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교향시, 색채(色彩)로 이룬 판타지아; 화가 우제길 - II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8-11-18 16:01 조회1,94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빛과 어둠의 교향시, 색채(色彩)로 이룬 판타지아 화가 우제길 - II 백은하 (소설가) 1970년대, ‘빛’ 연작 시리즈 태동 우제길은 1970년대에 더욱 억제되고 반기하학적인 형태를 띤 실험 작업을 통해 기본적인 양식을 도출해낸다. 우제길은 1970년 제6회 ‘전남도전’에서 서양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1972년 ‘전남도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비구상 계열이 거의 발을 못붙이던 광주 화단에서, 그의 비구상 작품이 최고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개인적 영예와 더불어 광주 화단사적 전환의 의미를 가진다. 전라남도 미술전람회 제8회 최고상 수상작인 <작품 72-3A>에서는 두드러지게 선과 평면, 기하하적 무늬가 대담하게 등장한다. 또한 철판을 둥그렇게 말아놓은 것 같은 형태를 갖게 함으로써 힘과 리듬, 운동감을 동시에 도입한다. 그러면서도 캔버스에 번지기 작업을 시도한다. <작품 75-2B> 는 색채 조각을 뜯어 붙인 꼴라쥬 작품이다. 우제길의 인생과 작품에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나타난다. 그는 1976년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한다. 이 수상은 우제길에게 중앙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 뒤로부터 그는 더욱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녹색톤의 금속성 있는 표면 질감은 우선 넓적한 붓으로 칠하고 샌드페이퍼로 다듬었다. 물감이 그럴듯하게 발라지면 손바닥으로 문질러 표면을 마감했다. 그는 실제로 손바닥으로 문지르면서 표면 처리를 감각적으로 확인하고, 속도감 있게 마감했다. 가장 원시적 도구인 손바닥의 감각으로 완벽하게화면 처리를 했다. 우제길은 1970년대 빛과 어둠을 주제로 수많은 변주곡을 그리기 시작한다. <빛> 연작이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흰색과 검정, 회색 등이 주조를 이룬다. 색채사용이 극히 절제돼 있다. 우제길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국전이 없어지기 전까지 국전에 연속 출품해서 입선을 했다. 1978년 ‘중앙미술대전’ 특선, 1979년 ‘에꼴 드 서울전’ 출품, 1983년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현대미술초대전’ 초대작가, ‘에뽀끄 그룹전’ 까지 더하면 그는 작품과 더불어 살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꼴라쥬, 한지 등 다양한 매체 사용 우제길은 1980년대에는 평면회화, 꼴라쥬, 한지(韓紙)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과감한 실험들을 한다. 그의 작품은 빛과 직선에서 다양한 변주를 일으킨다. 고서(古書)의 한지(韓紙)를 꼴라쥬한 전통적 미감의 작품들이다. 이런 변화는 화면에 우연성이 부여되면서 우제길의 화면은 자유로운 현대미술로 확장돼갔다. 평면 유화 작품에서 강렬한 색채 사용은 피했다. 그러나 꼴라쥬 작품에는 긴장감을 고조시켜주는 색들과 그가 초기 작품에서 많이 썼던 강한 색들을 대담하게 사용했다. 그의 작품에는 전통과 현대의 접목이 나타난다. 평면 회화 작품이 입체감을 띄기 시작한다. 우제길 회화의 입체시대를 예감하게 된다. 당시 그의 작품들은 대작이 많다. 종전의 추상성, 기하학적인 조형 어법과 확연히 구분되어 회화의 대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1990년대, 금속성 질감의 ‘빛’ 연 1990년대 우제길의 ‘빛’ 작품과 그의 인생은 장미꽃처럼 만개한다. 1992년 우제길은 광주상업고등학교를 끝으로 31년간의 교단생활을 퇴임한다. 그리고 전업작가의 삶이 시작된다. 우제길은 1993년 대전엑스포 공식문화행사로 패션디자이너 이광희와 협업으로 ‘미술과 패션의 만남’을 열었다. 화가로써 폭죽같은 열정이 터지는 것을 경험한다. 대형무대 위에서 화려한 색채의 향연이 펼져진다. 이어서 그해 가을 서울 신라호텔에서 앵콜의 공연이 다시 이뤄지기도 했다. 1994년에는 서울 ‘워커힐미술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1995년 광주시립미술관 기획초대전으로 ‘우제길 회화 40년’展을 열었다. ‘빛’ 연작의 작품과 그의 인생 모두 모든 어둠이 걷히고 ‘빛’의 세계로 나아갔다. 전시가 끝날 즈음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로 선정됐다는 것이었다. 1995년 큐레이터 ‘헤럴드 제만(Harald Szeemann)’이 큐레이팅한 ‘제1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로 참가해, 5․18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그날의 소리 그리고 빛>을 출품했고, 관객들이 뽑은 최고인기상을 수상했다. 우제길의 녹색톤의 <빛> 연작은 날카로운 금속성 질감, 현기증 나는 속도, 어둠 속에서 한 줄기 섬광이 새어나오는 절제된 화면은 관람객에게 가슴 떨리는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2008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추상미술50년전’이라는 전시에서 ‘한국추상 대표작가 44인’과 함께 전시회를 열었다. 우제길 작가가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상은 2009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에서 선정한 ‘한국 근대 ․ 현대 미술작가 100인’에 선정됐다. 선정된 남도 작가는 허백련, 허건, 김환기, 임직순, 천경자, 오지호, 오승우, 우제길 등 8인이다. 2013년 우제길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획으로 76번째 개인전인 ‘빛으로 그려온 예도(藝道)’展을 개최한다. 그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대형전시였다. 평생 동안 그려온 대표작들을 시대별, 유형별로 구분한 대작 위주의 전시였다. 한가람미술관 1층 전시실, 로비를 모두 대작들로 가득 채웠다. 한 작가가 창작해 온 빛의 세계, 조형의 세계가 파노라마처럼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우제길이 평생 동안 보여준 <빛(Light)> 연작은 인공적인 아름다움의 빛이 아닌, 자연과 우주의 빛을 옮겨 담아 대상을 완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타고난 예술적 재능과 끈기, 성실함으로 엄청난 작업량을 보여주었고, ‘빛’이라는 모티프를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조형 언어를 통해 끊임없이 확장해갔다. 2015년 신작들은 모든 긴장감에서 해방되어 물이 흐르는 듯한 자유로움과 역동성, 화려한 색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현대성을 띤 색채의 교향곡이다. 우제길은 2001년 <우제길미술관>을 개관했다. 그동안 <우제길미술관> (설립자 ․ 관장 : 김차순)은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국제 판화 워크샵, 아트샵 운영 등을 시도해 복합문화공간으로써 미술관의 선구적 성과를 거두었다. 2015년 6월 23일 ‘이로재’의 승효상의 설계로 <우제길미술관>을 재개관했다. 김차순 설립자 및 관장은 우제길미술관 재개관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화가 우제길은 그동안 해 온 모든 작업들과, 1955년부터 정리된 아카이브와 함께 화가로서의 한 평생의 삶을 정리하는 <흔적展>을 계획 중이다. 우제길의 ‘빛’의 이미지는 동시대를 벗어나 우리에게 희망과 꿈을 주게 될 것이다. 그는 한국현대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여유 있게 차지하는 작가로 정리될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