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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선희 사진 초대전 ‘널 사랑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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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한우종 작성일22-10-31 13:05 조회1,6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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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니109 Water deer109_80x60cm_Pigment print_2022.jpg
    문선희 <라니 109>, 2022, Pigment print, 109_80x60cm, 신세계갤러리 제공

     

    문선희 사진 초대전  널 사랑하지 않아

    2022.10.27-11.15 / 광주신세계갤러리

     

    고라니를 만나온지 어느덧 십 년. 긴 호흡으로 작업을 이어오는 동안 고라니는 나에게 북극곰이나 앨버트로스같은 이국의 생명들보다 애틋한 존재가 되었다구할은 기다림이었다. 그들이 내 존재에 익숙해질 때까지 낮게 엎드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조심스럽게 서로의 존재를 느끼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마침내 서로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그 순간에 당도했을 때, 우리 사이에는 무언가 흘렀다. 그렇게 두 개의 영혼이, 두 개의 세계가 만났다모든 존재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심연을 가지고 있다.” - 작가노트 중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 할 수 있는 고민들을 사진에 담아 왔다. <묻다>(2015),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2016), <거기서 뭐하세요>(2016)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사진 연작에 이어 2013년부터 긴 시간 동안 작업해 온 <고라니> 연작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선보인다.

    고라니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농작물 피해를 주는 유해 야생동물로 분류되어 해마다 수십만 마리가 사라지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고라니는 한반도와 중국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동물이며, 치타코알라와 같이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국제적 멸종 위기동물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고라니는 전 세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태계 파괴와 협소한 서식지 등의 이유로 농가까지 내려와 농민들에게 피해를 미치고 있다. 작가 또한 피해를 본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만 고라니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들에 대한 처치가 불가피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무분별하게 포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고민하며 지난 10년 동안 작업을 해오고 있다.

    전시장에는 새끼 고라니 작품과 성체 고라니 작품으로 크게 분류되어 있다. 성체 고라니는 생김새의 차이로 수컷과 암컷의 구분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 시기의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작의 작품 한 점 한 점에는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제각각의 성격과 감정이 담겨있다. 특히 작가는 무미건조하고 획일적인 틀을 사용하여 오직 그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과 색상을 제외하고, 더 나아가 몸의 형태도 생략함으로써 개성을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이는 고라니 스스로 자기 존재와 처지를 드러내게 하는 작가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 미술제 심사평에서 문선의 작가의 작업은 작가의 수행성을 기본으로 예술이 사회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표면적으로는 정서적이고 감각적이지만, 그 내부에 파고든 사회 정서적 서사는 그 무엇보다 날카롭고 신랄하다.”고 평가를 받으며 대상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이번 문선희 작가의 <널 사랑하지 않아> 전시를 통해 고라니를 미움의 대상이 아닌 관심을 갖고 천천히 들여다봄으로써 교감의 대상으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 한우종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

    이번 문선희 개인전은 [22회 광주신세계미술제](2021) 대상 수상작가 초대전으로 마련되었다. 당시 심사결과 발표에서 박영택 심사위원(미술평론가, 경기대 교수)사진과 문자, 서사를 지닌 작업은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를 거느리고 보는 이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작가의 다양한 관심사와 그것들을 힘껏 담아내는 성실함, 집요한 탐사 등을 높게 평가해 올해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니101 Water deer101_80x60cm_Pigment print_2022.jpg
    문선희 <라니 101>, 2022, Pigment print, 109_80x60cm, 신세계갤러리 제공
    라니32 Water deer32__73x63cm_c-print_2020.jpg
    문선희 <라니 32>, 2020, c-print,_73x63cm,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문선희.라니 연작.신세계.221028-1.jpg
    문선희 '라니' 연작 일부
    문선희.라니(Water deer) 연작.신세계.221028-1.jpg
    문선희 '라니' 연작 일부
    문선희전.신세계.221028-4.jpg
    문선희 사진초대전 '널 사랑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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