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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환경의 균형 조화-이퀼리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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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유영아 작성일21-01-29 19:56 조회2,0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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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설아.아홉개의검은구멍-징후,소문,무너진 음성.2020.종이에잉크.각150x150cm.jpg
    김설아 <아홉개의 검은 구멍-징후, 소문, 무너진 음성> 연작, 2020. 종이에 잉크. 각 150x150cm

     

     

    인간과 환경의 균형 조화-이퀼리브리엄

    2020.11.24.-2021.03.14. /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창조원 3,4

     

    장기간의 팬데믹을 불러온 코로나19가 해를 넘겨 1년여가 되어가는 동안 이 낯설고 질긴 바이러스 전염시국에 관한 여러 예술적 탐구들이 있었다. 아시아문화원 기획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에서 열리고 있는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인간과 환경의 경계에서도 이 가운데 하나이면서 진중한 작업들이 답답한 세상에 무한 상상세계를 넓혀준다. ‘

    코로나19가 상황이 등락을 계속하고, 전에 없던 기후이변이 속출하는 요즘, 지난해 1120일에 시작해서 오는 31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정치사회생태환경에 관한 질문과 성찰의 장을 펼쳐내고 있다. 섹션1개인의 과거 기억 속 환경을 주제로 라일라 친 후이판, 허백련 & 무등산 사운드 스케이프, 김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섹션23사회의 역사, 정치와 연관된 환경의 현재에 관해 케친위안, 유지수, 김설아, 첸첸유, 백정기, 응우옌 우담 트랑이, 섹션4환경을 통한 치유, 미래의 비전+상상의 세계에 물야나와 장전프로젝트가 참여하고 있다. 큐레이터 유영아(아시아문화원)의 전시기획글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전시와 작품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2020ACC FOCUS 전시프로젝트는 근래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환경 이슈에 주목하였다한 사회에 속한 개개인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겪은 경험의 기억에서 출발하여 그 개인이 속한 사회의 정치역사적 측면을 들여다보고자 하였다환경이 어떤 누군가를 중심으로 그 주변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도 하나의 종()인 점에 염두에 두고자 생태계에서 중요한 개념인 이퀼리브리엄을 이번 전시를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핵심어로 선정하였다.

    때로는 마치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려는 바이러스의 침투노력처럼 부정적인 행위도 일어나며, 그것을 막기 위한 행위 또한 발생한다. 먹이사슬에 의해서 가능한 생태계 평형에서 어느 것도 우위를 점하지 않으며, 순환되는 흐름에서 평등하며, 궁극적으로 평형은 평등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이퀼리브리엄전시는 다른 종들의 고투와 같은 맥락에서 인간의 행위, 특히 생태계 평형을 이루기 위한 인간과 환경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행동들 중에서 인간이 제거한, 제거하고 있는 과거 기억 속 자연환경의 모습을 마치 에세이나 일기처럼 기록하는 작가들에게 집중하였다.

    첫 번째 섹션은 특정 장소와 모습을 소리와 이미지, 신체적 경험을 담아낸 사운드스케이프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라일라 판친훼이(Laila Chin-Hui FAN)장소특정적 작품인 <허백련 & 무등산 사운드 스케이프>(에서) 타이베이의 위엔산만큼 지역에서 명소인 무등산을 선택하고 그곳에 작업실을 두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남종화 대가인 허백련(1891~1977)을 연결하고하 하였다<일출이작(日出而作)>이 실제 풍경을 그린 작품이 아닌, 사유를 통해 풍경을 종합적으로 해석했던 점을 근거로 하여, 작품의 의미와 가까운 장소를 찾아 그곳을 사운드워크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현재 광주역 근처인 경양방죽은 일제시기에 매립된 곳으로, 허백련 작가와 사상적으로 가까웠던 최흥종(1880~1966) 목사가 지역의 농업부흥을 위해 저수지 매립을 반대하였던 곳이다. 따라서 허백련 작품에서 상상될 수 있는 소리를 시뮬레이션하고 그 소리를 들으며 작품을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섹션2는 개인의 기억, 일상의 기록이 사회의 역사적인 사건이나 고대 문헌 속 도상들과 만나 하나의 역사적 사실이 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김설아(1983~ )는 세필화를 통해 작가가 이주 후 폐허가 된 장소에서 발견한 곰팡이, 깃털과 같은 흔적들을 새로운 형상들로 기록하여 자신의 기억들을 형상화한다작가가 살았던 여수 중흥동을 환경문제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의 과정에서 발견한 폐허 속 보잘 것 없는 재나 벌레들의 꿈틀거리던 움직임에 주목하였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존재들이지만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포착하고 생명체로 변화시킨다

    섹션3에서는 고대사에 등장하는 용, 서양 격언에 등장하는 코끼리, 신화에 등장하는 뱀의 도상들, 그리고 독을 치유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동종요법과 같은 이야기가 현대 사회의 모습을 투영하는 작품들 속에 묶여졌다섹션4는 기억과 기록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낸 작품들을 통해 인간과 다른 존재들과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결과적으로 <이퀼리브리엄>전시는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멀리 있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일상적인 일들이고 그것들을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현재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평형은 생태계에서처럼 눈으로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듯이 당장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그것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 속에서 살펴볼 때 경계 속에서 일어난 행위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평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평형 속에서 누구도 우위를 점하지 않은 평등관계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영아 (아시아문화원 큐레이터)

    라일라 친후이판.허백련,궈쉬에후.이퀼리브리엄-인간.jpg
    라일라 판친훼이 <허백련 & 무등산 사운드스케이프>, <궈쉬에후 & 위웬산 사운드스케이프>

     

    김준.가공된정원.2013.jpg
    김준 <가공된 정원>, 2013
    백정기.용소.2019.jpg
    백정기 <용소>, 2019

    백정기.자연사박물관;태반류.2019.기증받은유리병.물.jpg
    백정기 <자연사박물관 ; 태반류>, 2019, 기증받은 유리병에 물

     

    응우엔 우담 트랑.뱀의꼬리 아침.소녀-커플-소년.2015.6'37''.jpg
    응우엔 우담 트랑 <뱀의꼬리 아침.소녀-커플-소년>, 2015, 3채널 영상, 6'37''

     

    Mulyana.오션 원더랜드.2020.털실뜨개질.jpg
    물야나 <오션 원더랜드>, 2020, 털실 뜨개질

    첸첸유.CHEN chen Yu.감각이없는사물과..2019.jpg
    첸첸유 <감각이 없는 사물과 감각적 앙상블라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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