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과 결의의 연대로서 ‘오월미술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0-05-23 12:58 조회1,77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5.18_40주년 오월미술제-3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6관 추념과 결의의 연대로서 ‘오월미술제’ 2020.05.01-05.24 / 아시아문화전당 등 3곳과 12개 연대전시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오월미술제 ‘직시直視, 역사와 대면하다!’ 올해 오월관련 행사들과 더불어 보다 확장된 제전으로 처음 기획된 오월미술행사이다. 물론 1989년부터 오월 현장에서 시국에 대응해 온 ‘오월전’이 32회째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40주년인 만큼 그날 이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현 시점의 추모와 결의의 제전으로서 보다 확장된 추모와 결의의 제전으로서 ‘오월미술제’를 기획한 것이다. 해마다 펼쳐 온 광주의 오월 전시는 그때 그 현장에 있었거나 극한 상황에 처한 광주의 열흘과 함께 했던 작가들 작품이 많다. 하지만 40년만큼이나 그날은 점점 멀어지고 이후 세대들이 오월전시의 상당부분을 채우고 있다. 대부분 단지 기억의 되풀이가 아닌, 아직도 미결상태로 폄훼와 왜곡이 난무하는 그날의 실체를 재소환해내고, 그 정신을 오늘에 대입시켜 정의와 민주의 세상을 만들자는 의지의 다짐들이다. 그런 발언의 어법은 작가에 따라 섬찟 하기도, 격하기도, 세세하거나 고요한 울림이기도 하다. ‘오월미술제’는 ‘직시, 역사와 대면하다’라는 이름으로 주 전시를 꾸리고 광주와 인근 지역의 미술문화공간들을 연대전시로 연결하였다. 무엇보다도 ‘의도적 소외와 외면의 역사를 넘어선 세대 간의 장벽을 허무는 오월정신으로 승화한 주제실험전과, 학계와 현장을 잇는 가치공유 연구로 상호 지속발전 모델을 제안하는 오월미술 학술세미나, 지역 내‧외 예술공간 12곳의 연대전시’를 만들었다. ‘추모’하되 과거에 천착하지 않고, 오월의 ‘정신’을 되살리되 청산되지 않은 실체를 직시하며, 그 ‘현실’을 바탕으로 지금 이 시대의 미술계, 학계, 사회분야가 서로 연대를 이루어 내일을 여는 매개로서 행사가 되고자 하였다. 오버랩 김선영 대표가 기획을 맡은 전시부문은 기존의 오월전시와는 다른 새로운 버전의 오월미술제전이다. 뜻을 함께 하는 작가라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로 문을 열어 놓았고, 참여대상도 광주·전남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면 되고, 장르나 연령과 학력, 이력 등 아무것도 자격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오월정신을 동시대 미감으로 재해석한 신작이나, 오월정신을 기반으로 한 매체실험 또는 실험적 현대미술작품이기를 요청하였다. 이 공모에 오랫동안 오월미술을 가꾸어 온 중진‧청년작가들뿐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예술을 다뤄온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를 신청해 주었다. 출품예정작 제출자료로 보면 1980년 오월 당시의 사실이나 자료를 소재삼은 재현 쪽이 가장 많고, 이전에 발표했던 작품을 출품작으로 올린 경우도 여럿이었다. 그와 함께 오월을 바탕으로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풍자 비판하는 작품구상도 적지 않았지만 미래를 제시하는 경우는 몇 점 되지 않았다. 그런데, 기우와 달리 작가 50명(한국 47, 인도네시아 2, 필리핀 1)의 전시작품들은 훨씬 다양한 작품세계들을 보여주었다. 오월 소재의 재현이 없지 않지만 이를 형식과 매체를 달리해서 재구성하거나, 오브제나 혼합매체를 활용해서 자신의 예전 작품과는 다른 시도를 선보이기도 하고, 직설과 풍자로 현실을 대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언어로 관점을 달리해 신선도를 높인 작품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1부는 ‘역사적 진실과 재현의 생명력’이라는 소주제로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5월 1일부터 12일까지 가장 먼저 열렸다. 대부분 재현으로서 역사적 사실성에 충실하면서 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다. 10일간 항쟁기간의 희생과 상처, 여전히 삭혀지지 않는 분노와 단죄, 규명되지 않은 실체적 진실에 대한 환기와 서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예전의 거친 직설이나 투쟁으로서 형상들보다는 주제에 몰입도를 높이면서 각자의 조형어법대로 함축하고 상징해내는 작업들이 많다. 또한, 그 날을 되새기는 작업들이 많아서인지 16명의 작가들은 칠순의 원로부터 20대 신예까지 세대 폭이나 5‧18에 대한 접근시각에서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세월의 깊이가 덧쌓여 가고 있음을 느낀다. 2부 ‘현재 속에 살아 있는 오월’은 예술의거리 무등갤러리에서 5월 9일부터 19일까지다. 오월의 경험이나 시대의식을 토대로 동시대 사회현실을 직시하여 예술적 비평‧풍자로 사회적 울림을 만들어내려는 작업들이다.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는 역사적 실체에 대한 진실규명의 촉구, 그날 이후 계속된 나라 안팎의 비인도적 또는 폭압의 상처들, 현실 삶에 드리워진 상처와 고단함, 부조리한 것들의 척결의지와 내일의 빛을 밝히려는 작업 등등으로 현재적 관점이 대부분이고 표현매체나 형식도 독자적 예술세계로 녹여낸 경우들이 많다. 더불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참여한 3작가도 동남아 제3세계의 민주화운동의 상처와 현실 삶에 대한 영상작업들로 광주 5‧18의 정신과 함께 하고 있다. 3부는 ‘지금 여기, 경계 너머’를 소주제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6관에서 5월 9일부터 24일까지다. 역사적 장소라는 현장성과 쾌적한 물리적 전시환경, 5‧18 40주년을 기념하는 전당 내 다른 전시들과의 연계효과, 소주제부터가 미래지향이라서 자연히 많은 관심이 쏠릴 전시이다. 16인(팀) 작가들의 활동배경이나 세대, 작품특성은 각기 다르지만 5‧18의 투쟁과 희생과 상처, 그에 대한 추념은 공통된 바탕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를 넘어선 집단상처의 치유와 소통, 화합, 통일의 메시지까지 5‧18정신의 계승과 확장이 더 두드러진다. 또한, 소재나 표현형식은 자유로우면서 5‧18이라는 명제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주어 현실미술의 다원성과 시의적 주제의식을 결합해낸 작품들이 많다. ‘5‧18’은 현대사와 우리 의식에 강력한 메시지와 무게로 박혀 있는 역사적 실체이다. 그 ‘5‧18’이 지닌 복합적인 의미와 가치,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는 수많은 과제들만큼이나 들여다볼 시각과 풀어낼 갈래들이 무궁무진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첫 ‘오월미술제’에서 선후배, 내외지 작가들이 보여주었듯이 비탄과 분노와 외침을 넘어 그 정신을 현시대에 대입시키고 미래를 모색하는 다양한 시지각 언어들은 그런 가능성을 더 기대하게 한다. ‘오월미술제’의 핵심은 ‘연대’다. 5‧18을 구심점에 두고 지역과 공간, 세대와 장르, 기관과 단체들 간의 연대를 엮는 것이다. 40주년 올해 처음 시도한 ‘오월미술제’가 더 탄탄한 토대를 갖춰 크고 작은 공사립 미술공간들의 5‧18 기념전시회들을 결속하고 5‧18의 미래와 광주의 오월을 더 빛나는 가치로 확장시키는 광주 오월미술의 중심축이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행사를 대비하여 갖춰야할 것들, 보다 효과적으로 연대를 맺고 확장시켜 나갈 방안들, 현장과 온‧오프라인에서 시민과 방문객 참여를 넓힐 방도 등등의 과제를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월미술제’가 5‧18에 대한 추모와 결의를 다지며 함께 키워나가는 광주 오월미술의 거점이자 확실한 이정표로 키워지길 기대한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박철우 <누가 발포를 명령하는가>, 2020, 캔버스천에 유화, 240x132cm / 정희승 <나는 너다-자화상>, 2020, 캔버스에 아크릴릭, 45x45cm 설박 <기억의 책>, 2020, 아크릴에 인쇄 김화순 <오월 그날>, 2020, 캔버스에 유화, 193.9x193.3cm 김현돈 <본질>, 2020, CC-TV, 모니터 설치 박미애 <원더우먼1>, 2020, 디지털프린트, 150x110cm / 윤준영 <빛>, 2020, 나무, 소금, 조명 .이재호 <이야기삽>, 2020, 혼합재, 23x95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