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 유지원의 ‘날것, 그대로의 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양초롱 작성일20-07-26 10:39 조회2,078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날것과 그대로의 것' 전시 중 임의진 작품 부분 임의진 유지원의 ‘날것, 그대로의 것’ 2020.07.04 – 08.23 / 담양 해동문화예술촌 “야생의 사고는 야만인의 사고도 아니며 미개인이나 원시인의 사고도 아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세련화되었다든가 길들여진 사고와는 다른, 길들여지지 않은 상태의 사고다.”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신화학』의 제 1권 「날 것과 익힌 것」에서 날 것과 익힌 것, 신선한 것과 부패한 것, 젖은 것과 태운 것 등의 문명화의 정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날것은 야만, 원시, 폭력성과 연관된 반면, 요리된 것은 문명, 교양, 사회적 교류를 의미한다. 문화라 규정되는 인간만의 독특한 존재 양식은 경계가 없던 것에 경계를 긋는 데서 시작되지만, 문화적인 상황에서 부패한 것, 썩은 것 등이 잘 익은 것을 넘어설 수 있다. 이에 이 전시는 날것, 그 자체로의 것의 가치, 그리고 길들여지지 않은 상태의 예술적 속성들에 집중한다. 야생의 사고 ; 임의진 레비스트로스는 ‘브리콜뢰르(bricoleur, 손재주꾼)를 통해 길들여지지 않은 사고를 설명한다. 우편배달부 페르디낭 슈발의 ‘이상궁(Palais ideal)’처럼, 브리콜뢰르는 문명의 상징인 ‘장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한다. 장인은 좀 더 나은 작업을 보장받기 위해 자신에게 적합한 재료와 도구를 추구하지만, 브리콜뢰르의 재료들은 우연적으로 그의 손에 들어온 것들로 작업에 돌입하며 모든 선입견 너머의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우연적 재료들 간의 부딪침 속에서 재료가 가진 잠재적 능력을 끝까지 끌어올려 작품이 탄생한다. 이러한 야생의 사고는 예술가들에게서 엿보이는 대표적인 특징이지만 슈발의 ‘이상궁’처럼, 직업과 예술적 일상에서 임의진은 자신의 직업 너머의 야생의 사유를 바탕으로 삶을 구축해 나간다. 한국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청년기를 혼돈 속에 보낸 그는 이후 해외 각지를 순례하면서 어깨춤, 떠돌이별, 이매진 등의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수많은 신화의 저변에는 다양한 현상 속에 숨어 있는 문화적 양상 및 그 체계를 이루는 무의식 구조를 통한 몇몇 패턴들이 있으며, 이는 인류 최초의 상상력이 표출된 것이다. 오랜 문명사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신화로 표출되었다면, 그의 삶은 여행지에서의 단순한 방랑객이나 이주민이 아닌 ‘유목민’의 삶처럼 야생적인 상상력을 기반으로 불모의 땅이 된 곳에 달라붙어 그 곳에서 살아가는 법을 창안한다. 날 것의 미적 가치 ; 유지원 유지원은 쓰다 시간이 지나 버려진 것, 오래되어 기피된 공간, 버려진 폐지 등 대상 그 자체에서 보이는 날 것의 미학적 가치를 발견한다. 그러나 단순히 오래된 것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끄집어낸다. 그가 발견한 대상은 죽음과 시간, 시간이 지나 결국 의미가 퇴색되어 그 존재 자체가 보잘 것 없는, 우리의 인식에서 사라져가는 대상물이다. 특히 작가는 의미(가치)와 기능을 잃어버렸고, 서로 다른 폐허에서 존재하는 건축 자재의 조각들을 재조합한다. 따라서 그의 작업이 언뜻 집처럼 보이는 건축물로 재구성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가 정의하는 ‘집’으로 규정될 수 없다. 이 재료들은 결코 같은 성질의 무엇으로 통합될 수 없으며 낯선 풍경으로 자리 잡는다.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함축하는 재료들로 연결된 집 터(‘집’이 아닌 집의 형상)는 현실과 비현실을 일차원적으로 공존시키며, 이 변증법적 관계를 기반으로 야생적인 상상력의 대상이 파생된다. 이로 인해 날 것 자체에서의 시·공간의 층위, 그 가운데 살아가는 인간 존재의 유형, 야생의 사유를 기반으로 한 삶을 상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두려움과 불완전함 속에서도 살아온 인간의 터전과 시간의 공생, 그 가운데 끊임없이 표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야생적 사유의 흔적을 역추적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날 것 자체에서의 시·공간의 층위, 그 가운데 살아가는 인간 존재의 유형, 야생의 사유를 기반으로 한 삶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두려움과 불완전함 속에서도 살아온 인간의 터전과 시간의 공생, 그 가운데 끊임없이 표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야생적 사유의 흔적을 역추적 할 수 있을 것이다. - 양초롱 (해동문화예술촌 예술총감독) 임의진 <담양에서 런던까지>(2020, 나무판에 유화, 85x23cm), <,담양에서 파리까지>(나무판에 유화, 아크릴릭, 90x23cm) 임의진 <떠돌이개의 여행-가을우체국> 임의진 <광액도아>(열반경), <존 레넌과 자유> 임의진 <아이슬란드 오로라> 유지원 <Trace-(Un)Building>, 2019 유지원 <Trace-Collector>, 2019, 단채널 비디오, 20'25'' 유지원 <예술가의 여정>, 2015, 단채널 비디오, 14'48'' 유지원 <시가 없는 세상>, 2017~2020, 혼합재 설치, 영상, 13'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