장르에 비해 아티스트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29명이 참여한다는 것은 광주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미디어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보기 드문 일이기에 페스티벌처럼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기획자로서 뉴 미디어아트 장르는 도전의 열망을 자극한다. 융복합예술에 기반한 아티스트의 실험적 정신과 창작태도, 작품의 다차원적인 시각과 시간성, 소통의 수월성으로 대개 미디아아트 전시는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주는 신선한 감성과 볼거리는 현대적 예술작품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듯하다. 때문에 한 달 남짓한 빠듯한 전시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기획자로서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2년부터 시작된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는 내년이면 10년을 맞이하는 광주 대표적인 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해 듣기로 훌륭한 성과도 있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금의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시설이 있는 빛고을시민문화관 1층에는 2011년까지 국밥집들이 모여 있었다. 이후 몇몇 음식점들이 나가고 난 빈 공간에 2012, 창작실이 조성된 것이다. 지금은 익숙할지 모르겠지만 음식점과 맞붙어 작업실이 있었던 풍경은 당시 낯설었다. 음식 냄새와 뒤섞인 공간의 분위기는 과연 이곳이 자유로운 상상이 샘솟는 창작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했다. 하지만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공간에 드나드는 사람과 분위기가 변화했고 어느새 작품과 각양각색의 재료들이 뒤섞여 창작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

    지난 9년 동안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32명의 작가들이 배출되었으며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가 2014년 지정될 수 있도록 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인다.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플랫폼과 레지던스 시설,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정도로는 미디어아트 도시를 살아간다는 체감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광주 톨게이트에 설치된 가로x세로 각각 74m, 8m의 대형 미디어아트 작품과 올해 준공 완료가 될 예정인 미디어아트플랫폼 AMT, 광주의 도심의 풍경을 미디어아트로 바꾸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기에 앞으로 일반 시민들에게도 미디어아트 도시 광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의 주역이 바로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 출신 작가들이다. 전국 곳곳 유수의 전시장, 대규모 행사에서도 광주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성장가도의 구심점 중에 하나가 바로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것이다.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공간이 광주 미디어아트 창작자 플랫폼으로 기능하기까지 맨바닥에서부터 일구며 지금까지 이끌어온 관계자분들에게 성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다.

    보이지 않는 많은 분들이 미디어아트에 희망을 걸고 열정을 쏟고 있다. 이렇게 준비된 전시가 바로 <빛고을시민문화관의 새로운 공간 : The Bunker>전이다. 이번 전시는 빛고을시민문화관의 외부, 내부 지하1층과 2층의 아카이브실까지 3곳의 공간에서 열린다. 외부에는 문화관 건물과 건물사이 큰 암벽이 깎여 절벽이라 부를만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영상 맵핑과 긴 계단을 무수한 실로 감싸며 공간의 실험적 변화를 보여주는 전시특별 작품 2점이 전시된다. 지하 1층에서는 평면 5, 설치 6, 영상 16, 영상 맵핑 1점이 전시되며 이 가운데 16점이 신작으로 광주 미디어아티스트의 작품 세계와 최신 경향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2층 아카이브실에서는 참여작가들의 지난 도록과 인터뷰 영상이 상영된다. 인터뷰는 코로나19가 예술에 미치는 영향과 이후의 예술에 대한 참여작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의 새로운 공간 : The Bunker>전은 광주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바람으로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 10주년(2021)을 예고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광주 미디어아트의 현주소를 제시하는 것과 함께 2012년부터 걸어온 레지던스 작가들과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모색해야 하는 귀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현재 변화를 원하는 도시 곳곳에서 미디어아트를 찾고 있다.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들 간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발전을 장려하는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국내에 10곳이 있다. 이 가운데 광주는 미디어아트를 선택했다. 2010년부터 가입을 준비하여 2014년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이 되었고, 창의도시 국제네트워크 부의장 도시를 거쳐, 5년마다 재심의를 받는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2019년 재선정되었다. 이 모든 도시적 움직임과 교류, 활동의 매개체가 바로 미디어아트다. 미디어아트에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기대를 갖고 바라보고 있다. 미디어아트가 도시를 위한 발전의 수단을 넘어서 미래에 대한 사유와 비전을 제시하는 더욱 많은 예술가들이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서 나타났으면 한다.

    이번 <더 벙커>에는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를 거쳐 간 역대 입주작가들 강수정 강수지, 권승찬, 김명우, 김인정, 김자이, 김형숙, 김혜경, 문창환, 박상화, 박세희, 백나원, 성유진, 손승민, 신도원, 신창우, 안유자, 유지원, 이뿌리, 이성웅, 이이남, 이조흠, 임용현, 작가수요일, 정선휘, 정운학, 진시영, 펑크파마, 폴바주카 등이 참여하고 있다.

    - 큐레이터 김 정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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