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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김홍희씨 후보제안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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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1.♡.221.139) 작성일05-04-28 14:47 조회9,1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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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2006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선정을 위한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77차 이사회의(2005.4.27) 때 배포된 후보 김홍희씨의 제안발표 자료를 사이트 운영자가 임의로 축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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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광주비엔날레 총감독 후보 프리젠테이션

    김홍희

    1. 광주비엔날레의 의미와 방향성
    제6회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이어야 하는 글로벌리즘에의 요구와, 그러한 요구가 광주 정체성과 지역성에 기반하여야 한다는 로컬리즘 사이의 이중적 과제 속에서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광주로부터 세계로 향하는 길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아시아, 특히 동북아의 지리적, 문화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하여 아시아를 주제로 설정하고, 이로부터 전시 철학과 그 미학적 근거를 도출해 내며, 방법론적으로는 비엔날레 메인 전시를 광주와 광주 커뮤니티로 연결시키는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시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광주문화도시 선포, 디자인 비엔날레의 출범 등 변화와 혁신의 기반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2. 주제 설정과 배경담론
    아시아 담론이 시의성을 확립하고 동북아의 지리정치학적 위상과 역내 정치경제적 관계의 변화가 그에 상응하는 혁신과 개혁을 요구하는 이 시점에서 대주제로서 아시아를 설정하는 것은 유효한 일이며, 차기 비엔날레는 아시아의 실체와 아시아의 환상 사이의 스펙트럼으로부터 아시아 정체성을 규명해보고자 한다.

    아시아적 환상은 해안, 바다와 직결된다. 아시아 정체성이 형성되는 현장은 바로 이동과 변화를 담보하는 해안이다. 내륙의 도시들은 해안의 도시와 연계함으로써 성장하는 한편, 해안도시들과 함께 이동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러한 이동과 변화의 중심에 광주가 있고, 세계적 문화도시로 전진하려면 광주가 바다처럼 이동하고 열려야한다.

    아시아 국가들은 열린 민족주의, 개방적 지역주의, 문화공존주의로 "대립과 갈등에서 평화와 번영"이라는 아시아 정체성을 구축하고 "하나되는 동북아"라는 공동체적 비전과 함께 지역문화공동체를 창출하고자 한다. 한국은 동북아 시대를 주도할 국격을 부여받으며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을 잇는 가교국가로서 동북아 공동체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광주는 세계화 물결에 대응하며 광주발전 전략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아시아의 문화교류, 생산, 소비를 주도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건립과 함께, 기존의 광주비엔날레를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정착시키려는 기획이 그 핵심을 이룬다.

    근자의 아시아 문화담론이나 문화정책은 아시아 문화유산의 동질성을 강조하거나, 서구 지향적 가치체계나 미국패권을 견제하는 아시아 연대성을 주장하기보다는, 탈국가적, 탈민족적 주변적 시각으로 아시아를 다시 보는 탈식민주의 사회문화담론을 내세우고 있다. 탈식민주의적 문화담론을 뒷받침하는 문화현상이자 아시아 지역문화공동체를 이룩하기 위한 "부드러운 접근"의 문화협력전략으로 볼 수 있는 것이 90년대 아시아 권역에서 성행하고 있는 신생 비엔날레이다.

    3. 전시 구성
    광주에서 아시아와 세계로 뻗어나가고, 아시아와 전세계가 광주로 집결되는 원심적이고도 구심적인 탄력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탄력을 가시화 하는 대단위의 2개 전시로 구성해 볼 수 있는데, 첫 챕터 "정신의 역사전"이 세계미술의 흐름을 수평적으로 매핑하는 통시적(通時的, diachronic) 전시회라면, 마지막 챕터 "세계도시 네트워크전"은 수직적 축의 현대미술, 즉 세계적 동시성과 병발성을 네트워킹하는 공시적(共時的, synchronic)인 전시회이다.

    각 챕터는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섹션전들로 구성된다. 그 섹션전들이 개념적, 기능적으로 파생하여 이질적이고 상반적인 첫 챕터와 마지막 챕터를 연결하고 통시적 수평축과 공시적 수직축을 교차시킴으로써 전시를 하나의 유기적 총체로 일궈낸다.

    First Chapter : "정신의 역사전"은 미학적, 개념적 기제로 아시아 정신을 주제화한다. 미술 속에 나타난 아시아 정신의 원형을 추적하는 한편, 그것의 현대화, 세계화로의 과정과 그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세계 속 아시아 미술의 좌표를 재검토하고 동서양 미술에 대한 이분법적 시각을 해체한다. 오리엔탈리즘을 산출한 서양인의 판타지로 개념화, 추상화되어 탈식민주의적 해체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동양성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환상의 실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정신의 역사전"은 정선, 팔대산인 등, 동북아 역사적 대가들의 고전작품을 한자리에 모으고, 현대 동양화의 주인공들을 초대하는 본격적인 동양화를 선보인다. 또한 매체적, 기법적 실험으로 동양화와 서양화의 구분을 흐리는 현대 실험회화,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동양적 요소와 동양적 정서를 가시화할 서구인 작품들을 섹션별로 포함시키면서 동양미술의 탈지역성, 탈시대성을 시도한다.
    "정신의 역사전"은 결국 전통 서양미술사가 타자로 제외시킨 동양미술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동양미술의 현대화가 어떠한 양상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이 현대미술지형에서 어떻게 "매핑"될 수 있는지 고찰한다. 동시에 동서양의 교류, 상호 영향관계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현대미술의 역사적 경로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견할 기회를 마련한다.

    Last Chapter : "세계도시 네트워크전"은 아시아의 실체이자, 현재적 특징인 신도시와 도시간의 네트워크를 주제화한다. 도시내의 공동체, 주민들의 행위와 관계 등 도시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소프트웨어, 컨텐츠웨어, 휴먼웨어적 접근을 시도한다. 건조하고 딱딱한 현대 도시의 건축문화를 촉촉하고 부드러운 문화적 내용으로 완화시킨다는 발상에서 도시간 네트워크를 문화적 프로그램으로 수행한다. 한국 광주와 서울에서 출발하여 타대륙 도시들을 포함하는 초공간적인 전시회로 꾸민다.
    창작 뿐 아니라 담론 창출을 겨냥하는 이 도시 네트워크전은 대상도시의 문화기관이나 대안공간의 레지던시를 활용하는 "이동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실현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대안공간은 90년대 신도시 건설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문화현상이자 새로운 예술 시스템으로 도시 네트워크전에 활용할 충분한 의미와 명분을 갖추고 있다.
    도시문화의 목격자이나 공생자인 대안공간을 무대로 도시를 주제화하는 도시 네트워크전을 통해 광주의 도시문화 프로젝트와 호흡을 같이 하는 본 비엔날레의 의도가 명시된다.

    제3섹터 : "시민프로그램"은 비엔날레 메인 전시에 광주, 광주커뮤니티를 실제적으로 연결시키는 방안을 구상한다. 이 프로그램은 "정신의 역사전"과 "세계도시 네트워크"에 섹션전으로 합류 연결하는 동시에 시민을 위한 제3섹터로 기능한다.
    액티비티1은 광주문화와 문화유적을 사이트로 하는 사이트특정적 전시회이다. 광주의 문화명소나 인근 도시를 전시의 사이트로 확장, 활용한다. 한국전통화의 역사적 현장으로 부각시키면서 "정신의 역사전"의 섹션전으로 포함시켜 광주미술을 역사적으로 매핑하는 동시에 입체적이고 맥락적인 전시의 묘를 살린다.
    액티비티2는 인터넷, 이동전화 등으로 광주시민과 타도시 주민을 연결하는 온라인 프로그램과, 전국의 학교나 단체를 웍샵, 이벤트형태 전시로 연결하는 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광주가 전국적 연결망을 가질 수 있다. 이전국적 연결망은 자동적으로 "세계도시 네트워크전"에 섹션전으로 편입되면서 세계 네트워크가 광주에서 출발한다는 진원지 네러티브를 충족시킨다.

    5. 큐레토리얼 전략
    "정신의 역사전"이나 "세계도시 네트워크전"은 모두 중심축은 아시아이고, 광주, 즉 "여기로부터" 출발한다. 진원지 내러티브에 근간을 두고 지역적, 미학적으로 아시아성을 강력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만큼, 아시아인이나 아시아 전문의 서구인을 큐레이터로 초빙하여 아시아 눈으로 본 세계미술, 또는 아시아 시각에 의한 세계미술의 재편을 시도해 본다. 또한 광주 출신 큐레이터, 비평가, 이론가를 기획에 참여시켜 진원지 내러티브의 주체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큐레이팅의 노하우를 체험케 한다.
    담론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장기적 기구화를 위해
    차기 비엔날레는 큐레토리얼 시각이 뒷받침되는 담론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담론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세계도시 네트워크전"을 통해 수행되지만, "정신의 역사전"이나 6회 비엔날레 자체를 대상으로하는 심포지엄, 강연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좀 더 지속적인 담론 구축을 위해 광주비엔날레에 알카이브 성격의 상설연구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6. 기존 비엔날레와의 차별성
    6회 비엔날레는 주제적으로 아시아에 초점을 맞춘 주제특정적인 전시회이다. 정신의 역사전과 세계도시 네트워크전을 통해 아시아성을 초월하는 세계 속 아시아를 상정하는 점에서 맥락을 달리한다. 선발된 참여관객이 아니라 광주 시민의 집단적 참여와 커뮤니티 의식을 근간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구조적으로는 기존의 본전/특별전 이분법을 탈피하고 섹션별 개념의 도입과 메인 전시를 제3섹터와 연계시키는 복합구조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진다. 대안공간이 아니라 도시 자체와 도시간의 네트워킹이 이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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