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원ㆍ정정하 초대전 ‘긴 이야기를 가진 빛의 색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현화 작성일21-05-25 17:44 조회2,008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유지원 유지원ㆍ정정하 초대전 ‘긴 이야기를 가진 빛의 색깔’ 2021.05.15-08.15 /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광학적 이론과 시지각과 관련된 물리적인 현상이 밝혀지면서부터이다. 색은 빛의 현상이며, 빛이 다른 파장을 연속적으로 일으키는 들뜬 상태의 전자파로 전환되어 전달되는 자극을 우리의 시지각이 받아들이면서 그 차이에 의해 다양한 색으로 구별된다. 인상파 화가들은 빛에 의한 색의 진동과 파장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점차 재현 위주의 색에서 멀어져갔다. 빛과 색에 대한 과학적 이론을 정립했던 뉴턴의 반대편에서 예술가의 주관적 색채의 심리학적인 면을 살폈던 괴테의 이론은 색채가 가지는 순수성, 독자성, 자율성을 깨닫게 했는데, 이는 후에 추상회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처럼 미술사 속에서 변화되었던 빛과 색에 대한 현대적 맥락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유지원・정정하 두 작가가 초대되었다. 두 작가는 각기 색에 대한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유지원은 재개발을 위해 부서지고 파편화된 건축물과 폐기물들을 수집한다. 작가는 인간의 장소인 건축물이 세워지고 부서지는 과정을 오랫동안 세밀히 관찰해왔으며, 이를 설치나 영상작품으로 제작하였다. 그의 작품에서 건축물은 주로 제품의 포장재인 골판지로 구성되는데, 이는 제품과 포장재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건축적인 문법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이다. 그의 건축적인 문법은 표상적인 것들을 부수고 숨겨진 것들을 드러내놓기 위해 파격적으로 변화된다. 작품들은 내부와 외부가 뒤집혀져 있으며, 타일이 붙은 벽채는 이를 지탱해주는 건물의 바닥이나 몸체로부터 뽑혀져 나와 있다. 이처럼 재구성된 건축물의 맥락은 부서진 잔편들로부터 원래 있었지만 사라진 기억과 삶의 이야기들을 불러오는 역할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색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색은 오랫동안 익숙했지만 삽시간에 부서져버린 낯선 것들이 소환하는 죽음과 망각의 세계를 우리와 대면시키는 창이다. 또 한편으로 색은 사라진 과거와 상상의 미래를 이어주는 문맥으로서 우리의 두려움과 공포를 완화시키면서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페인트 매장에서 일을 하는 정정하의 작품은 페인트 색을 고르는 타자의 꿈과 욕망의 에너지를 빛으로 채집하여 색으로 고정시킨 일종의 삶의 기록물이다. 그녀의 작품을 구성하는 혼합된 페인트 안료의 색과 이를 고정하는 레진, 나무판, 향수병 등의 오브제 사이에서 일어나는 굴절, 반사, 투과, 흡수, 퍼짐, 명암과 같은 빛의 작용은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꿈과 욕망만큼 다채로운 인생 이야기를 반영하고 있다. 정작가의 작품이 지니는 미덕은 날마다 페인트 매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의 기록물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대한 추상화가 되어 마치 종교적인 경전처럼 숭고해진다는 데에 있다. 와서 보라. 1250명의 이야기를 담은 향수병의 5미터가 넘은 기둥을, 그리고 레진에 가둔 빛을 기록하며 달리는 거의 16미터에 이르는 나무판의 지평을... 만일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가장 빛나는 혹은 굴절된, 칠흑 같은 어두운, 또는 새하얀 눈 사이로 핀 붉은 동백꽃 같은, 아니면 새벽하늘 같이 푸르스름하게 반사되는... 각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다양한 색으로 채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 박현화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관장) 유지원 박현화 사진 유지원. 박현화 사진 정정하. 뱍현화 사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