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현대미술의 돌파구 - 리차드 바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210.♡.209.115) 작성일12-12-31 16:12 조회9,42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아시아 현대미술의 돌파구' - 아트인아메리카 수석편집장 리차드 바인 초청특강 아시아 너머 국제적으로 통하는 소통언어와 심미적 형식이나 비평적 태도, 또는 오락적 대중주의 필요.. 광주시립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 기획한 [아트인아메리카 Art in America] 수석편집장 리차드 바인(Richard Vine) 초청 특강이 12월 28일(금)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광주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대동문화재단과 광주국제문화교류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에서 바인이 그동안 아시아권 미술계를 접하면서 가져 온 생각들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미술비평가인 리차드 바인의 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리즘과 문화적 벽 넘기 “오늘날 흔히 ‘국제적’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세계 각지로부터 온 요소들로 대등하게 이루어진 하나의 공유된 문화처럼 들린다. 그러나 실용적인 의미에서는 이는 현실과 다르다. ‘글로벌리즘’은 사실 서구의 문화가 그 영향을 해외로 퍼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두 세기 동안에 모든 곳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버리고 적어도 모더니즘이라는 외관이라도 갖추려 해왔다. 서양인들은 모든 외국미술을 특정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모더니즘의 특정역사에 의해 형성된 시각이다. 포스트모더니즘적 다원주의에서는 모든 미술적 형태들과 스타일들이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비평적 관심, 지적 유효성과 시장의 반응 앞에서 대등하다. 동양의 작가들은 이중적인 난관에 다다라 있다. 자신들의 고국 안에서 먼저 유명세를 얻은 이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벽을 넘어서야 할 뿐 아니라 외국의 시각적 언어로 해야만 한다. 즉 서양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바로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어느 정도 눈에 익어 보이는 작업을 해야 하며, 동시에 작업이 색달라야 한다. 곧 신선하고 흥미로울 수 있도록 충분히 동양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동양의 미술품을 아시아 너머로까지 성공적으로 만드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첫째로, 소위 서양 진출의 ‘대박’을 터뜨린 작품들 중에는 민속풍이거나 적나라하게 민족주의적이거나 감성적인 것들이 없다. 미술비평계가 이미 오래전부터 단순히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사랑스럽기만한 작업들에서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들은 이제 허위의식의 산물, 불평등한 사회 질서에 대한 가림 정도로 여겨진다. 동시에 진정한 진정성, 즉 종교적인 충동 또한 배제되었다. 국제미술계는 진정한 신앙은 있을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미술계에서는 은유로서만 존재하는 모호하고 일반적이며 희석된 영적 믿음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성공하는 작업들은 서양현대미술의 세가지 관심사들을 다루는 것이다. 1) 내용과 상관없이 심미적 즐거움을 돋우는 형식주의, 2) 인간의 행동에 합당한 상, 벌로 규정되는 정의를 울부짖는 사회적 비평, 3) 오락이 일상생활의 무게를 감당할 유효하고 필요한 방법임을 가정하는 대중문화이다. 동양에서 온 작가라면 누구라도 국제 시스템 속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싶으면 7할은 서구적이고 3할만 동양적이어야 한다. 이것이 옳거나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일 뿐이다. 언젠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인구와 경제적 부가 증가하고 았는 아시아가 그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아시아 너머에서 통하는 작가들 바인은 강의 중 이 같은 예로서 몇 작가들을 소개하였다. 먼저, 일본의 경우 아동화 같은 주제로 제2차 대전의 패배와 모욕감을 단순성과 유아적인 것으로 대체하려한 망가들과, 초기에는 귀엽고 섹시한 여성소재를 다루다 최근에는 전통에 바탕을 두고 영성을 담아내는데 관심을 쏟고 있는 Mariko Mori, 역시 웃음과 유아적인 작품의 바탕에 냉소적 풍자와 함께 유명 브랜드 로고들을 차용하는 작업으로 영성보다는 상업주의에 접속한 Takashi Murakami 등을 보여주었다. 중국은 마오시대의 선전화와 코카콜라 상표를 통해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 상징을 결합시킨 Wang Gungyi, 이주노동자촌에 머물며 한여름 공중화장실에 알몸에 생선기름을 바르고 앉아 파리 떼들이 달라붙게 하는 퍼포먼스로 사회현실을 비판적으로 풍자한 Zhang Huan, 수백년 중국 문인전통을 주된 소재로 삼아 자신이 만든 4천자의 읽을 수 없는 글자들로 설치 연작을 한 Xu Bihg, 한왕조의 골동품 채도를 떨어트려 깨트리는 사진을 통해 과거의 무게를 떨쳐버린다는 의미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혁명 때 마오가 홍위병들을 통해 많은 문화재들을 파괴했던 사실을 비판적으로 풍자한 Ai weiwei, 구겐하임 미술관 로비에 9대의 자동차를 매달아 불꽃놀이 이미지와 함께 설치한 Cai Guo-Qiang 등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눠먹는 퍼포먼스로 예술의 특별함과 천재성보다는 사람들과 교유를 중시하는 타이페이의 Rirkrit Tiravanija, 항공모함에 착륙공간이 없어 공중에 머물다 연료가 바닥나면 바다로 떨어지는 헬기들을 통해 미국의 베트남 철군을 풍자한 베트남의 Dinhle 등을 소개하였다. 한편 한국의 경우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럽으로 옮겨가며 비디오, 퍼포먼스 등을 통해 새로운 영역과 새로운 세계로 뚫고 나가는 시도를 계속했던 백남준, 서양인들에게는 미니멀리즘으로 보여지나 작가 본인은 동양의 전통과 철학을 표현했다 주장하는 이우환, 단색조 회화로 서구 미니멀리즘과 관계를 맺고 있는 박서보, 한국 전통 보따리들로 돌아다니며 세계를 통합하고 있는 김수자, 동양인들이 즐기는 노래방기기와 매력적인 형상들을 접속시킨 이불,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무더기 속 군인들을 숨겨 표현한 이용백, 블라인드 설치로 미니멀한 작업과 연결되고 있는 양혜규 등이 예로 보여졌다. 누구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이어진 질문에서 아시아 작가들과 반대로 서양작가들에게 필요한 7할과 3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미술은 소통의 방법인데, 나의 관객은 누구인가, 누구와 소통할 것인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하며, 지역뿐 아니라 국제적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였다. 특히 언어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냉정한 현실에서는 국제적 언어(영어)와 시각적 언어(작품)이 있다고 답하였다. 또 미국의 정치적 힘이 벽이 되어 넘기 힘든 현실을 얘기하자 작가에 따라 답은 다르며, 무엇보다 정신적 적응이 필요하고, 합리적이거나 규정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특정학교에서 수업하고 유명작가의 조수생활을 거치는 것이 무난한 성공코스가 되기도 한다고 예를 들었다. 좋은 연주를 위해 많이 듣는 것처럼 좋은 작품을 많이 보는 것이 필요하고, 본인 성격에 맞는 작업으로 스스로 만족스러운 작업을 할 수도 있다 하였다. 새로운 미디어아트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지, 재미있는 작업으로 미국문화와 충돌이 없는 작업이 먹힌다는 얘기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디지털 기술은 계속 발전되고 있고, 본인도 디지털 걸작을 기다리고 있으며, 미디어아트는 회화나 조각에 비하면 작품의 운반문제나 국제적 감각에도 무난하여 세계화 가능성이 더 높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바인이 전하는, 서구 중심무대를 향한 아시아권 작가들의 성공비결?이 합리적이거나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세계 현대미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력 미술지의 편집장의 생각을 통해 현재 서구중심의 세계미술무대에서 아시아권 작가들이 출세?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그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전문가’의 시각을 참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리차드 바인의 서구중심적 시각이 형성되어 온 지난 시기와 최근의 정치ㆍ경제ㆍ문화 활동이나 움직임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최근 다양한 색깔과 언어들로 활동범위를 적극 넓혀가는 이 지역의 신예, 젊은 작가들에게 상대적인 관점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강의였다. 바인은 [아트인아메리카]에만 25년을 근무하면서 아시아 현대미술에 관한 많은 글을 기고해 왔고, ’76년부터 중국미술에 관한 자료조사를 통해 집필한『New China, New Art』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