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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업 갤러리에 관심을_전남일보 데스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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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1.♡.221.139) 작성일04-04-13 14:36 조회10,1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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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사회적 연계 시스템이 얼마나 정비되어 있는가는 그 사회의 문화적 역량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문화란 음악이나 미술 등 좁은 영역을 넘어 정치, 경제 등 한 사회의 정신적 토대를 이루는 공간이기 때문이다.최근 지역 경제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지역 문화예술활동가들 특히 작가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즉 문화예술활동의 생산자들인 작가들 그 중에서도 지명도가 낮은 작가들은 승진이랄 수 있는 높은 반열에 올라서기 어려운 시스템이 장애로 작용하고, 또 그들의 경제적 소통구조인 상업갤러리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지역 대학 미술전공자들이 졸업 후 전문작가가 되는 확률은 20분의 1도 안된다고 말한다. 일단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문작가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전문작가가 된다고 해도 혈연, 지연, 학연이 판치는 이곳 예술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지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평가가 애매하고 특정 대학출신들이 전체 미술계를 독식하는 체제에 의해 양산된 고도의 잡종문화가 스스로 고급 문화 인양 위장한 현실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격도 공급자들의 값싼 권위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의 불비는 결국 피에르 부르디외의 말을 빌리자면 `소통의 황홀경'안에서 지역 문화를 이끌기 보다는 문화발전에 장애와 한계로 인식되는 상황을 연출하게 한다.

    상업 갤러리는 작품이 사고 팔리는 문화공간이다. 상업갤러리는 작품의 품질을 바탕으로 해서 일정한 가격기준이 형성하고 이것을 객관화시켜 유통하는 곳이다. 70년 서울 인사동에서 상업 갤러리들이 첫 선을 보인 이래 광주에도 90년대 중반 갤러리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광주지역 상업갤러리들은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 발표장을 제공해 왔다. 두가지 실례를 들면, 새로운 조형 언어의 모색을 주제로 광주 청년작가회 릴레이 기획전이 마련돼 1부(구상), 2부(비구상), 3부(입체)로 나눠 진행되기도 했다. 또 소규모 상업화랑이면서도 그 동안 의미있는 기획전을 마련, 미술계의 호평을 받아온 모 갤러리 기획전 `지실마을-가사문화에 대하여전'을 마련 했었다. 이 전시회에는 담양과 곡성 등 시골에 들어가 작업하는 젊은 한국화가 3인을 초대했다.

    이렇듯 광주지역 상업 갤러리는 지역문화 저변확대에 큰 이바지 했다. 그러나 아그배 갤러리가 98년 폐업, 청록 96년 페업, 쌍인 2002년 폐업, 백년 갤러리는 표구업으로 전환했고, 궁동 갤러리 2000년 폐업, 인재 갤러리 2003년 폐업, 남봉 갤러리 휴관 등으로 이제 남은 것은 94년 문을 열었던 나인갤러리 뿐이다.

    이들이 문은 닫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상업갤러리가 소통의 공간으로 제 역할을 하기에는 기존의 장애물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의한 관습적인 유통 시스템과 장기적인 경기불황이 이들의 문을 닫게 했다. 갤러리 대표자들의 문화적 사명감 만으로 이 누적된 적자를 버티는데는 너무나도 역부족이었다. 예향으로 대표되고 문화중심도시라는 120만 인구의 광주에 상업갤러리 하나만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빨리 개선책을 강구케 한다. 물론 상업갤러리가 미술의 거품경기를 주도해 작품가격을 올리고 탁월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스타만들기에 앞장서 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상업갤러리는 할 일이 많다. 세계적인 흐름을 재빨리 읽고 이러한 논리에 맞는 기획전을 열어 예술가들에게 좌표를 제시하고, 지역 문화계에 공헌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유망작가를 추천하는 것도 상업 갤러리의 몫이다. 유명한 작가를 발굴해 그가 예술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또한 사라져가는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몫이다.

    최근 이러한 어려움과 관련해 한 갤러리 운영자가 갤러리 활성화를 위한 제안서를 광주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갤러리에 행정당국이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은 지역문화 저변 활성화를 위해 부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행정적 지원 시스템의 개선을 기대한다.

    2004.4.12(월) 오후 7:44 [전남일보] 웹사이트

    [200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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