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하 회화세계와 '강하이즘' 재조명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220.♡.85.245) 작성일19-08-16 11:08 조회1,94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사)이강하기념사업회가 마련한 제1회 이강하학술세미나 (이강하미술관 사진) 이강하 회화세계와 ‘강하이즘’ 재조명 제1회 이강하학술세미나에서 다각적인 접근 남도문화의 대맥에 뿌리를 두고 민족미술과 독자적 회화세계 정립을 위해 혼신을 다했던 고 이강하 화가의 예술세계와 작품들을 재조명하는 담론마당이 펼쳐졌다. (사)이강하기념사업회가 마련한 ‘이강하학술세미나’로서, ‘남도의 맥, 이강하의 삶과 작품세계’라는 제목으로 8월 14일 오후 3시부터 5시 40분까지 양림동 이강하미술관에서 열렸다. 이 세미나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열어갈 예정인데, 첫 문을 여는 올해의 세미나는 정금희 전남대 예술대학 학장의 진행으로 오병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양초롱(담양해동문화예술촌 감독),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의 발제와 김희랑(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 김영순(광주문화재단 빛고을문화관 관장)의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민족 역사의 맥에 근본을 둔 화합과 인간에 대한 仁의 정신 ‘이강하의 삶과 예술’을 제목으로 내건 오병희 학예연구사는 이강하 회화에서 80년대 주된 주제인 “‘맥(脈)’은 삶과 죽음, 현실과 이상세계를 보여주며, 두 세상의 경계를 나눈 것 발”이라고 보고 현실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세계는 분리가 아닌, 다른 세계 간의 관계가 아닌 인연으로 연결된다 하였다. 특히 ‘맥’ 연작에 등장하는 전통탈춤은 전통과 민중의 마음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무리문화의 자존을 지키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이어 90년대 ‘천지인을 담은 작품들에서도 인간의 태초의 모습을 나부로 나타내고 자연을 현실이 아닌 본질과 완전함이 존재하는 이상향으로 나타냈다며, 서 있는 나부는 인간, 누워있는 나부는 대지, 공중에 누운 모습의 나부는 하늘을 상징해서 대지-인간-하늘을 잇는 단청길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보았다. 또한 “길은 어머니이고, 어머니는 땅이자 생명력의 표상으로 원초적인 고향이다. 산은 아버지이고 그것은 건강성이고 뿌리이며 역사이다.”는 이강하의 작가노트를 작품에 대입하여 해석하였다. 5·18 시민군참여와 작품세계와의 관계에서도 “정부의 정책에 비판과 투쟁, 그리고 부정적 시각만이 젊은이의 용기만은 아니다. 민족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진실로 정의로운 삶만이 선구자의 길이다.”라는 작가노트를 소개하였다. 5·18 현장에 직접 참여하고 구속되어 고초를 겪고도 지명수배자로 은둔생활까지 했으면서도 미술의 사회참여와 저항운동의 구심점으로 결성된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약칭 광미공)이나 다른 민중미술집단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이 민중의 개념으로 별도의 활동을 펼쳤던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오병희는 “천지인을 상징하는 하늘과 남도의 산하,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민중을 표현해 민족 기조에 흐르는 인간본위의 정신세계를 나타냈고, 천지인을 연결하는 끈은 민족의 역사의 맥에 근본을 둔 화합이며 인간에 대한 인(仁), 즉 사랑이다.”고 결론을 맺었다. 자연주의 묘사와 비현실 요소들의 재배치를 통한 변증법적 리얼리즘 ‘이강하 예술의 조형적 특성에 관한 소고’를 발제한 양초롱은 이강하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지역성과 리얼리즘의 배경부터 언급했다. 특히 영산강 주제에 등장하는 여인들을 주목하며 “대상에 대한 연민과 감성을 통해 대상의 내면을 포착하고자 하였으며, 정직한 땅의 기운, 대지의 모성, 어머니의 숭고함과 웅대함을 묘사하였다.”고 보았다. 또한 “그의 리얼리즘은 현실을 반영하는 회화적 양, 그의 회화적 요소들이 현실과 관계를 맺으면서 지니는 인식적 가치, 혹은 정신적 측면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샤머니즘 요소와 결합된 환상적 리얼리즘에서 “그의 환상적 요소는 사회적 맥락 안에서 생산되고 사회적 맥락에 의해 결정된다. 그의 상징적 요소들은 현대세계 속에서 그 고유성을 찾는 하나의 영원한 형식이 된다. 환상성·상징성을 미학의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인물과 지연환경의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이강하가 놓은 ‘장치’들은 실제(현실)와 환상(은유, 상징)의 관계를 설정한다.”는 것이다. 이어 “비가시적인 근원을 가시화하기 위해 자연의 상징적인 요소들로 초월과 이상적인 염원을 상징적으로 배치한다. 사실적인 대상을 통해 비실제적인 상황을 구축하는 이강하의 그림은 강(영산)과 산(무등)이 일체이며, 시작이자 근원이며,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는 영혼의 안식처이다. 이는 곧 천상의 길, 구원의 꽃길로 연결되는 원형의 형태로 맺음 지어지거나 순환한다.”며 “세밀하고 정확한 표현으로서 자연주의적 묘사, 비현실적인 요소들의 재배치를 통한 은유와 상징의 구현, 이상화 실현이라는 변증법적 리얼리즘을 완성한다.”고 마무리하였다. 민족문화 형식의 이상화를 통한 '강하이즘'의 전형 세우기 이강하 회화세계와 현대미술의 관계에 대한 발제를 요청받은 조인호는 “나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우리의 색채, 선, 형태를 나의 방법과 나 나름의 해석으로 재창출해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내 민족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고 거기에 흐르는 ‘맥’은 무엇인지 살펴 외래문화와의 비판적 접맥은 우리의 성숙한 전통문화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작가노트를 먼저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이강하 회화의 특징은 “민족 전통문화 소재들을 취하여 사실주의의 재현성과 초현실주의의 상징성 또는 신비감을 결합시켜 이상화된 회화세계로 구축시켜낸 것”이라며, 그에게 화폭은 “전통과 ‘맥’에 관한 작가로서의 의식과 개념을 펼쳐내는 정신세계의 공간으로 구조화한 것이다.”고 보았다. 또한 대학가 탈춤반 등을 중심으로 전통문화 복원 계발활동들이 달아오르던 70년대 말부터 시작한 ‘맥’ 연작과 80년대 ‘남맥회’ 창립 등의 민족문화와 정체성을 되살려내는 작업으로 현실주의 참여미술 쪽 민중미술 운동과는 다른 독자노선을 걸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80년대 후반부터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천·지·인’ 주제는 토착정서에 기반한 사실주의 태도가 점차 이상화된 숭고미로 이행해 가고, 민족 주체미술의 동시대화를 추구하는 자신의 생각과 작품들을 ‘강하이즘’이라 표현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80년대 말 이후 추구하는 독자적 회화세계를 하나의 ‘이즘’이라 스스로 칭할 만큼 자기작업에 대한 의식과 집념이 강했다는 반증으로 보았다. 가장 왕성한 활동기였던 90년대에 무등산을 천지인이 조화된 이상세계로 표현한 작품들과 DMZ 시리즈에서 확연히 나타나는 자기정립의 예들이라고 짚었다. 즉, 초기의 일상소재로부터의 리얼리티에서 점차 이상화된 숭고미로 이행해 갔다는 것이다. 절제된 감정이입과 엄격한 필촉관리로 비단길과 누드와 무등산을 결합한 이상향의 표현들도 그렇고, 분단 생채기의 현장인 DMZ 연작에서도 기하학적 요소들이 도입된 화면구성, 균형과 질서와조화의 추구로 사실적이면서도 이상화된 시각적 긴장미와 숭고미로 이강하 회화의 전형, 즉 자신만의 고전을 세우고자 하였다고 평하였다. -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사)이강하기념가업회가 마련한 제1회 이강하학술세미나 (이강하미술관 사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