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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담의 구도 - 최선영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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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미테 작성일09-12-05 09:42 조회5,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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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영 개인전 _ 농담의 구도


    2009.12.5(sat)-20(sun)

    Art Space MITE (대인예술시장 내)

    오프닝 2009.12.5. 토요일 오후 6시



    무게를 잴 수 없는 촛불들이


    지난 한 철 도시 한 복판을 데웠다.


    함께 중학교에서 미술 강사를 하던 선생님은


    수업 며칠 전 전경에게 연행되었고


    학교에는 감기 몸살로 못 나오신다고


    내가 이야기해야 했다.


    학교 선생님은 “아 그렇군요” 하고 밥을 먹다


    몇 달 전 결혼한 나에게


    아기는 언제 낳느냐고 물으셨다.


    내가 별로 낳고 싶지 않다 했더니


    선생님은 그래도


    나라를 위해 낳으라고 하셨다.



                                                                                                                                -영상 <Memory> 中-




    25살 젊은 나이에 결혼한지 1년이 흘렀다. 당시 쉬쉬했던 나의 임신설은 이제 "아이는 안 낳냐"는 간섭의 서론으로 바뀌었다. "결혼은 안 하냐"라는 질문이 "결혼은 해야지"라는 충고로 끝나는 것과 같이 "아이는 안 낳냐"는 질문은 "아이는 낳아야지"라는 말로 금새 바뀐다. 나는 그래서, 안 낳을 거라는 진심 대신 지금은 계획이 없다는 대사를 친다.


    단순한 에피소드라 하기엔 나에게 무겁게만 멈춰서는 사건들이 삶의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무렇지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기가 차는 일들이 나를 지나쳐가거나 예의 없이 덮치기도 하지만 그건 나에게 견뎌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생각해야 할 사항들이다. 그리고 이따금, 그 순간들이 묘한 유머를 친다. 사건과 사건이 만나. 혹은 이미지와 이미지가 만나. 세상을 향해 바짝 긴장한 나를 한 순간 '풋'하고 웃게 만드는 그 상황이 고맙다고 해야 할지.


    강남 길 한복판, 지하철 공사장 펜스에 적힌 "더 좋은 세상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그 옆 건물의 "미네르바 성형외과" 간판을 만났을 때의 그 장면. 기가 막히는 현실의 문제가 기가 막히게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그 순간은, 많은 이들이 시선을 두지 않기 때문에 더욱 현실과 닮아있다. 서로 관계가 없는 구체적인 사건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그 곳에 편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곳곳에서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는 그 순간들이 눈에 띄는 것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 '그냥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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