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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취미인가, 업(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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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재 작성일15-07-26 14:32 조회3,4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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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취미인가, 업(業)인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이는 직업의 사전적 의미이다. 그 업의 근원부터 생계를 위하여라는 수식이 부자연스러운 존재가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지 좋아서 하는 일인데식의 판단으로 우리 사회는 유독 예술인에게 혹독한 잣대를 들이민다.

    한 달 여전 온 일간지를 떠들썩하게 했던 무명 배우들의 연이은 죽음
    , 그로 인해 모든 보도의 말미에 언급된 최고은법’.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복지 지원을 통해 예술인의 창작 활동 증진과 예술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는 이 <예술인 복지법>은 그 실효성이 의문시되어 왔다.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기대했지만, 예술인의 직업적 보장, 즉 관련법을 사회보장 체계에 편입시키지 못한 채 고육지책 형태로 시행되어 왔다.

    2011
    1118일 본격 시행된 이 복지법은 예술인의 최소한의 생활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2014<예술인 긴급복지지원사업>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고, 예술인 1860명이 각 최대 800만원까지 지원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본 사업이 보건복지부의 긴급복지생계비 사업과 중복된다는 지적이 나와, 예산편성 및 집행이 중단된 상태이다. 두 배우의 잇단 죽음에 의해 법의 지속성과 실효성은 더욱 부각되었고, 이에 의해 지난 20예술인 복지법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그 구체적 개정안은 예술인과 고용 계약 또는 용역 계약을 체결할 경우 서면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자는 내용이다. 계약서가 없으면 불공정 행위를 신고하기 어렵고, 당사자의 예술 활동을 증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문제 인식에 근거한 내용이기에, 이 개정안은 반가운 움직임에는 틀림없다.

    앞서 언급했지만
    , 그러나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예술인의 예술 활동에 대한 경제적 보상 내용을 사회보장체계에 편입시키는 일이다. 예술가의 재능기부, 혹은 공익성을 명분으로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자원봉사 형식의 소위 예술가를 이용해먹는 작태는 여전히 공공연하게 두드러진다.

    예술가의 저작권에 대한 응당한 권익보호는 차치하고서라도, 국공립을 제외한 문화예술 전문시설 또한 정당한 연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 업무의 특수성과 전문성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철저한 자본논리에 입각한 우리 사회구조의 경직성, 획일성에서 비롯된 현상이기도 하지만,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술인의 예술활동이 직업으로 인식되지 않는, 달리 말해 노동자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편견이 지배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일 터이다편견 없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에, 예술인 복지법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최근 들어 그 심각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 문예진흥기금 고갈 문제를 보더라도
    , 예술인 사회보장법의 틀은 지속 가능한 복지법, 실질적인 지원제도, 문화산업 인프라의 체계적 구축, 그리고 기존 문화산업구조의 개편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


    창조경제를 부르짖는 형국에 정작 기초예술의 지속 가능성은 등한시되고, 예술인의 최소한의 생존과 권익 또한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혹자는 예술인 복지법을 두고 죽음을 먹고 자란 법이라 칭한다. 예술이 취미의 범주가 아닌 직업으로 인식될 때, 실질적인 예술인 복지 또한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예술가의 죽음이 극명한 비극으로 다가오지 않길 바라며, 긍정적인 변화를 염원해본다.

    - 고영재. <전남매일 칼럼> 생생문화토크. 2015. 7. 27 

    이미지는 지난 1월 2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2015년 사업설명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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