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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조각가 조제현의 자취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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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0.♡.209.115) 작성일15-05-20 19:55 조회7,3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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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조각가 조제현의 자취를 찾아서

    정인서씨 [소나무] 봄호에서 잠적원인 추적

     

    호남 조각계가 아직 토대를 잡기 전 단계인 1960년대에 광주에서 조각가이자 교육자로서 활동하다 미궁 속으로 사라진 조제현(曺濟鉉)에 관한 글이 발표되었다. [시민의 소리] 편집국장이자 광주광역시 남구문화원장인 정인서씨가 [소나무] 봄호(광주예술인회 발행)살아 숨쉬는 근대미술관코너에 소개한 글이다. ‘조제현, 어느 날 갑자기 광주를 떠났다라는 제목의 짧은 논고이다.

    물론, 이전에 그에 관한 자료조사와 단편적인 소개 글은 있었지만, 이번 글에서는 광주에서 활동자료들을 더 찾으면서 사라질 무렵 도대체 왜 그렇게 갑자기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는지에 관한 영향요소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조제현 연구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조제현은 1929년 담양출생으로 50년대 말부터 1961년 사이에 홍익대학교를 조소과를 졸업하였다. 196112월에 광주 미국공보원에서 석고상 30여점으로 지역 첫 조각개인전을 가졌고, 63년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강의를 시작해서 65년 전임강사, 67년 조교수가 되어 초기 조각계 후진들을 지도하였다. 그사이 1965년 제1[전남도전]에서 수석특선, 2회 여성나부 좌상으로 최고상, 이후에도 계속 수석특선, 특선을 거듭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국전]에서도 1968년과 69, 71년에 3번 입선하기도 했다.

    워낙에 조각가가 귀하던 시절에 관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등 활동이 기대되던 상황에서 1972년 돌연 그는 조선대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잠적하고 말았다. 이후 그해 연말까지 광주에 머물렀다는 말도 있지만 언제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였다. 현대미술의 실험적 시도들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기이지만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인체를 소재로 특별한 변형이나 왜곡 없이 사실적인 묘사의 구상조각이다.

    정인서씨는 그의 실종원인을 제자 양두환의 [국전] 연속 문공부장관상 수상에 비해 정작 교수인 자신은 입선이거나 낙선하고 있는데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크지 않았나를 추정한다. 사실 두 사람의 당시 작품을 보면 같은 인체라도 작품의 주제설정과 구성형식, 크기, 재료에서 작가끼리 느끼는 상대적 자격지심이 없지 않았을 것 같다. 그의 갑작스런 잠적의 원인을 빚더미 속 경제적 어려움과 이 같은 작품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짐작들을 해 왔었는데, 이번 [소나무] 글에서는 제자 양두환과의 관계 속에서 작가로서 심리적 요인에 훨씬 비중을 두고 있다.

    그가 경제적 어려움이나 작가로서 상실감 때문에 현실 뒤편으로 사라졌다 하더라도, 이 지역 조각계 기반형성 과정이나 초기 조각가 양성단계에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은 분명하다. ‘사라진 조각가 조제현에 대한 지인과 후학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지역 조각사의 자료발굴을 위해 주변인들의 기억을 묻고, 홍익대학교 자료를 뒤지고 수고했을 필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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