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후 개인전 ‘Life·Still ·Object : 조용한 사물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작성일25-08-28 11:38 조회18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황정후 <Still Object 031>, 2025, pigment print, 76.2x60.9cm 황정후 개인전‘Life·Still ·Object : 조용한 사물들’ 2025.8.21-8.31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오래된 것, 잊혀진 것, 포장된 것, 의미를 잃은 채 정돈된 것들. 그것들은 마치 숨결이 멈춘 자리처럼 고요하고 차갑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이상하게도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부드럽고 다정한 안개처럼 우리가 삶에서 놓치고 지나쳤던 무언가를 환기시킨다. 과일은 익숙하지만 단면을 열었을 때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정리된 듯한 오브제는 깨끗하지만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멈춰진 존재들 사이에서 무수히 펼쳐지는 침묵의 대화를 듣는다. 무엇이 끝난 후에도 사물은 여전히 존재하며 오히려 더 깊고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은 어쩌면 ‘끝’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멈춤이 아니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모든 존재는 겉과 속이 다르며, 그 안팎을 가르는 얇고 연약한 경계 위에 서 있다. 나는 그 경계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고, 그 아래 숨겨진 사물들의 맨얼굴을 조용히 바라본다. 거기엔 한때 살아 있었던 것들의 흔적과 그 너머를 향한 사유가 맴돌며 고여 있다. - 황정후 작가노트 삶이 지나간 자리, 정지된 사물들 속에 머문 작고 조용한 기척.황정후 작가의 개인전 ‘Life∙Still∙Object, 조용한 사물들’이 2025년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광주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움직임을 멈춘 사물들을 통해, 존재의 경계와 시간의 흔적을 시적으로 탐색한다. 정물(Still Life)은 전통적으로 ‘살아 있지 않은 것’을 다루지만, 황정후의 시선은 그 안에 남겨진 ‘삶의 잔재’를 포착한다. 겉과 속이 어긋나고, 기능을 잃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오브제들 — 봉인된 조각, 이름 없는 과일, 사용이 멈춘 도구들— 은 멈춘 시간 속에서도 말 없는 대화를 시작한다. 이번 전시는 Life(삶), Still(정지), Object(사물)라는 세 개의 단어를 축처럼 삼는다. 이 단어들은 수평적으로 나란히 놓이지만, 그 사이의 미묘한 어긋남과 충돌, 그리고 정적인 연결이 전시 전반에 흐른다. 작가는 이러한 긴장 위에 침묵과 잔상, 온기와 부재의 흔적을 조형적으로 엮어낸다. 우리가 ‘죽음’이라 부르는 멈춤은 진정한 끝일까. 황정후는 정물의 표면 아래 잠재된 온도와 기척을 불러내며, 사물이 ‘무언가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그 조용한 사물들 앞에서 관객은 결국, 자신의 시간성과 존재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황정후 <Still Object Life 010>, 2025, pigment print, 140x105cm 황정후 <Still Object Life>, 2025, pigment print, 140x105cm 황정후 <Still Object 009>, 2025, pigment print, 140x105cm 황정후 <Still Object 연작>, 2025, pigment print, 각 140x105cm 황정후 <Still Object 144>, 2025, pigment print, 76.2x60.3cm 황정후 <Still Object 연작 중>, 2025, pigment print 각76.2x60.3cm 황정후 개인전 '조용한 사물들' 전시실 일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