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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의 새 실마리를 찾는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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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119.♡.105.109) 작성일09-09-22 16:36 조회13,1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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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막했다. ‘The Clue_더할 나위 없는’이라는 주제 아래 9월 18일부터 11월 4일까지 48일 동안 주제전, 프로젝트전, 특별프로젝트 등의 구성으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양림동 일원에서 진행된다.


    더할 나위 없는 디자인을 위한 실마리 찾기

    이번 세 번째 디자인비엔날레 행사를 총괄기획한 은병수 총감독(은카운슬 대표 컨설턴트)은 몇 가지 큰 틀에서의 기획의도와 지향점을 담아내고 있다. 먼저, 서구 유명 브랜드나 서구적 감각의 디자인을 주류로 삼아 한국의 고유한 문화원형으로부터 세계 디자인의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한다는 것과, 디자인을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 이상으로 예술과의 접속 또는 접목을 통해 보다 풍부한 디자인적 발상과 소재선택ㆍ표현형식의 확장ㆍ관념적 미감의 탈피 등을 꾀하고 있고, 재생ㆍ재활ㆍ재활용ㆍ생태디자인의 개념으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으며, 특히, 단순한 전시나 학술적 접근 이상으로 산업현장과 직간접적인 연계를 넓히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다른 색깔들로 흥미를 불어넣은 개막 전 행사들

    9월 17일, 오전 10시부터 프레 오픈, 오후 2시의 프레스 오픈으로 행사는 시작되었다. 특히 프레스 오픈에는 프랑스 Intra Murosㆍ이탈리아 Design Boomㆍ중국 Art & Designㆍ일본 Axis, 한국의 디자인넷ㆍ월간 디자인과 주요 일간지 등을 비롯한 국내외 100여 개사 130여명의 기자와 비평가, 기고가 등 이 참석해 은병수 총감독의 전체적인 브리핑을 받고 각 전시실을 돌며 전시를 관람하였다. 대부분 일반적인 디자인전시는 물론 이전의 제1ㆍ2회 디자인비엔날레와도 판이하게 다르면서 차후 디자인 방향성에 대한 화두와 메시지들이 강하다는 평가들이었다.

    17일 오후 5시에는 ‘프로젝트전_어울림’의 개막행사가 주 행사장인 이장우 가옥에서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이어 6시부터는 바로 옆의 최승효 가옥에서 국내외 초청인사와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큐레이터의 밤’이 말차시연ㆍ연주ㆍ리셉셥의 순으로 펼쳐졌다. 가옥의 구조나 건축양식ㆍ분위기가 전혀 다른 그 고택에서 한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연이은 두 행사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였다. 

    밤이 어두워진 저녁 8시부터는 특별프로젝트로 진행된 사직공원 팔각정 상징조형물 점등식과 함께 전야제가 열렸다. 팔각정의 외관에 숲의 풍경을 비춰내는 플래트들이 LED 조명을 내장하여 첫 빛을 밝히는 점등식은 갑자기 작동에 문제가 생겨 불발됐고, 퓨전국악팀과 재즈연주팀의 공연으로 초가을 공원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어 주었다.


    공간퍼포먼스 형식의 개막식과 연계 행사들

    9월 18일에는 행사 대단원의 막을 올리는 개막식이 비엔날레 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십 수 미터의 크레인이 미리 준비된 지붕을 서서히 들어 올리면 사방의 기둥이 조립되고 무대가 완성되는 공간 퍼포먼스 형식, 무대 등단하는 인사들이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모습, 테이프 커팅 대신 만장모양의 깃발에 서명하여 전시관 앞에 꽂는 프로그램, 전시관을 둘러본 뒤 오색 고명을 올린 잔치국수 나눠먹기 등이 기존의 의례적 행사를 탈피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호평을 받았다. 

    개막식에 이어 18일 오후 2시부터 19일 6시까지는 비엔날레관 회의실에서 국제디자인포럼이 ‘실마리 찾기 Searching for the Clue'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디자인을 문화적 관점에서 전망하기ㆍ디자인비지니스의 가능성ㆍ디자인의 사회참여와 책임ㆍ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비티와 새로운 경험과 소통의 가능성ㆍ다양한 Clue의 가능성 등을 논제로 삼아 국내외 석학과 디자이너ㆍ현장 활동가 등의 참여로 진행되었다. 각기 다양한 문화적 또는 활동배경을 토대로 그동안의 주요 경험과 전망, 제언 등을 밀도 있게 다루는 자리가 되었다. 19일 저녁 8시부터는 양림동 이장우 가옥에서 주제전_소리(樂) 쪽의 기획으로 고택에서의 가야금 산조와 판소리 한마당이 펼쳐졌다. 유대봉류를 잇고 있는 백인영 선생의 가야금 산조는 고택의 대청과 안방, 건넌방, 마루를 가득매운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아주 귀한 소리의 경험을 선사해 주었고, 동편제 춘향가 등을 선보인 전인삼 교수는 목이 쉬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음에도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많은 추임새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20일에는 8월 24일부터 진행된 제1기 국제큐레이터코스의 그룹스터디 결과발표에 이어 5시에 수료식이 있었다. 특히 그룹스터디는 한 달 동안의 프로그램 진행 중에 틈틈이 조별로 준비한 연구의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는데, 광주비엔날레의 향후 방향이나 소통의 확장방법, 홍보의 효과적인 방안 등을 주제로 다루었다. 영 큐레이터라고는 하나 대부분 크고 작은 전시의 기획을 이미 경험해 봤거나 국제적인 비엔날레 문화를 많이 접해 본 활동가나 전공자들이기 때문에 꽤나 진지하게 과제들을 접근하고 의견들을 펼쳐놓았다.


    전시의 구성

    전시는 주제전, 프로젝트전 등으로 구성되긴 하나 전시간의 위계를 두지 않고 모두가 동등한 선상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실재 전시실 배치순서에서도 연출효과를 우선으로 각 섹션들이 섞여 있다. 말하자면 주제전은 옷(衣)ㆍ맛(食)ㆍ집(住)ㆍ글(學)ㆍ소리(樂) 등 5개 섹션, 프로젝트전은 살림(救, Save)ㆍ살핌(慮, Care)ㆍ어울림(交, Share) 등 3개로 나눠지지만, 관람순서로 본 전시실 배치는 1전시실 입구에 폐간판들을 활용해 만든 [비즈니스 라운지]와 국내외 생활소품이나 2천여 뜨개질 털꽃들로 알록달록 채워진 [프로젝트전_살림]이, 2전시실에는 하나의 태양ㆍ하나의 지구를 메시지로 다루거나 소쇄원을 모티브로 국내외 건축가ㆍ시인ㆍ영화감독ㆍ방송인 등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들이 주어진 공간크기 안에 휴식의 의미를 풀어낸 작품들의 [주제전_주], 이탈리아 프리울리 모자이크와 연결하여 한국 전통문양과 서양 전통양식의 결합을 통해 또 다른 모자이크 작품들을 선보이는 [모자이크전]이 이어진다.

    두 동의 전시관을 잇는 통로로 나서면 대나무들이 옆으로 매달리거나 통로에 놓여 녹색 휴식의 공간을 연출하는 [대나무숲]에서 잠시 바람을 쏘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고, 3전시실에는 한글의 디자인적 구성체계와 무한한 계발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주제전_글]과, 물리적 음향기기의 발달사 실물전시 뿐 아니라 영화음악ㆍ게임음악ㆍ한국의 소리 원음들에 깊이 빠져볼 수 있도록 구성된 [주제전_소리]가 이어진다. 4전시실에는 한복을 모티브로 다양한 디자인들을 개발한 1,000개의 인형들과 예술과 패션디자인의 접점을 찾는 코너 등 [주제전_옷], 오방색과 식소재ㆍ음식들을 연결 지어 전시를 구성하면서 의례음식상ㆍ민화ㆍ오징어오리기ㆍ비빔밥ㆍ커피 기기ㆍ요리명장 요리책과 주방기구 등이 전시된 [주제전_맛]이 이어지고, 아래 5전시실에서는 노약자와 장애우들의 생활 속 불편요소들을 해소 완화시키기 위한 각종 디자인 제품과 아이디어들을 선보이는 [프로젝트전_살핌] 등으로 이어진다.

    비엔날레관을 돌아보고 나오면 비엔날레 앞 테마광장에 설치된 [특별프로젝트_싱싱노래방]에서 일행과 함께 노래실력을 뽐내며 즐거운 휴식시간을 갖고, 운주사 천탑을 모티브로 설치된 입장권판매소ㆍ기념품판매점ㆍ안내소 등의 알록달록 키오스크와 기아자동차 홍보관의 ‘아트워크’를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다.

    비엔날레 정문 앞 셔틀버스나 개별 교통편을 이용해 20여분 거리의 양림동으로 이동하면 [프로젝트전_어울림]을 만날 수 있다. 이장우가옥에서는 전통한옥과 현대디자인의 만남과, 도예가 10인의 10인10색전, 도록표지디자인전 등이 연출되어 있고, 주말 천연염색체험이나 한복사진관, 광주천변의 배너전, 수피아홀의 명품브랜드전, 근대역사문화골목탐방, 맛집멋집 등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양림동 뒤편 사직공원 팔각정에 오르면 거대도시로 확장되기 이전의 광주의 구도심권과 무등산을 조망할 수 있는데, 이 팔각정 외벽에 LED조명을 내장한 분홍빛 플래트들이 [특별프로젝트_상징조형물]로 설치되어 있다.     


    영글어 가는 가을과 함께 할 디자인 문화현장

    9월 18일 금요일에 개막한 제3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인문화의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고 제시해가는 현장이자, 일상적 삶과 산업적 생산활동의 부가가치를 높여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색의 장이다. 비록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경계하는 조심스러움과 우려들이 대규모 국제행사장의 방문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어 단체방문의 감소 등 이전에 비해 관객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오히려 전시를 차분히 관람하기에는 더 좋은 조건일 수도 있다. 행사기간 중에는 전시장 곳곳에서 우연찮게 만나는 ‘무빙전 Moving Exhibits’의 퍼포먼스들과 주말공연, 요리워크숍ㆍUD체험ㆍ천연염색체험 등이 현장의 생동감과 활력을 높여 줄 것이고, 전문영역 만이 아닌 너무나 친숙한 일상의 소재들이 재구성되고 관점을 달리하는 전시내용물들이 나날의 일상과 삶을 달리 들여다보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행사는 11월 4일까지 휴일 없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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