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속 영혼과 마음세계 탐구-2021광주비엔날레 리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112.♡.52.239) 작성일21-05-12 12:17 조회1,616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사전예약제로 동시간대 다중집합을 최소화하려 한 관람객 관리. 광주비엔날레 사진 코로나19 상황 속 영혼과 마음세계 탐구 -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되돌아보기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가까스로 문을 연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9월 개막을 올해 2월로, 다시 4월 1일로 두 차례 연기하면서 계획한 일정들이 틀어지고 행사기간이 절반 줄어든 채로 5월 9일에 끝마쳤다. 1995년 창설행사 이후 어떤 이유로든 당초 예정된 행사기간이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 작가가 60~70%를 차지하는 국제전이다 보니 이 시국에 수십 나라를 상대하는 일들은 여러 제약에 부딪혔을 것이다. 감독이나 작가들은 입국 때마다 보름씩 격리된 뒤 전시를 준비해야 했고, 돌연 개막이 연기되다보니 명색이 국제행사 프레스오픈과 개막식인데도 두 공동감독이나 외국 참여작가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초유의 상황까지 나타났다. 행사기간도 원래 87일에서 39일로 줄어서 역대 가장 짧았고, 참여작가도 69명(팀)이니 예전의 절반 정도였다. 어쨌거나 코로나19 시국에 행사를 치러낸 것도, 관람객 확진자나 감염고리에 얽히지 않고 완주한 것만도 천만다행이었다. 이번 비엔날레는 주제가 발표된 뒤 코로나19가 발생한 거라서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의성을 띠게 되었고, 전시에서 시대공감도 높았다. 그것은 현실사회와 맞부딪히는 이슈 파이팅이나 현대미술의 확장성을 실험하는 예년 행사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라는 주제부터가 다른 결이면서, 생과 사, 또는 영과 육, 현세와 미지의 세계, 현상계와 정신계,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들로 장엄하다 못해 비장감이 감도는 전시장 풍경이었다.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매일같이 이어지는 숱한 주검들과 임시 집단매장, 수천수만 명이 생사를 넘나드는 뉴스들로 심리적 사회적 활동들이 위축되어진 상황이라 그 울림이 훨씬 컸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첨단 A.I나 I.T기술과 접목된 방역시스템과 미디어아트부터 역사의 반추와 시대풍자, 무속, 제의, 영적 교감까지 작품들이 펼쳐내는 전시의 스펙트럼이 꽤나 넓었다. 특히 비엔날레 전시에서는 이례적인 무신도나 민속의례용품, 샤머니즘 풍물과 그림들은 관람자들이 접근해 들어갈 시공간의 폭을 더 넓혀 주었다. 물론 1997년 제2회 특별전 ‘삶의 경계’ 때나 2010년 제8회 주제전 ‘만인보’에서 유사한 기획이나 전시물로 다뤄지기도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무속적 요소에 비중이 두어졌다. 전시에서 나타는 주제의 선명성과 더불어 돋보인 것은 공간구성과 장소성이었다. 비엔날레관 1전시실을 전체 전시의 맛보기이자 손님맞이 공간으로 개방하고, 창고처럼 막힌 전시공간들 사이사이에 구조와 색채를 달리하는 부스들로 양념 같은 변화를 가미해 주었다. 또한 긴 관람동선 중에 3전시실에서 반투명 부드러운 천들의 공간분할 너머로 통창 밖 솔숲풍경이 내다보이고, 그 앞 휴식형 영상작품이 배치된 것은 오아시스 같은 휴식처가 되었다. 이와 함께 매 회 광주 곳곳의 역사·문화적 주요 지점들을 전시장소로 연결하는데, 예전에도 몇 차례 사용됐던 광주극장 외에 이번에 처음으로 본전시 공간이 된 국립광주박물관과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은 그 공간특성을 살린 기획이 돋보였다. 박물관이어서 전시가 가능했던 선사시대 인골·토기들과 함께 사막지대 고대 무덤유적 관리 영상, 박물관 곳곳을 혼령처럼 흘러 다니는 춤사위 행위영상 등이 그랬다. 선교사 사택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도 유리통창과 붉은벽돌 창고공간, 오밀조밀 미로 같은 지하공간에 맞춰 배치된 영상과 설치작품들이 공간과 어우러져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이외에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문화재단, 옛 국군광주병원에 기획된 ‘GB커미션’ 작품들도 각기 독특한 공간효과를 만들어내었고, 은암미술관과 ACC 창조원 5관의 스위스‧대만 파빌리온프로젝트도 따로 또 같이 특별한 문화교감의 장을 펼쳐내었다. 국군병원 폐공간에 펼쳐놓은 ‘MaytoDay’ 2021 광주버전은 이 지역 청년작가들 위주로 꾸몄는데, 평상시 자신의 주된 작업방식이나 매체와는 다른 현장성을 살린 색다른 형식의 작품들로 공간해석에서 장소성을 명확히 하였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사전예약제로 동시간대 관람객을 제한 관리하는 과정에서 입장지연과 대기시간 안내에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전에 없던 방역관리 행사운영체제에 사전준비가 엇나가거나 현장대처가 미흡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대규모 행사에서 사전예약제나 시간대별 입장관리는 코로나19 상황과 관계없이 더 정교하게 다듬어 향후 효율성을 높여야 할 과제라고 본다. 또한, 2018년도 ‘GB커미션’ 작품이나 지난해의 ‘MaytoDay’ 작품 일부가 이번 ‘GB커미션’ 작품으로 섞여 존속되거나 재전시 되고, 옛 국군병원 폐공간에서 GB커미션과 ‘MaytoDay’ 전시가 하나의 전시처럼 구분이 잘 되지 않은 점은 재고할 부분이다. 대면접촉을 대신하는 오디오가이드나 QR코드 안내시스템, 온라인 전시소개 영상도 변화하는 문화향유방식에서 실효성을 더 높여야 할 소통장치들이다. 광주비엔날레는 그동안 쌓아온 위상과 차별성으로 국제 문화예술계가 주목하는 광주의 대표적 문화콘텐츠이다. 단지 미술축제만이 아닌 5·18로 구현된 광주정신의 문화적 표상화와 더불어 시각예술과 인문·사회를 융합하고 지역민은 물론 국내외와 광주를 연결시키는 도시문화의 플랫폼이다. 사적 욕망이나 단세포적 평가들에 휘둘리지 않고 늘 활력 넘치는 광주문화의 창으로 세상을 가꿔갔으면 한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