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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성 화백의 ‘천수천안관음보살도’ 무각사 수안당 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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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61.♡.217.87) 작성일19-04-01 12:41 조회3,0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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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성 화백의 천수천안관음보살도무각사 수안당 봉안

     

    우주 자연법계의 가족을 테마로 예술세계를 펼쳐 온 황영성 화백의 <천수천안관음보살도> 점안식이 3301130분에 광주 여의산 무각사에서 있었다. 상무지구 무각사 맨 안쪽에 신축 중인 대법당 1층의 수안당에 주존으로 모셔진 것이다. 전통불화의 형식과 도상을 기본으로 삼되 황화백 특유의 회화세계로 재해석해낸 현대불교미술이다.

    이 관음보살도는 황화백이 지난 해 5월에 히말라야미술관 초청으로 중국에 갔을 때 20여명의 일행들과 함께 실크로드 돈황 막고굴을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크고 작은 수많은 옛 벽화들 가운데 천수천안관음보살도를 보는 순간 묘한 기운과 함께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꼈었다 한다. 그래서 돌아온 뒤 습작 드로잉이나 예비 작업 없이 바로 150호 캔버스에 당신 스타일의 유화로 그리기 시작해서 100일 기도를 올리는 마음으로 정성껏 작업에 정진하게 됐다.

    불화작업이 진행되는 중 소식을 들은 무각사 주지 청학스님이 화실을 찾아와 친견하고는 무각사에 꼭 모시고 싶다는 뜻을 표했고, 최근 3월 중순까지 그림을 마무리를 해서 공식적이 불화로서 점안법회를 갖게 된 것이다. 아직 불사가 진행 중인 신법당이라 당호도 붙여지지 않은 상태의 공간에 모셔지게 된 것인데, 불단 뒤 빈 벽의 넓이와 불화의 크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본래 인연처가 따로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황화백이 제작한 <천수천안관음보살도>는 불보살의 위신력을 나타내는 듯 맑고 밝은 노란색을 주조색으로 황금빛 보다 더 환하게 법당에 빛을 발하고 있다. 화폭의 중앙에는 두 손 모아 선정인과 합장인을 한 백의의 천수천안관음보살이 서 있고, 광배에는 십일면 화불이, 위로 들어 올린 두 손에는 비로사나불좌상이 떠 받쳐져 있다. 관음보살의 등 뒤는 천개의 손과 눈이 광배를 이루며 둥글게 펼쳐져 사바세계 온갖 희노애락과 소망과 발원들을 살피고 있고, 상단에는 비천이 짝을 이루어 날고 있다. 또한 하단은 관음보살의 발 양쪽으로 화제를 나누어 왼쪽에는 무각사와 청학스님과 신도들과 코끼리가, 오른쪽에는 황화백과 가족과 돈황답사 일행들과 사자상이 그려져 있다.

    관음보살입상의 기본자세와 허리 아래로 늘어뜨려진 영락장식, 양 옆으로 가볍게 살랑이는 백의자락, 위쪽 비천의 배치 등은 전통 불화양식을 참고하면서도, 그 도상을 재해석하거나 특히 하단에 감로탱화처럼 현재의 황화백과 관련된 인연들을 그려 넣은 것은 독자적인 방식이라 하겠다.

    점안식은 주지 청학스님 집전으로 무각사의 사부대중들과 황화백의 가족, 지인들, 미술대학 제자들까지 200여명이 법당 밖까지 가득 채워 진행됐다. 신묘장구대라니경 염불 등에 이어 관음보살도를 가리고 있던 흰 천이 벗겨지는 순간 밝은 기운이 가득 뿜어져 나와 참석자들에게서 자연스레 조용한 찬탄들이 흘러나왔다. 이어 사찰에서 진행하는 공식 점안식이 진행되고 참석자들이 모두 이어 잡고 있던 천수천안관음보살로부터 이어진 오색실끈들을 나누어 가지면서 의식이 끝났다.

    주지 청학스님은 어제까지는 황화백 화실의 작품이었지만 오늘부터는 정식으로 예불의 대상으로서 천수천안관음보살이시니 언제든 기도예불을 올리고 싶으면 관음보살전을 찾으시라고 불화로서 봉안을 공식 천명했다.

    황영성 화백은 어린 시절 한국전쟁 때 헤어진 부모님이 아직도 어디 묻혀 계신지를 알 수 없어 늘 마음이 안 좋아 무각사 지장전에 위패라도 모셨었고, 돈황 답사 후 그린 이 보살도를 무각사에 모실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였다. 특히 이 천수천안관음보살도를 그리면서 100일 기도의 정성으로 무각사의 신법당 건립불사가 원만성취 되고, 개인사적으로나 동시대인들에게 생채기가 된 한국전쟁과 5·18광주민중항쟁의 아픔과 상처가 관음보살님의 가피로 어루만져져 치유되기를 바라는 발원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전의 <반야바라밀다심경> 작업도 그렇고 세상만물 생명공동체를 하나의 공존하는 가족개념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었던 것이 이번 관음보살도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이로써 무각사 신법당에는 강당과도 같은 설법전 무대벽을 채운 우주가족도 형식의 <반야바라밀다심경도> 대작과 더불어 맞은편 수안당에 모셔진 <천수천안관음보살도>가 사찰의 예불상이면서 또한 진귀한 현대불교미술로 인연처를 찾아 자리하게 됐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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