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 속 자연생태 재정립의 메시지 - ‘리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2-02-12 13:25 조회2,10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이성웅 <Water drop-part 2>, 2021, LED다이오드, 목재의자 설치, 담빛예술창고 사진 환경위기 속 자연생태 재정립의 메시지 - ‘리폼’ 2021.12.22-2022.02.27 / 담양 담빛예술창고 진보사회가 지향하는 혁신의 기치와 이상만큼이나 창조세계를 탐구하는 예술에서는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찾기 위한 투혼과 더불어 일상의 간과된 가치를 재발견해내는 작업 또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미술의 끊임없는 모색과 변화 흐름 속에서 소재도, 형식도, 추구하는 가치도, 예술정신도 날것의 생기 못지않게 기존 것들에 대한 재해석과 재가공, 융‧복합들로 뜻밖의 울림과 신선함을 이루어내는 작업들 또한 적지 않다. 담빛예술창고 기획전에서 내건 ‘리폼(REFORM)’이라는 주제도 광범위한 주제이면서 시각예술형식으로 재조형의 메시지를 담아보려 한 것 같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와 환경위기, 전쟁, 산업사회 이후 소비문화에 대한 문제의식 등, 문명 흐름의 시대변화를 읽고자 기획되었으며, 인류의 지난한 역사 속, 새롭게 재생되어야 하는 것들이 예술가 개인의 작업에서 파생되는 소통과 공유를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삶 속에 반영하고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보고서”라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전에는 기존 소재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조형언어를 펼쳐내는 이성웅, 정재엽, 폴바주카, 모난돌 4작가(팀)가 초대되어 담빛의 본관과 신관 양쪽을 꾸미고 있다. 주제의 해석과 표현은 창작자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제시된 전시주제 ‘리폼’과 잘 연결된 경우도 있고, 별 상관관계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작업들도 있다. 초대된 작업 가운데 이성웅의 <Water drop-part 2>(2021)은 그의 예전 작업들과는 전혀 다른 어법의 새로운 조형실험이다. 마른 나뭇가지나 넝쿨, 솜, 철사, 폐지, 네온피스, 공기조형(에어볼륨), 맵핑영상, 홀로그램 등등 재료도 방법도 자유롭게 입체조형과 설치, 미디어아트의 세계를 넘나들던 그동안의 작업들과는 다른 실험작업으로 보인다. 전시실 한쪽 공간에 가득 깔린 LED 다이오드 조명들은 그 작은 점점의 빛들이 언뜻 아스라이 펼쳐진 별무리들처럼 환상적이다. 그 빛점들의 한 가운데 아담한 걸상이 조명 아래 놓여있고, 거기로 이르는 나무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관람자는 어둠 속 빛무리 사잇길을 건너 작은 꼬마의자에 몸도 마음도 내려앉히고 현실 너머 또 다른 세계로 잠시 침잠해 들 만하다. 잠시잠깐 심신의 휴식을 누려볼 수 있는 이 설치작업은 명제가 ‘Water drop’이다. 빛무리와는 전혀 다른 물방울들의 반짝임이라는 것인데, 원래는 바닥에 물을 채우고 벽에도 거울을 붙여 빛으로 환원된 빗방울들의 하모니로 채우고 싶었다 한다. 맘먹은 대로 작품을 설치할 수 있었다면 무한히 둘러싸인 물방울들의 반짝임 속에서 더 깊은 황홀경을 맛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전시장 밖 <Water drop-Part 1>(2021)은 수면에 떨어졌다가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고속촬영하여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는 모니터영상이다. 이번 두 작품 모두 물방울이 소재다. 맑은 물 한 방울의 낙하 파동에 집중한 <Part 1>에서 튀어 오르는 물방울 안에는 지구모습이 담겨 있다. ‘리폼’ 주제를 환경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져가는 지구에 대입시켜 생명의 시작과 끝인 물로써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근래 홀로그램 영상맵핑 등 여러 매체로 이어온 지구 환경생태에 관한 연작들과 맥을 같이 하면서 물의 상징성에 집중한 영상과 설치작업이다. 그는 “작가는 사람들을 소통시키는 터널이라 생각한다. 예술가라는 직업이 좋은 점은 할 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작업하고 있다. 개인적일지 모르지만 개인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이야기와 다른 이와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고 적어놓았다. 물론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관람객 저마다 전시주제와 작품을 연관 지어 생각해 보도록 여지를 열어두려는 의도일 거다. 그러면서도 기획의 글에 밝혀 놓은 산업사회 소비문화나, 문명과 시대 변화나, 코로나 바이러스 환경위기 같은 소란스럽고 심란한 사회 생태환경들과 연관 지어 현재와 앞날을 성찰하고, 물방울들의 씻김을 통해 혼탁한 시대현상을 말갛게 치유해 보자는 메시지를 깔고 있다. 사운드아티스트이면서 미디어아트와의 협업이나 융‧복합에 함께 해 온 폴 바주카는 무등산 서석대의 주상절리를 골판지 상자들을 쌓아 대신하고 거기에 빠르게 천변만화하는 추상영상을 맵핑으로 투사시키고 있다. <Deep@서석대>라 이름한 이번 개인작업은 외지 출신으로 아직 직접 오르지 못한 서석대의 밤풍경을 상상으로 연출해 본 것이다. 오로라나 환상세계 같기도 한 현란한 맵핑영상에 낮은 음으로 깔리는 drone 자작곡 사운드를 입혀 색다른 무등산의 자연풍경과 상상계를 중첩시켜 놓았다. 다만, 주변 빛의 차단이나 빔프로젝터의 조도, 박스설치물의 누런색들 때문에 영상효과도 사운드의 몰입감도 떨어져 그가 의도한 시청각효과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 VR작업을 스크린 영상 설치로 대체한 모난돌(와사달)의 <물과 먹이 없는 수묵화>는 내려뜨린 흰 천들에 투사된 영상과 별도 출력되어 족자형과 입체패널로 전시되고 있다. 2D기반 수묵산수화를 미디어아트 테크닉을 결합해 시각적 형식을 재해석해낸 작업인데, 전통적 회화형식에서 현대조형적 변용, 디지털 미디어아트로의 전환까지 새롭게 풀이해 본 것이다. 관람객은 VR 대신 준비된 터치패드로 스크린 영상을 360˚ 움직여가며 수묵산수 속을 노닐어 볼 수 있다. 정재엽의 <정원의 건너편>은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새삼 실감하고 있는 인간사회와 자연의 공생 균형의 파열이 가져온 전지구적 위기상황 속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회복시켜 조화로운 공생구조를 복원하자는 메시지의 설치조형과 사운드 결합작품이다. 생명의 파동 같은 투명 가림막과 원형 조형물에 관람객이 다가서면 센서 작동에 의해 낮고 투박하게 긁히는 기계음이 깔려지는데, 회오리 지는 둥근 조형물 아래 흙무더기에는 마른풀이 심어져 있다. ‘리폼’에 관한 네 작가의 접근은 모두가 지구환경 또는 자연생태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조형적 재설정이나 개념적 형상조형으로 주제풀이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 속에서 그만큼 생태환경에 대한 위기의식과 대안모색이 절실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음일 것이다. 메시지의 시각적 집약이나 연출, 공간 환경과 미디어기기의 기능적 표현효과에서 아쉬운 점들도 있지만, 시대환경에 대한 기획자나 작가들의 메시지가 모아져 현실타개와 사회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전시임은 분명하다. -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이성웅 <Water drop-part 2> 부분, 2021, LED다이오드, 목재의자 설치 이성웅 <Water drop - part 1>, 50인치 모니터, 1분 영상 폴 바주카 <DEEP@서석대>, 2021, 비디오, 사운드아트, 박스설치, LED조명 모난돌(와사달+박광현) <물과 먹이 없는 수묵화>, 2021, 360˚ VR미디어아트 정재엽 <정원의 건너편>, 2021, 목재, 인터렉티브 사운드 설치 정재엽 <정원의 건너편> 부분, 2021, 목재, 인터렉티브 사운드 설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