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미술의 거점공간 전남도립미술관 개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121.♡.42.102) 작성일21-03-24 11:51 조회2,086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옛 광양역터에 문을 연 전남도립미술관 (미술관 제공사진) 남도미술의 거점공간 전남도립미술관 개관 전남도립미술관이 드디어 공식 개관했다. 지난해 가을 개관예정이던 계획이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져 3월 22일 오후 2시에 개관식을 갖고 봄기운 속에 문을 활짝 열었다. 2014년 10월에 전라남도가 건립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옛 광양역사 터로 건립 부지를 확정한 뒤 2018년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년여 만인 지난해 8월에 완공해서 반년을 더 준비한 끝에 개관을 하게 된 것이다.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늦은 출발인데다 방역지침에 따라 제한된 숫자만 손님을 초대하다보니 문화예술계나 도민들이 많이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지역미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 빛을 보게 되어 그 건실한 활착을 기원하며 축하하는 마음이다. 무엇보다 첫 문을 여는 만큼 미술관의 전문시설 구비나 개관전시로 보는 기획역량, 향후의 운영방향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도립미술관은 전통성·현대성·국제성을 추구하며 ‘예향 전남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미술관’이 되기 위해 ‘현대미술에 대해 깊은 이해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예술의 개방성, 다양성과 생명력을 보여준다는 방향성을 내걸고 있다. 또한 특화된 교육 및 아트 아카이브 구축으로 학술연구를 심화하고, 지역 미술 생태계에 활력을 더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히고 있다. 외관이 통유리로 마감된 긴 엇사각형의 미술관은 총 41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하1층, 지상3층 구조로 연면적이 11,580㎡ 규모이다. 뒷면을 제외하고는 삼면을 반사유리로 씌워 주변 풍광과 하나 되도록 하고, 군데군데 흰 점들 모양을 배치하여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을 상징하였다고 한다. 미술관의 핵심시설인 전시실은 지하에 모두 9개의 공간으로 연결되는 840평 규모로 층고를 높게 하여 탁 트인 공간감과 함께 대규모 설치작품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작품의 전시효과와 관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조명기구 또한 작품의 손상 방지와 색채를 충실히 비춰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선별해 설치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지역미술의 자산들을 모아 관리할 작품수장고는 3개실 430평으로 전시면적의 절반을 넘게 할애하여 최신식 항온·항습·보안 시스템을 갖췄다. 출입이 빈번한 1층은 로비와 어린이 체험·전시실, 카페테리아 등 주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은 다목적 멀티프로젝트홀과 참여형 교육공간 등을, 3층에는 사무실을 두었다. 미술관의 첫 인상과 관심도는 개관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의 개관 특별기획전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는 시각예술의 장이다. 이 전시를 통해 ‘전남도립미술관의 비전과 방향성을 보여주며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와 흐르는 물에 비치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발자국을 찍는 예술가들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고 공유하는 의미를 담고자 하였다’고 한다. 모두 3개 섹션으로 나뉘어 3개국 13명 작가 1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전시 1은 ‘의재와 남농 : 거장의 길’로 호남 근·현대 한국화단의 양대 거장인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의 작품들로 꾸몄다. 전시 2는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로 Baruch Gottlieb, SEO, 김선두, 김진란, 이이남, 장창익, 조병연, 허달재, 허진, 황인기 등 동·서양에서 독자적 예술세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10인의 회화와 다매체 작품들로 현대미술의 장을 마련하였다. 전시 3은 ‘로랑 그라소 : 미래가 된 역사’로 프랑스 화가 Laurent Grasso의 회화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개관전의 기획의도에 따라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가들을 초대한 전시 2에서는 이이남이 의재의 <산수팔곡병풍山水八曲屛風>, 조병연이 남농의 <삼송도(三松圖)>, 황인기가 의재의 <목단화운근(牧丹和雲根)>, 허달재가 의재의 <매화(梅花)>를 각자의 개성 있는 표현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전통으로부터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작가의 예로 전시 3에 독립 섹션으로 초대한 로랑 그라소는 ‘마르셸 뒤샹상’(2008)을 수상했던 작가이기도 한데, 이번 개관전 성격에 맞춰 조선 후기 18세기 신흥 주체문화 전성기를 한 세대 앞서 이끌었던 공재 윤두서의 <말탄 사람>과 독보적으로 진경산수화의 세계를 이룩한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총도>를 현대감각으로 재해석해낸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미술관 앞에는 광양시가 옛 광양역 물류창고 폐공간을 도시재생사업으로 개조한 ‘광양예술창고’가 함께 운영을 시작하였다. 폐산업시설로서 옛 모습은 말끔하 새모습으로 단장되었지만 천정의 목재 트러스트 구조물을 그대로 남겨 건물의 역사성을 보전하고 있다. 두 개 동으로 이어지는데 미디어A동은 광양의 관광명소 영상이 전이수작가와 지역 초등학생 그림들이 섞여 송출된다. 전시실에는 광양출신 사진작가인 이경모의 아카이브가 꾸며져 있는데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디지털파일로 변환된 그의 사진들을 넘겨 볼 수 있고 그가 사용하고 수집했던 여러 기종의 카메라들도 살펴볼 수 있다. 소교동B는 1층 문화쉼터와 다목적실에서 전시와 공연·이벤트, 교육 참여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2층에는 어린이다락방을 두어 동화책이나 어린이들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풍부한 지역미술의 역사와 자산에도 불구하고 도립미술관으로는 늦은 출발이고, 전남도 권역에서도 동남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에서 불편함 점도 있다. 하지만 초기의 의지와 운영경험들을 토대로 미비점들은 최대한 효과적으로 보완하면서 철길의 자취를 따라 ‘예향 남도’와 국내외 문화현장이 활발하게 교통하는 현대미술의 플랫폼으로 자리하길 바란다. 개관전으로 마련한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 외벽홍보 개관전시의 작품들 (장현우 사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