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흠 회고전 '이제서야 비로소 나의 백안을 찾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남도립미술관 작성일23-01-15 14:35 조회1,289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 본문 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 지역의 작고작가를 발굴하고 연구해 그 발자취를 재조명하고 있다. <고화흠 초대전: 이제서야 비로소 나의 백안白岸을 찾아> 역시 이 같은 우리 미술관의 지속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다. 전남 구례 출신의 작가 고화흠(高和欽, 1923~1999)은 전주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의 녹음사화학교 회화과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약 1970년대 이후부터 그의 유화 대부분을 이루는 <백안> 시리즈는 은백색의 물결과 바다 표면에서 일렁이는 그림자에서 나온 서정적인 색채를 특징으로 한다. 전시의 부제목인 “이제서야 비로소 나의 백안白岸을 찾아”는 그가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서 정년을 마치고 200자 원고지에 손수 쓴 「백안기」에서 따온 것이다. 퇴임 이후 “…나는 한편으로는 섭섭하면서도 또 한끗 마음이 설레었다. 그 설레임은 아마도 이제야 비로소 나의 백안을 찾아, 그 진실을 찾아 홀가분하게 여행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었으리라…”라고 쓴 이 글에는 그의 작업 세계에 있어 백안이 얼마나 중요한 개념이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직역하면 하얀 언덕이라는 뜻의 백안은 사전에 원래 있는 단어가 아닌 고화흠이 창안한 것으로, 그가 머릿속에 그려온 이상향을 나타내는 것에 가깝다. 백안이 가시적인 상태가 아니라 언젠가 가봐야 할 그리움의 언덕, 허전한 마음 속에 묻어두고 다가올 진실을 기다리는 빈 자리라는 그의 표현에서 작업에 대한 그의 애정과 낭만이 묻어난다. 이처럼 고화흠은 작가로도 열정적이었지만,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그는 수채화를 통한 미술문화의 저변 확대에 힘썼는데, 본 전시에서는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은 그의 수채화 작품들을 다수 공개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섬유예술을 전공한 부인 김인숙 여사와도 예술적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동지였다. 실제로 김인숙의 자수 작품들 중에는 고화흠이 밑그림을 그린 것들이 다수 있으며, 이 전시에는 이 작품들도 함께 공개된다. 이 전시는 일반적으로 연대기 순으로 나열되던 작가 회고전의 틀에서 벗어나, 예술가이자 교육자, 그리고 부인의 예술적 조력자이자 동지로 살았던 인간 고화흠의 다양한 면모를 들여다보고자 했다. “내가 백안 속에서 내 삶의 조각들을 줍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 가슴 속에 백안이 유구하게 자리잡고 앉아 내 삶의 편린들을 거두고 있는 것인지..”라는 그의 말처럼, 고화흠 삶의 조각들을 하나 하나 꿰어 이루어진 이 전시가 관람객들에게도 비로소 그의 백안을 찾아볼 수 있는 자리이기를 바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수정 삭제 목록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