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앵포르멜회화에서 김보현의 5060작품 다시보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1-07-23 19:57 조회1,963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김보현, <무제 (KIMPO-W10)>, 1961, 캔버스에 유채, 81x81cm 호남 앵포르멜회화에서 김보현의 5060작품 다시보기 2021.07.01-09.20 / 조선대학교 김보현실비아월드미술관 1946년 개교 때부터 1955년 미국으로 건너가기까지 9년여 간 조선대학교 미술과의 초창기 교수였던 김보현의 앵포르멜 회화를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조선대학교미술관이 김보현&실비아월드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 전시는 대학 미술관 소장품들 가운데 김보현의 도미 직후인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까지 앵포르멜 회화를 모아 호남 앵포르멜 역사와 연관지어보는 기획이다. 깁보현이 조선대학교 교단에 섰던 1940년대 말과 50년대 전반까지-광주에서 활동하는 동안의 작품들이 거의 망실되어 광주지역 미술사와 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립하기가 쉽지 않은 터에 50년대 후반부터의 작품들에서 그 연결선 상의 어떤 단초를 찾을 수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였다. 그의 광주 체류 당시 작품은 대상의 주관적 해석이 가미된 구상계열 위주였다는데, 이번 전시작에서 1955년의 <손박사>와 <백합>은 사실묘사에 충실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의 구상계열 또는 반추상 형식은 도미 후 얼마 되지 않아 격렬한 비정형추상으로 전면적인 변화로 사라지게 된다. 전시된 앵포르멜 계열 작품 중 가장 이른 예인 1957년 ‘무제’ 연작들은 한국에서의 여순사태와 한국전쟁 전후로 상처받고 억눌려 있던 심적 고통과 고뇌들을 이국의 자유세계에서 거리낌 없이 쏟아내는 감정의 분출들이다. 김보현 개인사로 보면 자신을 억압하고 있던 억울한 불시구속과 고문의 트라우마, 외적 압박의 굴레를 털어버리려는 절규의 몸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비정형 추상표현주의는 현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940년대 후반에 일어나 5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이미 그 열기가 식어가고 있고, 이를 대신한 서정추상과 옵티컬, 팝아트 등으로 다원화되면서 미술흐름이 변하고 있던 상황이라 때늦은 일탈형식의 차용일 뿐이었다. 그런 무작위적 거친 감정의 토로들에서 60년대로 접어서는 여전히 행위성과 질료감을 위주로 하면서도 순간적인 필획의 기운을 모아 응집과 이완, 여백효과까지 감안한 공간감에서 화폭 위 조율이 더 두드러진다. 서법추상과도 연결되면서도 필획의 역동성을 살리는 그의 화폭에는 중첩과 번짐과 뿌리기 등이 어우러져 한껏 돋워진 자유창작의 갈망상태를 보여준다. 이런 경향은 전시작품 중 후대에 속하는 1964년의 <추상>A와 B는 순발력의 비정형과 단순간결한 기하학적 흰면 구성이 결합되어 훨씬 정제된 화폭을 보여준다. 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조송식 교수는 전시평문에서 “그의 추상표현주의 작품은 m게 3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 첫 시기는 1960년 이전 다양한 추상표현주의를 시도하는 시기이고, 두 번째는 1960년대 드 쿠닝의 영향을 받되 동양의 서예적 필치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드러나면서도, 당시 동양적 서예에 관심을 가졌던 프란츠 클라인이나 로버트 마더웰과 다른 특징을 지니는 시기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1963년부터 색면이 나타나는 하드-에지 시기이다. 이 마지막 시기의 작품은 이전의 혼란과 무질서, 에너지의 충만, 그리고 어두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선명하게 색면의 구획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특히 “그의 추상표현주의 회화에서 개성적 깊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두 번째 시기의 동양적 서체추상이다. 그는 생명이 탄생하기 이전 생명 기운을 서예적 필치로 표현하였다… 이는 존재 이전의 세계로, 질서가 형성되기 이전 ‘혼돈’의 무(無)에서 일어난 작위라 할 수 있는데, 생명의 약동을 서예의 변화무쌍한 필치로 표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작품은 미술관 소장작품 중 일부를 골라 구성한 것이어서 50~60년대 김보현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폭넓게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호남의 앵포르멜’이라는 맥락을 전시제목에서 강조하였지만, 실제로는 광주에서 제작한 앵포르멜 작품이나 그런 탐구 또는 영향관계, 호남지역 다른 앵포르멜 회화작업들과 연관된 구성 등은 아니어서 자칫 기대가 빗나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 서양화단 형성기에 그 주역으로 활동했고, 교육현장에서 후진양성을 통해 초기 지역미술 인력양성에 관여했던 작고작가의 변혁기 작품을 집중해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지난해 양수아에 이어 올해 탄생 100주년 기념전으로 기획된 강용운 전시 등 광주시립미술관의 지역 비정형추상회화 재조명전들과 연관 지어 지역미술사에서 50~60년대를 되짚어볼 수 있는 자리들이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김보현, <무제 (KIMPO-W15)>, 1957, 캔버스에 유채, 114x127cm 김보현, <무제 (KIMPO-W14)>, 1961, 캔버스에 유채, 214x183cm 김보현, <추상B (KIMPO-W19)>, 1964, 캔버스에 유채, 183x153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