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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서양화단의 거목 ‘오지호의 삶과 화업’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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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1.♡.20.74) 작성일20-12-05 13:58 조회1,3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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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서양화단의 거목 오지호의 삶과 화업 재조명

    2020.12.04(), 14:00~17:00, 은암미술관

     

    오지호 화백의 삶과 화업을 재조명하는 아카이브전시가 어제 시작되었다. 광주문화재단과 은암미술관이 공동주관하고, 총괄기획은 광주미술문화연구소 조인호 대표가, 전시기획은 김허경 큐레이터가 맞아 준비하였다. 코로나19 예방방역 지침에 따라 개막식은 생략하고 세미나도 청중 없이 온라인생중계로만 진행해서 전문가들의 관점을 많은 분들과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전시의 구성내용과 세미나 내용은 자료집에 수록될 예정인데, 어제 조인호 대표의 사회로 3시간 여 진행된 세미나의 요지만 간추려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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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조강연으로 초대된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김영나 서울대 명예교수는 회화는 빛의 예술; 오지호의 풍경화라는 제목으로 서양 인상파 회화와 일본의 외광파, 조선 서양화 유입기와 초기상황들을 먼저 요약하였다. 동경미술학교 재학시절 오지호는 이미 서양 인상파는 지나간 양식이란 것을 알았지만 개인적인 성향에 맞는 것이었다고 술회했고, 1930년대 무엇이 조선미술다운 것인지 논의가 활발할 당시 외광파로 대변되는 일본색을 털어내고 맑고 생명력 넘치는 조선의 자연을 그려내는 작업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한다. 그런 관점에서 자연에서 벗어난 입체주의와 피카소 회화를 비판하면서 자연이 모든 미의 근본이고 맑고 밝은 자연의 빛과 생명과 자유를 내포한 회화세계를 펼쳤다며 작품의 예들을 분석해 주었다.

    발제자인 오병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오지호의 생애와 주요 활동에 관해 발표하였다. 동경미술학교 재학시절인 1928녹향회창립은 그의 민족주의 예술활동의 출발이었고, 일본적인 암흑색을 쫒아내고 왜색을 탈피한 빈자리에 민족미술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다. 해방공간의 좌우대립 속 조선미술동맹 활동, 한국전쟁기 남부군 입산, 4.19혁명시기 통일운동 관련으로 5·16군사정변 때의 고초, 우리글 80%가 한자어인 상황에서 1972국어에 대한 중대한 오해발표 등 국한문혼용운동, 설날 공휴일 지정운동, 계고동인회 결성과 문화재복원보호운동 등 우리 정신세계 복원을 위한 미술 외적 활동들을 조명하였다.

    이번 아카이브 전시의 기획을 맡은 김허경 큐레이터는 오지호 미술 아카이브 현황과 과제을 발제하였다. ‘시간이라는 동시대성의 지표로서 관련 자료들을 어떻게 보존·연구·기록·저장할지를 과제로 삼고 오지호 화백의 창작의식과 예술세계에 관한 미적 태도와 함께 이를 통해 지역미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따라서 동시대 사회와 연관된 미술자료와 더불어 당대 상황을 이해하고 작품경향을 해석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의 사료들을 주로 수집하였다. 자료의 범위도 시청각자료, 실물자료, 인쇄물, 문화예술 도서자료, 활동관련 행정기록 등을 망라하였다. 이들 자료들을 서양화 입문기, 인상주의 천착기, 해방직후와 한국전쟁기, 남도서양화단 구축기, 미술론과 미술논쟁, 국한문혼용교육활동, 작품세계와 작업실 공간 등으로 묶어 시대별 흐름으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아울러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 오늘날 회복되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유일성을 지닌 1차 자료나 공개되지 못한 자료들의 기록·보존, 개별활동이면서 역사성을 띠는 자료들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개인 이상의 사회적 유산인 유품들의 등록 보전방법 등이 이어져야 할 과제들이라고 하였다.

    토론자로 참여한 무안군오승우미술관 박현화 관장은 오지호 민족주의 인식의 배경과 탐독했던 서적이나 주변의 영향관계,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맥락과 신민족주의개념의 차이, 오지호와 저항미술의 관계에 관해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오병희 학예연구사는 고종인산 직후 자결한 선친의 영향과 휘문고보 시절 민족주의 의식들의 영향관계를 들었다. 또한 기본 데생으로 묘사력을 충실히 한 뒤 형태의 파기, 데포르메로 나아가야 한다던 오지호의 생각과, 자연의 생명과 빛을 통해 일본색을 탈피하고 조선의 색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신민족주의 의식의 바탕이라 답하였다.

    광주대 정대근 교수는 미술계는 과거 작품설명 위주 자료들에서 문헌정보학 관련 자료나 정보 쪽으로 옮겨가고 있고, 정보·자료도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하였다. 기록물의 보존 못지않게 활용이 중시되고 있는데, 그 기초로 정보의 출처, 온라인상의 공유도나 네트워킹 등 효과적 활용을 전제로 한 정보의 구조화, 원자료들의 구축 기준이 중요하다며 기획자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대해 김허경 큐레이터는 시각예술은 사적 영역이 더 크고, 이번 오지호 작업은 기관이 아닌 독립큐레이터의 관점에 의한 기획이며, 메타데이터의 접근성이나 활용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작업이 필요한 만큼 공공영역의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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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세미나에 특별 초대된 손정연 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회장은 1977년 전남매일 문화부 기자시절 전남양화 50을 연재하면서 오지호 편만 해도 73회를 다룬바 있다. 74년 동아일보특위를 계기로 언론계에 과거사진상규명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고, 그와 연관하여 오지호 화백께 말씀드렸지만 처음에 단호히 거절하셨다. 대신 오 화백의 발표된 저술 위주로 3회까지 나갔을 때 오 화백이 본격적인 연재를 동의를 해주셨다. 100회 예정이었지만 일간지에서 특정인물을 너무 오래 연재하는데 따른 회사 내 재고로 오 화백 73세에 맞춰 73회로 마무리했다. 대부분 오 화백 구술을 토대로 정리하였고, 기사체와 다른 예술가의 생각과 고민의 지점들을 서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유아독존으로 주체성을, ‘수기치인정신으로 자기자신을 엄격히 관리하셨으며, 의재와 홍익인간정신에 공감하셨고, 자연의 빛과 생명만이 아닌 본질의 탐구로서 순수미를 강조하셨다. ‘데포르메도 현상에서 인상으로 중심을 바꾸는 작업이라며, 늘 당당한 자기정신을 잃지 않으셨던 큰 어른이라고 회고하였다.

     

    조선대 장민한 교수는 비평가이자 교육자로서 오지호 예술세계와 정신을 현시대와 후배 미술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답하였다. AI가 그림그리기를 대신해내고 변화하는 문명 속에서 붓으로 그리는 회화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며, 가치설정의 의미를 드러내야 하는 시대이고, 그에 따른 담론과 서사가 풍부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붓질이나 작업의 흔적에 담긴 작가의 호흡, 미적관조로 이끄는 힘, 손맛에 담긴 담론과 서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가 모호한 시대에 광주미술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특징은 자연을 그려도 강렬한 색채들로 풀어내는 경향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고, 그런 남도의 의미적 구성의 회화, 자연과 회화에 관한 서사의 초석은 오지호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후배화가 입장인 송필용은 오지호 작품은 우리 자연에서 우러나오는 생명력과 힘,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붓질의 힘 있는 터치, 물감들의 즉발적인 혼합들이 강렬히 캔버스 화면 위에서 일어나고, 하나의 사건을 치른 것처럼 긴장의 움직임들이 신선한 감동을 준다며, 빠른 필치의 속도감과 물감의 촉감들이 추상성을 내포하면서 시각적으로 경쾌한 울림도 준다. 혼란스런 현대사를 거쳐 오면서 동시대의 역사적 사회적 삶의 숨결들이 작품 속에 녹여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고 밝혔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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