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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한 묘사력과 현실감을 보여준 김형수 화백의 초기 드로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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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1.♡.239.39) 작성일08-12-13 17:32 조회8,5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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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치 이래의 허씨 일가를 중심으로 한 호남 남화의 일반적인 화풍과는 달리 독특한 산수화풍으로 회화세계를 펼쳐온 한국화단의 원로 석성 김형수(碩星 金亨洙, 1929- ) 화백의 청년기 드로잉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렸었다. 이제껏 보기 어려웠던 김화백의 ’40년대 후반부터 ’50년대 연필 드로잉을 중심으로 100여점을 처음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대동갤러리에서 열린 이 전시는 최근 집안 벽장 깊숙이에 오랫동안 묵혀 있던 가방 속에서 우연찮게 드로잉 뭉치를 발견했고, 그 가운데서 일부를 선별해낸 작품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전시된 드로잉들은 역시 한국화가 가운데 드물게 인체에 대한 이해와 묘사력이 뛰어난 작가의 화업 초기 소묘와 크로키, 스케치 등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과 폐허의 시기를 거치는 한국사의 격동기이자 함양의 안의중학교 미술교사 시절과 사레지오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옮겨온 50년대의 드로잉들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어린 시절 일찍부터 부친의 소묘와 유화를 접했었고, 문태중학교와 광주 서중학교 시절 미술부에서 석고소묘 등을 열심히 익혔던 기초가 여느 한국화가와는 다른 서양미술의 묘사력을 갖추는 기초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전시된 드로잉 가운데는 빠른 손놀림과 간단한 선묘로 인체의 윤곽과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해내고 있는 작품들과, 서양의 소묘형식으로 얼굴의 명암을 묘사하고 있는 작품들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연필로 묘사된 드로잉들은 필선의 속도나 뉘고 세우는 연필의 각도와 힘의 강약이 소재에 따라 각기 다르게 구사되면서 인물의 표정이나 풍경의 정취를 현실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펜화일 경우도 실수하거나 흔들리는 불필요한 선들이 없이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며 속도감 있게 인물의 자세나 대상의 형태를 잡아내고 있다.

    인물화들 가운데는 물레나 바느질, 재봉질, 화로, 개울가, 장기놀이, 고추다듬기, 깨털기, 논갈이, 빨래터, 소주 내리기, 확독질, 농악, 야유회 등등의 당시 시대모습을 기록하는 풍속화 그림들이 고루 섞여 있고, 이 가운데는 한국전쟁기에 피난민 천막촌이나 대숲 동굴의 피난생활 모습, 무질서한 열차칸 같은 시대상을 보여주는 작품들까지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사료 같은 작품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의 산수화들이 호남 남화의 일반적인 특징이라 할 부드러운 모필의 필선과 엷은 먹빛의 시적 감흥들과 달리 대체로 강건한 필선과 구조적 견고함을 보여줘 왔고, 인물화들 또한 사실적 묘사력이 뛰어난데 그러한 바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한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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