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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외공원에서 문화적으로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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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8-07-05 16:26 조회5,4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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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서 공원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필요한 만큼의 햇빛과 그늘과 바람을 나누어주고, 놀이와 만남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주는 지난날의 시골집 마당 같은 곳이다. 물론, 마당이라는 사적 공간과는 다른 모두의 공공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마당과는 다르면서, 일부러 운동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서로 다른 풍경이기도 하다. 사실 요즘의 공원에 자연적인 요소들뿐 아니라 운동시설이나 문화시설, 휴식공간 같은 일종의 셋트로 구성하는 듯한 풍경이 일반적이긴 하다.


    새로 만들어지는 택지개발지구나 아파트단지 여기저기에 공동공간으로 비워두는 공원들도 많지만, 일반적인 생활공원과는 다른 문화도시 광주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 바로 중외공원이다. 국제 현대미술문화 현장인 비엔날레관, 예향 광주의 미술 거점인 시립미술관, 광주의 역사와 민속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시립민속박물관이 이 공원 안에 삼각 축을 이루고 있고, 걸어서 십여 분 거리에는 국립광주박물관과 광주문화예술회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파노라마 화면처럼 빙~ 둘러선 아파트들만큼이나 삶의 자그마한 틈도 쉽지 않은 도시인들에게 중외공원은 그나마 자연의 풍경을 사이에 두고 일상의 생활공간을 잠시 좀 떼어 놓고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야트막한 언덕배기 같은 야산과 소나무 숲과 철따라 매화와 개나리, 등나무 꽃들을 만날 수 있는 오솔길, 푸른 풀밭과 작은 연못과 논두렁길처럼 이리저리 구비 돌아 이어지는 산책로들이 우리의 도시 일상에서 자연과 문화와 육신의 휴식 공간을 함께 만들어 준다. 그런 중외공원의 문화적 특색을 한껏 높여주는 공간들이 있다. 5년여 전부터 광주의 명소로 자리를 다져 오고 있는 ‘카페 빈’과, 이제 막 문을 연 ‘강덕순 다과점’ 얘기다.

         

       
        


    늘 날 것 같은 생경함과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음과 낯선 것들에 대한 경계와 긴장이 팽팽하기도 한 광주비엔날레의 현장- 바로 그 비엔날레관 1층에 ‘카페 빈’이 있다. 광주의 대표적인 디자인 산업체라 할 ‘인스나인’에서 직영하는 문화공간인데, 보기에도 섬뜩한 가공할만한 무쇠덩어리 매향리 포탄으로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 기가 막힌 반전을 보여주는 임옥상 작가의 <차나 한잔 합시다>(2004광주비엔날레 출품작)가 묵직하게 분위기를 압도한다면, 그 옆에 짝을 지어 자전거 바퀴를 잇대고 비틀어 재치 만점의 찻상과 의자를 만든 디자이너 앤디 그랙의 <Ex-bicycle>(2007광주디자인비엔날레 출품작), 작은 수련 사이로 물결처럼 부드럽게 유영하는 금붕어들이 동영상 작품처럼 눈길을 끄는 어항테이블(2007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출품작)이 색다른 재미와 멋을 느끼게 한다.


    거기에 인스나인의 아담한 도자 테이블과 소파, 먹색 홍색의 그림들이 투명한 백자 접시와 컵 세트들, 도자액자 같은 아트상품들이 볼거리들을 만들어주고, 넓은 통유리 창밖으로 비엔날레 테마파크의 빨강 노랑 조형물들과 실시간 감상용 너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 차도 마시고 미술감상도 하고 우리 사는 세상살이도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런 분위기를 아는 분들은 가끔 여기서 특별한 모임을 갖기도 한다.



       

     


    이름부터가 정겨운 ‘강덕순 다과점’은 작년 가을 중외공원에 새로 문을 연 광주시립미술관의 1층 로비 안내실 뒤편에 공간을 내어 이제 막 개점을 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쁜 색깔과 모양으로 눈과 마음부터 사로잡는 떡 카페 ‘다담’(동명동)과 같은 주인이 평소의 소망을 담은 문화공간으로 특별히 꾸민 곳이다. 계산속을 따지는 주변 분들이 걱정할 정도로 엄청 투자를 해서 전통의 멋이 살아있으면서도 도회적 세련미와 품격을 지닌 공간으로 연출을 해 놓았다.

    이제 꽤 많이 알려진 강덕순 대표는 전통 음식들을 현대화시키는데 의지를 갖고 타고난 손맛과 손재주, 어려서부터 할머니로부터 자연스레 익히게 된 맛과 경험들을 살려 식품과학과 문화를 접목시켜 고품격의 생활문화 상품으로 개발해 가고 있다.

    여기서는 차와 함께 앙증맞은 이쁜 떡들을 골라먹을 수 있는데, 떡을 갖고도 이러저런 실타래 같은 얘기들이 한도 없이 풀어져 나올 수도 있다. 1층이지만 약간 높직하게 올라있어 통유리 바깥으로 공원의 숲과 저녁노을, 비오거나 흐린 날의 운치까지 여러 가지 특별한 분위기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벌써 입소문들이 많이 퍼져가고 있다. 먹기 좋게 작게 포장해서 골라먹는 재미를 즐기게도 하니 조용한 담소와 휴식이 필요한 분들은 딱일 것 같다.


    혹여.. 커피도 떡도 차도 싫고 그냥 시골집 대청이나 마당 평상에 앉아 파전에 동동주를 즐기는 게 훨씬 취향에 맞는 분들이라면 민속박물관 옆의 전통식당 ‘예향민속촌’을 찾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암튼 중외공원은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핵심적인 문화예술벨트이면서 골고루 여러 가지 것을 골라 즐길 수 있으니 필요한 분위기나 시시때때 기분에 따라 돌아가면서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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