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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춘정담; 광주롯데갤러리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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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4-03-18 17:50 조회3,8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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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우(畵友) 간의 정겨운 담화
    롯데갤러리 신춘기획 <신춘정담 新春情談>

    전시명칭 | 신춘정담 展
    전시기간 | 2014. 3. 20(목) ~ 4. 19(토)
    초대일시 | 2014. 3. 20(목) 오후 6시 30분
    참여작가 | 김화영, 박성완, 박태후, 백종휘, 오견규, 이혜리, 장용림, 최진우, 한희원 (총 9명)
    전시장소 | 롯데갤러리 광주점(광주은행 본점 1F)
    관람시간 | 10:30~19:30 / 전시 종료일 관람 시간은 오후 6시까지입니다.


    봄볕 그윽함에 시린 날 보내고
    '신춘정담 新春情談'展을 열며

    '춘하추동 春夏秋冬'

    으레 절기의 시작에는 봄을 앞세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기운 탓도 있겠지만, 봄날의 흥취는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기에 참으로 절묘한 힘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의 신년보다 새봄, 새 학기, 새내기로 어우러지는 봄은 여느 생명으로 하여금 언제나 반가운 절기일 터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상서로움만큼이나 본시 생의 아름다움을 투영하는 예술도 이 계절에는 복작거리는 모양이다.

    '신춘 新春'이라는 용어에서도 느껴지듯이 예술인들 또한 나름의 창작 환경을 바로 세우기 위해 다시금 노력하는 때이기도 하다.               

    기운생동의 봄을 알리는 경칩(驚蟄)을 앞둔 어느 날, 이제 갓 불혹을 맞이한 지인으로부터 받은 질문을 떠올려 본다. 그는 미술인들의 창작활동이 시대 안에서 가치 있는 흐름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 한다. 이러한 사유는 시절의 부박함에서도 기인한 것이지만, 생활을 위한 작업을 고려할 법한 그 이면에 창작의 가치와 역할까지 고민하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이내 먹먹함을 느꼈었다. 당연한 의문이기도, 또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시대를 먼저 경험한 이들은 어떠한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다양한 매체와 더불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라는 척박한 환경이 창작자들의 암중모색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세대간의 단절은 작가들을 더욱 좁은 위치에 서게 한다. 하나의 논리와 목적으로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어가기란 뜻 그대로 어려운 시절이며, 형식의 다채로움과 함께, 소위 '열린 가능성'이라는 매력적인 기치는 때로 사상누각(沙上樓閣)의 과오를 범하게 한다.

    금번에 롯데갤러리에서 봄맞이 기획으로 준비한 <신춘정담 新春情談> 展은 세대 간의 조우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윗 세대의 미술인이 청년세대의 작업세계를 추천하고 함께 조망하는 자리이다. 평소 인상 깊게 다가왔던 2인의 작가를 추천, 그들의 작품을 향유하고 서로의 작업관을 이야기하는 장이다.

    본 전시에는 오견규, 박태후, 한희원 화백이 그 추천을 담당해주었고, 장용림, 최진우, 이혜리, 김화영, 박성완, 백종휘 작가 등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회화와 설치, 공예 장르의 작품을 고루 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윗 세대 미술인과 유사한 작업 성향이 아닌 추천인 나름의 가치와 의미로 해석된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깊다.

    작가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윗 세대 작가들의 조언과 격려 속에는 공통적으로 창작자로서의 존립 여부, 다시 말해 작가로서의 생존 여부에 관한 우려가 주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새로울 것 없는 이러한 근심 안에서 '존립'이라는 단어의 속뜻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나아가 바로서기의 가능성에는 지속할 수 있는 작업세계의 힘과 더불어 현실적인 창작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로움까지 포함되었다. 함께 작품을 선보일 작가를 고려함에 있어, 화단에서 알려진 이름값이나 작품의 재화가치, 혹은 그 구축 가능성의 여부보다는 창작태도와 작업세계의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듯하다. 새시로 조명되기를, 열악한 환경에서 나태함을 걷어내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주기를 바라는 '선험자'의 간절함일지도 모르겠다.

    봄을 양춘(陽春)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볕의 기운이 왕성한 때이기도 하지만, 널찍한 응달에서도 싹 틔우는 소생의 생명력처럼, 지난한 창작의 길을 더불어 걸어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 롯데갤러리 광주점 큐레이터  고 영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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