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해동문화예술촌 개관전 ‘도시리듬과 예술적 행동’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9-06-06 12:53 조회2,36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해동문화예술촌 공간안내도 신생 해동문화예술촌 개관전 ‘도시리듬과 예술적 행동’ “함께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가 발생된다. 여기서 예술의 개입은 생동하고, 함께 하고, 유기체적으로 발현되면서 문화적 정신적 성장을 형성케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6월 1일 문을 열어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되는 담양읍 해동문화예술촌의 ‘도시 리듬과 예술적 행동’ 전시소개 중 한 대목이다. 해동문화예술촌은 1950년대 말부터 60여 년간 운영되었던 해동주조장이 2010년 폐업 후 빈 공간으로 비어있다가 2016년 정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담양군에서 매입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온 곳이다. 그동안 담양군의 원도심 활성화 사업으로 ‘해동문화학교’(2017년), ‘해동문화울림’(2018) 등의 공공 문화이벤트가 벌려지기도 했다. 올해 9월 ‘해동문화예술촌’으로 개관을 목표로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데, 전체 사업을 마무리 한 뒤의 공식적인 가을 개관에 앞서 국제전으로 먼저 관심과 기대를 불러 모으려는 기획전이다. “현대문명의 속도와 삶의 리듬 문제에 접근하면서, 문명을 상징하는 다양한 장치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좌절, 탐욕과 실패로 일그러진 문명의 결과물, 혹은 이 과정에서 현재 사회를 극복하고자 나오는 원동력을 탐구한다.”는 이 전시는 양초롱 예술총감독의 기획으로 국내외 23명의 작가들의 작품들이 크고 작은 공간들과 벽면, 야외 등에 구성되었다. 대부분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청년·중견작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프랑스 작가 3인이 일반 회화나 입체, 설치, 영상, 그래피티 벽화 등을 꾸며놓았다. 4개 소주제 중 1섹션은 ‘인류문명의 시작과 끝; 시간, 속도, 리듬’이다. 김현돈은 창고 어둠 속에 별무리와 함께 환영처럼 떠 있는 막걸리통의 몽환적 분위기 공간에서 잠시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 문명의 속도와 공생에 대해 사색의 시간을 권하고, 왕방울만한 눈알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염주처럼 엮어 생과 사의 경계에서 곰팡이처럼 번져오는 사자의 은유를 성찰하는 김설아, 몸집보다 수십 수백배 더 크고 무거운 세상덩이 위에 올려진 자기 삶의 균형을 다잡는 임현채, 오래된 역사공간이나 삶의 퇴적들을 촬영해 크고 작은 천소재 쿠션모양에 전시시켜 군집을 이뤄놓은 안희정, 해동주조장·담양의원 등 담양의 쇠락한 공간들의 자취를 다큐사진처럼 모아낸 임춘교 등의 작품들이다. 2섹션 ‘자연과 환경, 탐욕과 물욕의 불야성’에서는 투명하게 안팎이 내다보이는 통유리창 공간에 숲의 이미지와 씨앗키트가 담긴 비닐봉지들을 벽면 가득 붙여두어 각자의 휴식방법을 답하는 설문지 작성과 바꿔가도록 한 김자이, 써늘한 흑백부터 끔찍하고 선정적인 원색의 사진들까지 전시실 세면을 가득 채워 세상사 인류역사의 탐욕과 살육과 상처와 나고 죽음을 거대 서사처럼 엮어 색즉시공 공즉시색 화두를 펼쳐놓은 최요안, 쏟아지는 폭포수를 견디며 역사의 주체로 건재해 온 세상사람들의 존재와 더불어 그들 역사의 물길을 달빛 아래 어른거리는 푸른 역사로 그려낸 송필용의 작품이 이어져 있다. 3섹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는 정교한 바느질과 사실묘사의 소프트조각들로 아련한 서정과 실재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재문,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도시 속 삶의 공간들과 골목들의 풍경을 기록하듯 묘사한 노여운, 천정이 닿을 듯한 크기의 개머리 인간 형상으로 동물적 육신의 현대인을 풍자한 심은석, 꿈과 욕망이 기이한 상상의 세계로 하이브리드 사피언스 연작을 계속하는 강동호, 욕망이라는 화두의 거친 연작들 대신 담담히 자신을 반추해보는 수채 드로잉 소품들의 김성결 등의 작품들이다. 주로 옥외공간들에 자리한 4섹션 ‘도시미술, 경계너머’에서는 시공간과 문화예술의 경계들을 가로지르는 벽화작업들이 많다. 예술촌 입구 옆 길다란 벽면에 동심의 세계를 순발력 있는 그라피티 묘법으로 펼쳐놓은 제이스, 넓은 창고벽의 구조들에 맞춰 트로이의 목마를 연상시키는 아이들의 놀이모습을 꾸며놓은 세스, 창고 처마 끝 빗물을 받고 있는 듯한 소녀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구헌주, 그리고 전시교육동 뒷벽에 개관일 오프닝 퍼포먼스로 세스와 허달용이 즉석에서 그려놓은 ‘한국 vs 프랑스’의 새와 교감 대화하는 듯한 소년과 새 그림도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일단 문화예술촌 재단장 진행 중에 공간을 오픈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공간의 방향설정과 성격, 전시와 운영 프로그램들의 정리, 운영체계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개관일이 며칠 지난 뒤 다시 들렀을 때 입구 안내 리플릿 비치 외에 어떤 안내자도, 전시나 아카이브 공간들의 안내·지킴이 한명 없이 전체 공간이 비어있는 상태도 개관 후 관리·운영에 관한 사전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그대로 노출하고 만 것이다. 도시재생이나 폐산업시설 활성화는 시설의 재단장이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운영과 활용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사람들을 오가게 하고 활기를 불어넣어 성장시켜 가는 것이다. 전시의 효과적인 운영과 안내, 시설과 사업에 대한 다각도의 홍보가 갓 출범하는 공간에 모아지는 관심과 기대들을 향후 동력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기획팀이 설정하고 있는 운영방향은 도시예술과 실험예술을 기반으로 한 문화복합공간, 미래세대 위한 특화된 예술교육 체험장, 전시+담론+교육 일원화로 예술의 잠재적 역량 강화, 신진 예술가 및 기획자 발굴 등 잠재적 인재배출, 국제레지던시, 담양 고유문화에 기반한 예술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내걸고 있다. 양초롱 총감독은 “예술+교육+담론의 일원화를 추구하고, 예술이 물리적인 전시장에만 있는 ‘작품’으로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유동하고 여행하고 삶의 곳곳에 살아 있는 것으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예술’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고 말한다. 창고 10개동, 호젓이 남아있는 안채와 정문 앞 소슬대문 고택 등 주택 4동, 바로 옆 교회당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실효성 있는 계획과 체제정비, 운영 등이 과제인 상황이다. 6월 15일(토) 오후 2시부터 총감독과 참여작가들이 함께하는 아트토크, 6월 8일과 22일, 7월 13일과 27일 토요일 오후 2시의 상상나래 어린이 교육체험프로그램,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영화가 사랑한 미술을 주제로 한 카페필로에서 브런치모임 등은 향후 운영과 관련한 시운전과도 같을 것이다. 이런 초기과정들을 효과적으로 내실화해서 건실하고 특화된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길 바란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김현돈 <인간에 대해 공생을 묻다> 임현채 <균형>. 2019 .종이에 과슈,연필. 162.2x130.3cm 김설아 <사자의 은유>. 2019 .나무에 먹. 15x180cm 김자이 <휴식의 기술 Ver2>. 2019 최요안 <색즉시공 공즉시색>. 2019. 사진설치. 250x1000cm 이재문(왼쪽)과 강동호(오른쪽) 연작들 강동호 ,꿈속을 달리다>.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90x72cm 내부 조형물과 공간 안팎을 연결한 이미지의 세스 창고벽화 개관 오프닝 퍼포먼스로 제작된 세스와 허달용의 벽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