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이남‧정정주 초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현화 작성일22-01-28 12:46 조회2,15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정정주 <façade 2021-1>, 2021, 240x500x27cm, 스테인레스스틸, 거울, LED / 이이남 <반전된 빛>, 2021, 스티로폼, 싱글채널 비디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이이남‧정정주 초대전 2021.11.28-2022.02.13 / 무안군오승우미술관 디지털 신체의 잠재성과 초월성 실존하는 인간과 가상의 로봇이 공존하고 있는 AI 시대, 작가들은 이러한 혼종의 시대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며 작품으로 구현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해보기 위해 이번 전시에서는 미디어 아트 작가인 이이남과 장정주가 초대되었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치환된 빛을 통해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과 인간이 만들어 낸 가상세계 사이를 매개하면서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시공을 마법과 같이 보여준다. 이이남 작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서울대학교 생명과학연구팀(GFLAS연구소)에 보내 DNA정보(염기서열, A,G,C,T)를 추출한다. <생기를 코에 불어넣다>에서 작가는 이를 빛의 신호로 바꾸어 식생 애니메이션의 자연 형상과 함께 데이터화하여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말하자면 작가 자신의 유전자 정보가 식물 애니메이션의 표면을 뒤덮음으로써 그림이 숨을 쉬고 꽃을 피우고 춤을 추는 유기체로 변화된 것이다. 이로써 빛의 신호는 작가의 신체와 예술의 혼종성을 재현해내는 4차원적인 매체가 되었다. 빛으로 치환된 작가 자신의 DNA가 그림으로 재현되거나, 고대의 갑골문자부터 추사의 <세한도>에 이르기까지 5천여 권의 고서에 실린 문자와 그림이 데이터화 되어 폭포수로 쏟아지는 이이남의 (뉴)미디어 영상은 창조주인 신과 우주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근원적인 섭리와 함께 인간의 역사를 추동하는 본질적인 에너지를 디지털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정정주 작가는 건축적 공간과 기둥, 창문, 파사드와 같은 구조물 사이에서 우리가 시각기관이나 몸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빛의 현상학적 의미들을 LED를 이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변주하여 보여준다. 그의 건축적 구조물은 금속재료나 아크릴, 거울 등으로 구성된 15cm의 깊이를 가진 정사각형 모듈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추상화된 건축적 몸체를 통과하며 빛을 발하는 LED 색상은 타인에 대한 심리적인 두려움과 함께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인간의 현실적 노력을 나타낸다. 중세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파사드> 시리즈의 영롱한 디지털 광원 구조물은 빛으로부터 형성되는 심리적인 불안과 공포를 넘어 마침내 숭고에 이르는 긴 철학적 사유의 알레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정주의 건축적인 디지털 공간은 그 자체가 빛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신체이면서 동시에 숭고함을 내포한 성소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작가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가상의 빛과 디지털적인 신체를 통해 주체와 타자, 생성과 소멸, 죽음과 영원, 세속과 숭고의 대립적인 면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디지털 방식의 이미지는 더 이상 실재와 가상으로 명확하게 양분되지 않으며, 우리의 현실 속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미 주어진 것들과 함께 현실 속에 존재하는 가상세계의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 모순성은 우리의 뇌와 몸속에 많은 생각과 의미를 발생시키는 잠재성과 초월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할 것이다. - 박현화 (기획자,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관장) 정정주 전시공간 정정주 <façade 2021-1>, 2021, 스테인레스스틸, 거울, LED, 240x500x27cm 정정주 <façade 2021-1> 부분 정정주 <Pesfektive 2021-1,2,3,4>, 2021, 스테인레스스틸, LED, 각 70x120x30cm 이이남 전시공간 이이남 <반전된 빛>, 2021, 스티로폼, 싱글채널 비디오 이이남 <빛의 탄생> 부분, 2014, 싱글채널 비디오, 사운드, 7분 8초 이이남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 2021, 2채널 비디오, 사운드, 10분 27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