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The Father’ 무대의 김상연작 <검은 심장-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218.♡.246.249) 작성일25-11-17 18:24 조회11회 댓글0건 관련링크 다음글 목록 본문 이당금 연출 'The Father' 한 장면과 김상연의 <검은 심장-存>, 김상연 사진 연극 ‘The Father’ 무대의 김상연작 <검은 심장-存> 2025.11.12~18, 씨어터연바람 무대 위에는 커다랗고 깊고 오래된 검은 소파가 있다. 그것은 단순한 무대 오브제가 아니라, 기억의 심장이다. 김상연 작가의 회화 속에서 검은 실들이 얽혀 만들어낸 거대한 의자는, 마치 수많은 인간의 세월이 스며든 생의 흔적처럼 보인다. 살아낸, 존재해온 시간으로 그려진 그 표면은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면서도 지워내는,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지점의 이미지다. 연극 <더 파더> 속 앙드레가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는 기억의 소멸이며, 동시에 존재의 해체이다. 그의 의식 속에서 공간과 시간, 사람과 사물은 뒤섞이고 무너진다. 그렇게 무대에 김상연의 검은 소파 대형그림이 무대에 마치 앙드레처럼 배치된다. 알츠하이머라는 기억의 부재, 존재의 해체에도 여전히 한 인간의 생애에 대한 존재임을 증명이라고 하듯이. 존재 / 부재 / 기억 / 검은 심장 / 시간의 질감 / 죽음을 통과한 이미지 / 사라지는 생의 형상.... 2023년 공장미술제에 설치된 대형 소파 그림을 보면서 압도당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올해 레파토리 공연으로 더 파더를 다시 읽었을 때 김상연 작가의 쇼파 이미지가 떠올랐다. 깊고 웅숭한 곳에 파묻힌 앙드레의 모습, 커다란 소파의 부피와 질감만큼이나 낡고 헤지고 기울어지고 너덜거리고 사위어가는 앙드레의 기억은 찬란한 인생의 어디쯤일까? '작가님, 이번 공연에 작가님 그림을 협업하고 싶어요.' 다시 찾아간 작업실은 이미 가을 햇살이 영글어가고 있었다. 올초 덕유산 설천봉에 화재가 발생해서 다 타버렸는데 설천봉 건물 나무 숯검댕이 잔해가 작업실 입구에서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 자체로 퍼포먼스며 설치전시다! '이걸 다 옮기다니 미쳤군요!' 흐흐흐흐...그렇죠 뭐! 늘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유하는 김상연 작가의 성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몇 시간 동안 작품얘기, 작업 얘기를 했다. 연극무대는 전시장이고 그림들은 서사의 내면으로 표현될 것이다. - 이당금(The Father 연출, 안느 역) The Father- 나이가 들수록 인간은 참으로 변화무쌍하고 감정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깊이 느끼게 된다. ‘더 파더’의 무대는 바로 그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소멸의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어떤 이는 이성의 감각을 놓친 채 몸과 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고, 또 어떤 이는 끝까지 인간의 존엄을 붙잡으며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정리한다. 둘 모두 같은 결말을 향해 가지만, 남겨진 자들에게 전하는 울림은 전혀 다르다. 하나는 미련으로, 하나는 아름다운 작별로 남는다. 푸른연극마을에서 본 ‘더 파더’는 이런 인간의 양가적인 삶의 결을 무대 위로 조용히 끌어올렸다. 공연이 끝난 뒤 한참 동안이나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마음속에 길게 맴도는 여운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함께 준비했던 무대미술 디자인 또한 그 순간들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삶과 기억, 존엄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며, 광주라는 도시가 예술을 통해 더 멋진 곳으로 나아가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레 스며 있었다. 이 연극을 보며 나는 각자의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존재의 의미, 노년의 시간, 관계의 본질 등을 차분히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이 ‘더 파더’를 직접 마주해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삶의 어느 지점에서든, 이 무대는 분명 잊지 못할 질문 하나를 가슴에 남겨줄 것이다. - 김상연 (작가) 연극 'The Father' 포스터 연극 'The Father' 무대에 올려진 김상연의 작품들과 출연진, 이당금 사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