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훈 회화전 '엄마의 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갤러리리채 작성일17-04-17 11:44 조회2,589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본문 선종훈 회화전 ‘엄마의 품’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갤러리 리채, 25년 만에 고향 찾는 선종훈 회화전 <엄마의 품> 개최 광주 출신 서울 선화예고, 서울대 미대 졸, 프랑스 유학 후 전업작가의 길 지속 80代 노모(老母)를 위한 전시, 작품 속 여인들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어머니의 사랑을 의미 갤러리 리채는 여인의 모습을 주제로 섬세한 소묘와 화려한 색채를 구성하는 지역 출신 작가 선종훈(56)을 초대해 <엄마의 품>을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선종훈 작가는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대를 진학한 재원으로 젊은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빠른 성장 때문이었을까? 한국에서의 작가 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가 택한 프랑스 유학 3년의 기간은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고 깊이를 더하는 변화의 계기로 작용했다. 전남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을 모티브로 한 ‘천인도’를 제작하는 한편, 인간의 육체 중에서도 특히 얼굴에 집중해 여러 가지 실험을 시도했다. 작품 속 얼굴들은 다양한 내면을 가진 자신의 얼굴이기도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타인들의 얼굴이기도 했다. 그는 한동안 사실적인 소묘에 뛰어났던 젊은 날의 습관에서 벗어나고자 형태를 일그러뜨리고 텍스처의 질감과 색채에 집중하는 연구에 매진하기도 했다. 국내에 추상미술이 유행처럼 번지는 시기, 귀국 후 그가 다시 시작한 섬세한 소묘 작업은 주로 여인의 얼굴과 몸에 집중되어 주류 미술계의 행보완 다른 독자적 회화 세계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된다. 여인의 몸은 마론 인형처럼 작은 얼굴, 큰 눈, 작은 코, 굳게 다문 입, 긴 팔, 가녀린 어깨, 풍만하고 화려한 드레스로 마무리되고, 여인을 감싸는 풍경은 흩날리는 꽃봉오리들의 찬란함이 돋보인다. 언뜻 보기엔 다분히 장식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작품이 단순히 ‘예쁜 그림’만은 아니란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색채의 반란이라고나 할까? 따뜻한 색채의 기하학적 무늬로 뒤덮인 여인의 옷을 자세히 살펴보면 삼각형이 지그재그로 교차된 수공예적인 패턴으로 가득차 에스닉(ethnic)한 느낌을 전달해주고 있다. 반면, 하늘에서 꽃비가 떨어지는 듯한 캔버스의 여백은 초록, 파랑, 보라 등의 차가운 색채로 채워지기도 하며, 마치 한편의 환상 동화 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선종훈 작가는 일찍이 고향과 어머니를 떠나 감성이 예민했던 10대 시절부터 타향살이를 시작해 자신의 정체성을 고향과 분리시키며 독립된 작가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으나, 마음만은 언제나 어머니가 남아 계신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선화예고 미술교사직을 과감히 내려놓고 프랑스로 떠나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연구에 깊이 빠지면 빠질수록 오히려 전라도에서 태어난 자신과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을 거꾸로 추적하는 것이 풀지 못한 숙제처럼 계속 자신을 따라다녔다고 한다. 인간은 타자의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을 자각할 수 있을 때 성장한다고 했던가?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떠나와 ‘세계 시민’으로 독립적인 이방인을 자처한 그가 발견한 자신의 내면은 평화와 화해를 요청하는 여성의 이미지였다.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 남성 안에 내재한 여성성과 여성 안에 잠재된 남성성이 상호보완적 기제로 작동하는 완전한 인간을 꿈꾸었던 것일까?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장막을 걷어내고 여인의 가슴에서 쏘아올린 빛을 어머니의 사랑으로 치환시키는 그의 작품 세계는 여타의 화가들이 대부분 작품 주제를 개인의 서사에서 보편의 서사로 확대해나가는 것과는 다른 접근과 발전 경로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오히려 그가 찾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이미지로써의 서양 고전 회화 속 성모 마리아, 온화한 부처의 여성적 이미지, 비너스와 마돈나 등 전형적인 의미나 구도를 탈피한 변종적 오마주를 꿈꾸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마도 ‘대중화된 여인상에 화려한 색채를 입혔던 것’에 가까울 것이다. 성녀와 창녀, 천사와 여신으로 대비되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나드는 여성의 이상화된 이미지를 종교적인 구도자이자 혈육애과 가족애의 이미지에 가깝도록 절제된 얼굴 표정과 상반된 색채의 대비로 표현하는 한편으로 현대적 여성의 세련된 자기애를 한껏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 대다수다. 오랜 세월 동안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자원 전쟁, 종교 분쟁 등 여러 가지 공격적 상황을 화해로 이끌 수 있는 이미지는 ‘엄마의 품’과 같은 원초적인 사랑과 조건 없는 자비를 베푸는 여인의 이미지였다. 선종훈 작품 속 여인들은 눈을 감고 있거나, 반쯤 뜬 상태, 또는 캔버스 밖 정면을 응시하거나 관객의 시선을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 언젠가 작가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고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았을 때 80년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록하고 표현한 사진 작품들 속에서 그의 어머니는 그만 눈을 감고 ‘못 보겠다’ 돌아서 나가셨다는 일화를 얘기하는 그는 “예술이라는 것이 너무 직접적으로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줘야 하는가? 유행처럼 번지는 어떤 표현 장르에 동의해 비슷한 작업을 따라해야만 하는가? 예술은 아름다운 것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는 안되는가? 꼭 도발적이고, 불편한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진 이후로 “내가 잘하는 소묘로 고통과 슬픔, 상처와 위험 상황의 장면을 덮고 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여인상을 통해 극도의 세밀한 아름다움이 곧 적나라한 폭력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아름답고 예쁜 그림 속 여인의 얼굴 표정에서 새어나오는 어쩔 수 없는 슬픔과 냉정한 삶의 질곡을 한 캔버스 안에서 구도와 색채, 질감의 배열을 각기 다르게 하는 치밀함을 통해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엔 오일의 유화 느낌과 아크릴화가 섞인 재료적인 자유로움, 물감을 긁거나 채워 넣는 음양 기법의 혼재가 자연스러운 기법상의 자유로운 표현이 자유자재로 구사되어 형태적 아름다움과 색채, 구성의 조화까지 이뤄내는 새로운 느낌의 회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 배경과 구분할 수 없는 안락한 의자의 색감은 언뜻 초현실주의적 상상에 다다르게 하며, 여인들의 몸짓은 마치 고통에 저항하는 아름다운 몸부림으로 승화되어 ‘감내하는 행복, 감춰진 삶의 희망’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여인들의 다양한 풍경 속 아름다운 자태를 표현하고, 어떠한 상황에 놓였더라도 삶의 행복을 지속적으로 갈망하는 여인들의 근본적인 욕망을 일깨워주는 선종훈 작가의 이번 전시는 특별히 80代 노모를 위한 개인전으로 기획되어 그 감동의 여운이 오래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갤러리 리채에서 25년만에 개인전을 갖는 선종훈 작가의 <엄마의 품> 전시는 4월 18일부터 28일까지 열흘 간 진행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