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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오년 광주로부터 창조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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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0.♡.209.115) 작성일14-01-02 11:22 조회8,9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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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를 불태우고 창조적 에너지로 새롭게 도약할 때다. 백종휘 작 <천리마>(2013)

     

    갑오년 광주로부터 창조적 혁신

    자기 터전 불태우기
    혁신 선도처 광주비엔날레
    시민사회와 함께 문화변혁


      2014년의 여명이 막 터 올랐다. 갑오년 청말띠 해다. 말의 활달한 기상과 역동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라의 근대기를 열었던 갑오개혁과 동학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 때문에도 갑오년은 변혁, 혁신의 기운이 창창한 느낌이다. 세상을 냉각시키는 강추위와 미세먼지처럼 혼미하고 뒤숭숭하던 연말의 어둠을 떨치고 새해 새 기운이 세상 곳곳에 충만하길 바라는 소망들이다. 빛고을 광주도 희망찬 각오와 의지들로 행복 바이러스를 돋우고, 무등의 정신으로 두루 널리 만사형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새해 더 나은 날들을 발원하며 새로운 꿈을 꾸는 것 자체가 희망을 품는 긴장감 섞인 설레임이 아닐까 싶다. 

      문화현장도 2014년 광주 문화현장에는 굵직한 일들이 예고되어 있다. 10여년에 걸쳐 진행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준공, 동아시아문화도시 행사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나주 혁신도시 이전,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와 제10회 광주비엔날레 등 굵직한 국제행사들을 앞두고 연초부터 새 기운이 충만하다. 육십갑자 또는 몇 주년이라는 편년 의미가 아니더라도 광주가 국제 문화도시로 실질적인 도약의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비엔날레는 그 동안 진행과정에서 광주 문화현장의 가장 뜨거운 이슈와 파급력을 보여 왔던 터라 개관과 20주년이라는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10월 준공에 따른 개관 프로그램과 5개원의 콘텐츠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연말에 발표된 몇 예들을 포함해 1~2월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다듬어지고 이후 협의 보완과 공론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오카, 타이페이, 상하이 등 아시아 여러 도시들이 진즉부터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문화명소로 내세울만한 독특하고도 엄청난 규모의 시설 공간들을 속속 개설 또는 재단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당은 객관적 흡입력과 경쟁력을 갖고 그 이름처럼 ‘아시아 문화허브’로서 기능과 역할을 확실하게 구축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와 염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실험과 혁신의 아이콘이다. 매회 창조적 실험정신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펼쳐 온지 20주년, 제 10회가 되는 뜻 깊은 시점을 맞아 더욱 과감한 문화혁신의 장을 준비 중이다. 20주년 기념행사는 ‘달콤한 이슬, 1980 그 이후‘ 주제 아래 광주는 물론 현대 인간사회가 겪은 온갖 고통과 고난을 예술적 감로로 치유 극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3월부터 11월까지 70여명의 국내외 석학ㆍ전문 활동가들이 광주 곳곳에서 시민들과 정치, 미디어, 환경, 미학 등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로 인문 사회학적 담론을 나누는 강연프로그램과, 광주 변혁의 전기가 됐던 80년이라는 기점을 되새시며 오월길을 따라 역사와 현재를 재조명하는 거리퍼포먼스, 비엔날레 본 행사보다 한 달여 앞서 8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100일 동안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될 특별기획전 등으로 ’광주정신‘을 세계 속에 재천명해낼 예정이다.    

     제10회 광주비엔날레(2014.9.5~11.9)는 주제부터가 ‘터전을 불태우라’이다. 행사 내용도 새로운 출발을 전제로 한 창조적 파괴와 혁신의 이미지,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대거 포함되고, 시각예술 작품만이 아닌 퍼포먼스와 이벤트까지 행위적인 요소와 소리, 율동들이 곁들여져 변혁의 기운이 넘치는 복합문화 현장을 꾸며내려 한다. 현대사에서 극적인 역사변혁을 이끌었거나 이와 관련된 사건과 움직임들을 반추하면서 훨씬 더 다양한 채널로 동시진행되는 급변하는 문화변동의 좌표를 확실하게 재설정해보려는 취지다. 단, 새로운 미래로 도약을 위해서는 이제껏 구축해 온 지금의 집을 과감히 불태우고 떨쳐 일어날 수 있는 각오와 의지를 주문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광주폴리 3단계 작업도 새롭게 착수된다. 국제 문화도시로서 지역의 주요 역사ㆍ문화적 공간과 장소들을 재조명하고, 이를 광주 현대사의 문화재로 키워나감으로써 시민사회의 자긍심과 문화경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이후 20여개에 이르는 1ㆍ2단계 조성물에 새로 3차 사업을 더하는 만큼 효과는 훨씬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초기 경험도 실효성을 높이는 귀중한 내부자산이다. 서로 다른 배경의 세계적 건축 거장들과 시민사회가 공동의 가치를 설정하고 함께 광주의 문화명품을 만들어 가면서 외부의 전문성과 현지의 실재적 기반들이 결합된다면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혁신은 좀처럼 쉽지 않다. 관행과 습성은 모험이나 시도보다 훨씬 깊숙이 이미 박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처럼 여러 의미 있는 문화프로젝트들이 올 해 모여지는 만큼 6월 지방선거나 외적 요소들에 기운 팔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광주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전남일보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게재글 (2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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