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머의 궁리 ‘D-Revolution’ ;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1-10-07 14:57 조회1,98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지금 너머의 궁리 ‘D-Revolution’ ;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 욕망‧데이터‧차원 넘어서는 혁명적 디자인의 세계, 10월 31일까지 제9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행사 중반을 지나고 있다.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준비과정도 현장운영도 만만치 않은 국제행사라 주최자도 기획자도 참여자도 찾는 이들도 모두가 편치 않은 날들일 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매회 지금을 뛰어넘는 혁명 혁신을 꿈꾼다. 문화예술 활동의 토대인 현재와 현상에 대한 가시적이고도 면밀한 통찰과 함께 적극적인 창작의 시도로 현대미술과 인류 삶의 새 장을 열어가는 것이 기본 책무이자 존재의 이유라고 주문 같은 강령을 되뇌인다. 광주비엔날레보다 10년 터울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비엔날레’라는 돌림자를 쓰는 한 보다 철저하게 그 이름값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숱한 디자인 관련 행사들이나 여타 비엔날레들과 차별성을 높이고 존재가치를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D-evolution’이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아홉 번째 비엔날레를 들여다본다. 김현선 총감독(홍익대학교 IDAS 교수)은 기획의 초점을 ‘욕망’(Desire), ‘데이터’(Data), ‘차원’(Dimension)을 뛰어넘는 혁명적 변화의 디자인세계에 맞췄다고 한다. 그것은 과거와 같은 발명에 의한 혁명이 아닌 ‘재발견‧재정립‧재생산’에 의한 혁명을 뜻한다고 한다. 삶의 양상과 욕망의 지향과 디지털전자문명과 지구생태와 우주환경 모두가 정의 규정할 수 없는 불확실로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보다 강력한 혁명(Revolution)을 준비할 때이고, 이 혁명을 통해 일상의 변화에 대한 대응과 치유를 비대면, 비접촉 등의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표현해낼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중외공원 비엔날레전시관을 주 무대로 한 행사는 주제관, 국제관, AI관, 체험관, 지역산업관 등 5개관으로 연결된다. 모두가 ‘혁명’을 기조로 삼으면서,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첨단기술로, 오감의 해체와 극대화로 마스크 뒤에 숨긴 자아를 다시 일깨우고 빛으로, 색으로, 향기로, 소리로 상처받아 지친 우리를 위로하려 한다.”는 기획의 변이 이 시대와 조응하려는 듯하다. 총감독이 기획한 주제관 ‘그 너머’는 “Data(정보), ‘Dimension’(차원), ‘Day’(일상), ‘Doing’(행위), ‘Description’(표현)들 너머에 있을 무엇을 찾아 오감을 자극하고 해체하여 각각 극대화시킨다는 설정이다. 맨 먼저 오색의 또는 백색의 이파리들 숲을 배경으로 자신을 비춰보는 이색공간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와 함께 옛 광주국군병원과 광주교도소 5‧18사적지 폐공간에 다시 선 그 때 역사현장의 증인들 사진 <치유되지 않은 빛>, 올봄 5월에 포집하였다는 이팝나무 꽃향과 주먹밥과 5‧18의 광주를 환기시키는 <오월 빛고을 향기>(허달재, 박일구 등) 영상공간 등은 디자인 쪽보다는 광주비엔날레 전시인가 싶으면서 도입부를 무겁게 한다. 이와 함께 싱그러운 식물들로 미래 그린 라이프를 꾸며 자연생태 회복과 탄소중립의 메시지를 담은 <식물극장>, 메타버스와 사이버펑크 이미지를 뮤직비디오 속 환상공간처럼 꾸민 <XTRA>, 그런 앞부분을 지나 만나게 되는 툭 트인 공간의 옛 다듬 방망이, 민화, 전통문양 등을 되살려 디자인한 개성 있게 의자들, 코로나를 벗어난 자유롭고 평화로운 날들을 기다리는 <봄날은 온다>(한선주) 등등이 흥미롭다. ‘DUB’을 주제삼은 국제관은 시모네 카레나(모토엘라스티코 설립자)가 기획을 맡았다. 국내‧외 문화요소들이 오버랩 되는 다양성의 공유를 추구하며 그 최고의 경험을 위한 덥 스테이지, 덥 플로어, 덥 레코드 세 단계를 제시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한다. 음악과 디자인의 만남에 초점을 맞춘 전시이어서 각 작품들은 음반형태 원형 전시대와 영상화면들을 기본 구조로 삼고 있다. 유럽이나 자메이카, 한국 등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음반들이 자켓 디자인이나 관련 책자나 턴테이블이나 오디오기기 등과 함께 둘러져 있어 직접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토기그릇들을 악기 삼아 두들기며 소리를 즐길 수도 있다. 김태형(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부교가 기획한 AI관의 ‘DNA X’는 “디지털 혁명 속에서 AI를 통해 만들어지는 인간과 기술의 콜라보네이션을 콘셉트로 광주의 정신성을 AI의 비전 위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시도 ‘인간성 회복’(Resilience) 메시지와 관련된 시간과 공간으로 꾸며 DNA 염기서열의 비하이브(Beehive) 구조를 따라 인트로 공간과 천‧지‧인의 공간들로 구성해 놓았다. 인트로에서 해양쓰레기들을 환기시키는 거대한 일상폐품 덩이와 LED빛과 사운드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설치물 <우주를 유영하는 고래>(김상연), 인텔‧Kubwa 등 디지털 전자과학 기반 기업들의 스마트시티 생태계나 스마트 리빙 라이프 제안들, 통유리창밖 숲과 어우러진 ‘Design Thinking’ 존, 사람마다 다른 빛과 에너지의 결합으로서 색채의 시각적 확장성을 탐구한 <빛을 모으는 또 다른 방법>(정정하) 등이 눈여겨볼만 하다. 4관의 체험관은 ‘진화가 된 혁명들’을 주제 조영준(SMI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기획이다. 일상‧공존‧노력‧가치를 키워드로 삼은 이 전시공간에서는 신명놀이 굿 음악에 반응하는 뇌파를 LED입자로 치환시켜 사운드와 시각효과로 격자구조체에 발현시켜낸 <신명 : 풀림과 맺음>, 예술의전당에서 세계적인 성악가의 가상공연을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의 결합시켜 만들었다는 디지털예술작품 <조수미 홀로그램 미니 콘서트>, 기아자동차 디자인팀의 영상으로 펼쳐낸 금속제련과 카 디자인의 SF영화장면 작은 환상적인 영상구성이나 기하학적 빛의 조각들로 짜여진 듯한 설치구조물 등이 흥미롭다. 마지막 전시관인 지역산업관은 ‘디자인을 통한 광주의 혁명’(임채형조선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기획)이 주제다. 광주 뷰티 공동브랜드 개발 화장품들 소개, 광주지역 생산제품이나 중소기업 우수상품 비즈니스 존, 광주 우수문화산업 소개 존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열악한 지역기반 중소기업들의 제품가치를 알리고 시장경쟁력을 높이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역기업과 예술인들의 협업 결과물들을 홍보하여 지역산업 활성화를 도우려 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작은 단위 전시소품들을 무리지어 모아놓은 구성들로 전시구성의 묘미나 매력들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감이 있어 아쉽기도 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 시대에 펼쳐지거나 드러나고 있는 여러 문화현상과 이슈들을 디자인문화로 풀어내려 한 것 같다. 그만큼 기획의 키워드나 수용하고자 하는 이슈들이 폭넓어지게 되고, 전체적인 집중력과 강한 전달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같은 도시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특성이 상당부분 일반화되어 있는 만큼 그와 유사한 기획의 접근이나 작품구성보다는 디자인비엔날레다운 차별화와 보다 선명한 이슈 파이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