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60년, 미래 역사 쓰기- ZKM 베스트 컬렉션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2-02-03 12:19 조회2,47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ZKM 베스트컬렉션 전시 중 '미디어, 신체, 초상' 섹션 일부 미디어아트 60년, 미래 역사 쓰기- ZKM 베스트 컬렉션전 2021.12.17-2022.04.03 / 광주시립미술관 세계 미디어아트 60년의 역사를 되짚으며 그 미래를 전망해 보려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독일 ZKM(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센터)과 공동으로 주최‧기획한 ‘미래의 역사쓰기 : ZKM 베스트 컬렉션’ 광주 전시회다. 지난 12월 17일부터 오는 4월 3일까지 무려 5개월여에 걸쳐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2,3층 전관을 채워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국제 협력전이다. 미디어아트로 특화된 미술관인 ZKM은 1989년 개관 이래 이 분야에 각별한 관심과 역량을 쏟아 왔다. 고전적 예술개념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문화흐름 속에서 관련 조사‧연구와 창‧제작, 전시‧공연, 작품수집과 아카이브 구축에 힘써 왔다. 특히 회화, 드로잉, 그래픽, 조각 등의 기존 장르는 물론 영화, 비디오아트, 사운드아트, 라이트아트 등 1만여 점의 작품을 폭넓게 소장하면서 이 가운데서도 전자예술, 특히 컴퓨터 기반 작품의 컬렉션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평가된다. 이에 따라 1960년대 초기 비디오아트부터 최근의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아트 60여년의 역사적인 창작들을 모아왔다. 이 가운데 주요 작가 64명과 95점의 작품들 엄선하여 해외 나들이 전시회로 광주시립미술관에 펼쳐놓은 것이다. 백남준, 게리 힐, 빌 비올라, 브루스 나우만, 제니 홀저, 제프리 쇼 등 현대미술사를 수놓는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초기 실험적 작업부터, 이후 세대들의 최근 작업에 이르기까지 전기와 빛, 전자기술, 과학과 디지털매체, 사운드, 퍼포먼스, 실상과 가상공간,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예술 소재와 형식의 융합 확장의 역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이다.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한 광주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미디어 매체가 변화, 발전해 온 흐름에서 사회적 관습, 문화 그리고 인간의 시각과 관념이 변화해 온 맥락이 함께 발견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비디오, 비디오 조각, 사진, 디지털아트, 컴퓨터아트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 세부 장르들이 매체 변천의 면면을 보여준다.”고 소개한다. 전시는 6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맨 먼저 만나게 되는 1층 제1~2전시실의 ‘프롤로그’ 섹션은 알도 탬빌리니의 대형 영상작업이 도입부로 맞아들인다. 형체를 알 수 없이 온통 지글거리는 흑백영상과 이따금 카운트다운이 뒤섞인 소음 같은 사운드의 스크린들은 1960년대 전자미디어 퍼포먼스의 예를 보여주는 <블랙 필름> 연작(1965~69)이다. 또한 스크린 사이사이 바닥에 원형으로 회전하며 투사되는 영상은 슬라이드에 바이러스, 정자, 촌충 등을 그리거나 시를 적어 넣은 ‘루마그램’(Lumagrams, 1965~2017) 형식이고, 둘씩 짝지어 놓은 모니터 영상들은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제작하였다는 다큐 인터뷰 형식의 <창조적 일렉트로그래피>(1971) 연작들이다. 이어 2전시실의 우디 바술카와 스타이나의 <재림한 빛>(1974, 2002)은 둘러 세운 스크린에 이따금 기하학 도형들이 슬쩍 비치다가 사라질 뿐 계속 지글거리며 흑백과 칼라로 교차되는 전자적 신호에 의한 영상 노이즈 화면들이다. 3‧4전시실은 ‘미디어, 신체, 초상’이 소주제인데, 인간의 몸을 소재로 한 초기 비디오아트부터 요즘의 인터렉티브아트까지 그 변천을 볼 수 있다. 초기 비디오아트의 선도적 거장들이라 할 브루스 나우만의 동어반복 <립싱크>(1969), 사람 입을 연속 변형시켜가며 추상과 실재를 오가는 게리 힐의 <마우스피스>(1978), 나체의 남녀가 마주 달려와 부딪치기를 반복하거나 서로 활과 화살을 당기고 마주선 아브라모비치와 울라이의 퍼포먼스 영상 <시간 속의 관계>(1976~79, 1980), 초현실주의 회화처럼 신체를 기이하게 왜곡 전치시키는 즈비뉴 립진스키의 <탱고>(1980),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 발언의 왜곡영상이 중첩되는 피필로티 리스트의 <나는 많은 것을 그리워하는 여자가 아니에요>(1986)와 <실수>(1988), 옷가지가 풀어 헤쳐진 여행가방 속에 부르기를 반복하는 영상투사 얼굴이 들어있는 토니 오슬러의 <여보세요?>(1996) 등이다. 3층의 5‧6전시실의 3섹션 ‘미디어와 풍경’은 전자예술의 발달 속에서 새롭게 대상화되고 해석되는 자연과 풍경을 보여준다. 수면 물결인 듯 투영된 거울면인 듯 유동하는 게리 힐의 모니터 영상 <거울의 길>(1975~76), 신체 일부인 듯 왜곡된 풍경인 듯한 난 후버의 <사막>(1985), CC-TV처럼 건물공간과 기계장치 근접영상을 비추는 하룬 파로키의 <눈 ; 기계>(2003) 등이다. 이어지는 4섹션 ‘미디어, 건축, 공간’은 1990년대 이후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공간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볼프 포스텔의 도시풍경과 모니터 사진을 병치시킨 <흐리트 치니 프라하>(1969), 관람객이 실내자전거를 타고 영상 속 풍경 속을 달리는 제프리 쇼의 인터렉티브 아트 <읽을 수 있는 도시>, 긴 박스의 양쪽에 세느강 유람선 영상으로 공간이동을 상상케 하는 에드멍 퀴펠의 <퐁 마리 다리>(2008) 등이다. 5섹션은 ‘미디어의 고유영역’인데, 백남준의 초기 전자파 왜곡영상이나 샬롯 무어만과의 협연퍼포먼스 영상 등이 편집된 초기 TV실험작업(1965~68), 화면 속 화면이 무한 중첩되는 페터 바이벨의 TV액션 연작 <무한한 샌드위치>(1970), 신체일부 같은 불분명한 영상이 수직으로 계속 흐르는 조안 조나스의 <버티컬 롤>(1972), 리듬 따라 소리가 진동하는 기하학적 형태로 번쩍이다 사라지는 게리 힐의 <전자언어학>(1977), 조금씩 흘려 넣는 쌀알들의 파동으로 스피커의 진동을 시각화한 게리힐의 <매개>(1976~86) 등이다. 마지막 6섹션은 ‘예술매체로서 컴퓨터’인데, 1960년대 초기 컴퓨터부터 최근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전자미디어예술의 예들이다. 컴퓨터영상 조작으로 얼굴에서 얼굴이 계속 벗겨지는 피터 캠퍼스의 <4면 테이프>(1976), 빨간색 자동차가 점차 풍만하게 부풀려지기를 반복하는 에르빈 부름의 <들숨, 날숨>(2021), 관람객을 스캔한 정보 코드와 텍스트의 연동이나 컴퓨터와 데이터‧게놈‧섀도코드의 작동을 스크린에 펼쳐놓은 페터 바이벨의 ‘당신의 코드’ 혹은 ‘당신은 코드이다’로 읽히는 <YOU:R:CODE>(2017), 난무하는 이미지들 속에서 디지털 원본을 거래 소장하는 대체불가토큰(NFT) 방식을 미디어아트와 결합시킨 킴 아젠도르프의 <모노그리드>(2021) 연작 등이다. 이번 ZKM 소장 작품전은 현대미술에서 실험성이 강한 전자예술, 미디어아트의 역사를 일별해 볼 수 있어 특별하다. 물론 전자매체나 미디어아트의 빠른 발전으로 이미 옛 시대 유물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지만, 장기간 전문적인 컬렉션을 키워 온 ZKM에 경의를 표한다. 미디어아트를 특화시킨다는 광주가 이런 전문 컬렉션을 그저 부러워만 할 일인가라는 생각도 들면서, 창작자들은 물론, 관련분야 연구자나 기술자, 미래 탐구자와 기관 종사자들도 현재와 미래의 연결에 거울로 삼았으면 한다. 자세한 사항은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062-613-7125)로 문의할 수 있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프롤로그 섹션, 알도 탬빌리니의 블랙필름, 루마그램 연작(1965~2017) 일부 미디어, 신체, 초상 섹션의 브루스_나우만, 빌 비올라, 게리 힐, 백남준 작품 미디어, 신체, 초상 섹셔의 토니_오슬러 <여보세요>, 1996 미디어, 건축, 공간 섹션의 에드멍_귀펠 <퐁_마리 다리>, 2008 미디어, 건축, 공간 섹션의 제프리_쇼 <읽을 수 있는 도시>, 인터렉티브아트 미디어와 풍경 섹션의 하룬_파로키 <눈 ; 기계>, 2003 예술매체로서 컴퓨터 섹션 중 킴_아젠도르프 <모노그리드 연작>, 2021, NFT(블록체인 기술) 예술매체로서 컴퓨터 섹션에서 페터_바이벨 <.YOU ; R ; CODE>, 2017, 인터렉티브 컴퓨터 설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