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서사와 영적 세계 넘나들기 ;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②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1-04-24 15:28 조회1,980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비엔날레전시관 2전시실 소주제를 대변하는 이상호의 <지옥도> <일제를 빛낸사람들> 등 삶의 서사와 영적 세계 넘나들기 ;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② 제13회 광주비엔날레 / 2021.04.01-05.09 3전시실의 소주제는 ‘욕망 어린 신체, 분과적 경계너머’다. 오늘날의 세계화된 사회에 군림하고 있는 지성의 형태,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해 공동체적 자유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한다. 제국주의, 독재정권, 군국주의, 반공산주의 프로파간다, 신자유주의로 드러난 욕망의 그늘, 마음과 육체의 관계를 한정 짓는 분파적 논리를 넘어 조건, 기쁨과 쾌락과 욕망의 혼성 등을 탐구한다. 이상호의 친일반민족 인물들의 초상 <일제를 빛낸 사람들>과 군사정권으로 얼룩진 한국현대사의 <권력해부도>, 현세 인간사의 갖가지 풍경을 감로탱 형식으로 풀어낸 <지옥도>와 <통일염원도>를 비롯, 갖가지 훈장과 트로피, 계급장, 무기, 사진들로 군국주의의 그늘을 표본처럼 채집한 시안 데미리트의 <전쟁의 책략>, 불온한 시선과 불안한 삶의 표정들이 혼재된 민정기의 <거리에서-사람들> <소문 Ⅱ>, 문어발 같은 긴 다리들로 쉼없이 움직이는 붉은 괴생명체 형상으로 ‘신화적 억압체계’와 ‘통제되지 않은 기관들의 집단’을 보여주는 사헤지 라할의 <Bashinda>, 물방울 그림과 넓은 이파리가 뿔처럼 끼워진 몇 단의 속옷들을 신상처럼 세워놓은 파트리시아 도밍게즈의 <우주의 흐느낌> 등등이다. 무거운 주제와 작품들의 중압감을 통창으로 내다보이는 녹색 숲의 풍경과 반투명 천들을 늘어뜨려 꾸민 통로 겸 파티션이 기분전환을 선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4전시실은 소주제가 ‘돌연변이에 관하여’이다. 자기모순적 자본주의와 신기술의 가속화와 함께 늘어가는 사회공동체의 분열과 고통, 지질과 기상 변화, 인공대체물 등 미시적 거시적 돌연변이들을 담아내고 있다. 식민지 먹잇감을 둘러싼 탐욕과 권력들과 사회적 역학관계를 검은 까마귀 떼와 종이등불들로 설치한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노스의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 공상과학영화 같은 영상으로 괴테의 [파우스트]를 재해석하여 ‘악마와의 계약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완벽한 지식을 찾아 나선’ 우주행성 탐험자 모습을 담은 문경원 전준호의 <빚는 달, 항아리 안의 삶>, 점점 더 기술발전에 좌우되어 가는 인간 인지능력의 돌파구를 찾아 광주의 무속인과 협업으로 누비 만다라와 퍼포먼스 영상을 제작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샤머니즘을 사이버공간으로 접속시킨 안젤로 플로세스의 <테크노 샤머니즘 ; 예술선언 일기>, 원시 가면과 방독면을 조합해서 환경오염을 상징화한 라지니 페레라의 <마스크> 연작 등을 볼 수 있다. 마지막 5전시실은 ‘행동하는 모계문화’가 소주제다. 여성의 신체, 대지, 토템 모티브 등을 통해 생물학적 출산 기능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모성의 정신을 되짚는다. 모계 중심적인 제주해녀공동체와 협업으로 삶과 죽음 순간에 내뱉는 숨비소리를 후두모양의 크고 작은 조형물들과 함께 담아낸 펨케 헤레크라벤의 <그녀의 가슴 속에 있는 새 스무 마리>, 자신의 뇌 MRI 사진들을 확대 설치하여 내면의 공간을 드러내면서 ‘탈육화된 이성과 대립하는 지성을 육화’하는 비비안 린의 <스판 ; 베르소르 베르사리>, 그리스와 힌두 신화에서 나타나는 가부장제 이전 님프여신들을 닭털로 감싼 가공운모와 수제 유리 키네틱아트로 표현하여 철창 속에 설치한 릴리안 린의 <전기신부> 등과 함께 홍역퇴치 여신으로 모셔졌던 조선시대 <별상마마(호구마마)> 무속화가 전시되어 있다. 존재의 흔적과 영혼들의 서사 한편, 같은 중외공원 권역인 인근 국립광주박물관도 이번에 처음으로 주제전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박물관이라는 장소성을 살려 전시특성을 뚜렷히 드러낸다. ‘사방천지, 온전히 죽지 못한 존재들’을 소주제로 소멸된 죽음과 사후세계, 육신과 영혼, 위령과 제의에 관한 고대유물부터 현대미술까지 구성되어 있다. 신창동 선사유적에서 육탈되어 검게 변색된 상태로 발굴된 인골, 사후 세계와 천상계를 잇는 삼국시대 <새모양 토기> 부장품, 본래 장소로부터 옮겨진 영적 존재들이 박물관 수장고와 진열장을 떠도는 듯 즉흥무로 대신한 테오 에쉐투의 <고스트 댄스>, 폐허가 된 사막의 고대 공동묘지를 부재를 기억하는 제의행위로서 관리하는 알리 체리의 <땅 파는 사람> 영상, 박물관에 옮겨진 시신의 영혼을 불러내어 희망하는 안식처를 묻는 초혼행위로서 갈라 포라스-킴의 마아블링기법 <우리를 구속하는 장소로부터의 영원한 도피> 두 폭 회화 등이 조선시대 <감로도>, <10대왕도>, <12신장도>, <바리공주도>, <티벳 해부도>, 윤회를 관장하는 불교신장 <Yama> 등과 함께 박물관 로비와 기획전시실을 채우고 있다. 올해 처음 주제전 공간으로 연결된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의 소주제는 ‘깊은 기억, 다종의 시대’이다. 과거 광주읍성 밖 풍장터였고 근대기 이후에는 선교사들이 안장된 양림산의 장소성과 연결 지은 전시공간이다. 제주 4.3봉기 대학살의 상처를 태국 민주화운동과 중첩시키면서 생사의 경계에서 삶을 일궈 온 제주 해녀들의 바다거북 설화와 위령풍습 등을 바다 속처럼 푸른빛으로 채운 기획전시실에 연출해냈다. 이와 함께 제주4.3 전후를 생생히 기록한 일기와 짙은 향수냄새가 배인 화산석을 연결하는 시셀 톨라스의 <EQ_IQ_EQ>, 옛 선교사 사택의 지하 크고 작은 공간들에 아메리칸 인디언의 민속식물학과 치유의 장미, 유리꽃병 오브제, 홀로그램 영상과 사이버네틱 제단 등으로 꾸민 파트리사 도밍게스의 <그린 아이리스>, 김상돈이 물품운반 수레에 붉은 고추들을 엮어 주술사의 의상처럼 걸쳐놓은 <불수레) 등이 함께 전시된다. 광주의 도시역사와 함께 해온 광주극장에는 ‘자주적 이미지의 세계들’이라는 소주제로 영상과 사진작업이 소개되고 있다. 극장 휴게공간과 통로벽을 활용하고 있는데, 호주 식민지시대 자원약탈과 감시, 강요된 개종, 신자유주의의 덫 등에 관한 5채널 다큐영상 설치인 카라빙 필름 콜렉티브의 <선조들과 함께 나아가기 : 인생의 낮>, 라이브공연 연주장면이나 주물공장 작업현장을 열화상 카메라로 담아 이미지의 반전과 함께 일상화된 타인의 스크리닝 시각을 환기시키는 주디 라둘의 <굿나잇 비전>, 공산정권 시절의 폴란드 일상을 초현실적인 포토몽타주로 보여주는 조피아 리데트의 <감정과 상상의 세계> 등이다. 온‧오프 공유지대 확장 이밖에도 이번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집합, 대면이 제한된 상황의 타개책이자 재단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온‧오프 공유지대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온라인 출판 플랫폼이자 격월간지인 『떠오르는 마음』발간, 페미니즘 관련 에세이를 모은 『뼈보다 단단한』 등 3종 출판, 미술가와 사회운동가, 학자, 사상가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 공공프로그램 ‘라이브 오르간(Live Organ)’의 하나인 ‘GB토크-수면으로 떠오르기: 연대의 미래를 실천하기’, ‘포럼: 증강된 마음, 계산할 수 없는 것’, ‘행진: 저 문들을 지나’ 등 다양한 방식의 공유프로그램을 곁들이고 있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비엔날레전시관 3전시실 민정기의 <소문 II>(1980) 비엔날레전시관 3전시실 Cian Dayrit의 <전쟁의 책략>(2021) 비엔날레전시관 4전시실 <Angelo Plessas의 <The Noospheric Society>(2021) 비엔날레전시관 4전시실 문경원&전준호 <빚는 달, 항아리 안의 삶>(20160, 단채널영상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