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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으로 읽은 자연의 소리 - 박홍수 '意境+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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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5-27 12:24 조회8,2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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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수, <의경-소리>, <풍경+소리(산조)1>, 한지에 수묵채색 혼합기법



    ▲ 박홍수, <散調...梅2>, <散調...夏>, 각 50호, 한지에 수묵채색 혼합기법




    마음으로 읽은 자연의 소리 - 박홍수 ‘意境+소리’



    생활하는 자연의 소리를 따라 즉흥 산조처럼 화폭에 필묵의 운율을 펼쳐내는 한국화가 박홍수의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 ‘意境+소리’라는 제목으로 광주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박홍수 특유의 대범 활달하면서 거친 운필, 먹과 채색의 자유로운 혼성이 돋보이는 ‘산조' 연작들이 주를 이룬다.


    마치 산조의 밀고 당기고 맺고 풀어내는 장단을 시각 이미지로 풀어내듯 채묵의 잔잔한 번짐과 우러남도 있지만 대개는 휘모리로 격정에 휩싸이듯 널찍하고 굵은 필촉과 석채까지 섞인 질료들 위로 빠르게 휘둘러진 붓의 운율들이 너울거리고 있다. 춘하추동 계절의 향기나 색채, 숲과 계곡과 들녘에 이는 소리들을 담아내듯 그의 화폭에는 생명이 움트고 화색이 완연하고 무성히 우거지고 내밀하게 암묵 속으로 접어드는 등의 시절의 변화가 자연의 색그늘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작가노트에서 밝히고 있듯 “작품의 소재가 갖는 큰 줄기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 안에 형성되는 생명본성의 체득과 발현”이면서, “자연계 생명체들 속에 내재된 소리의 세계를 운필의 기호적 형상과 색채의 이미지로 나타내는” 작업들이라 한다. 실제로 그가 추구하는 회화세계의 특징이면서 전체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律-소리’는 그가 자연의 소리와 더불어 오랜 동안 남도의 전통적인 ‘소리’에 마음을 기울여 왔는데 결국 그 본질적 맥락이 서로 통한다고 느낀 것 같다. 작업의 주된 관심이 “역사적으로 누적되어 문화의 원형과 정서를 시각적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면서, 주로 남도에 전승된 씻김굿이나 판소리 등의 음악을 연상시키려는 원초적인 형식(색과 필선)으로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소리(音) 속에 있음을 알게 함으로써 심안(心眼)의 수묵채색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더불어 “소리(音)를 상징하는 것들은 자연형상(물, 바람, 꽃, 구름, 풀, 하늘, 바다 등)”에서 취해 온다는 것도 그런 바탕 때문인 것 같다.


    또한 명료하지 않은 비정형의 화폭들에서 멈춤 없이 변화하고 흘러가는 자연존재들의 가시적 비가시적 현상들을 마음으로 관조하고 통찰해내고자 하는 물아교융(物我交融)의 기본태도를 읽을 수 있다. 현상보다는 심상을 따르는 그런 경향은 드문드문 몇 작품에서 꽃가지나 꽃송이들의 모습을 띄워내기도 하지만 역시 이번 작품들에서도 여전하다. 다만, 어느 한편으로는 불가해하고 부지불명한 자연과 인간사라 하지만 그림이라는 실체로 드러내놓는 회화작업의 속성상 화자(畵者)나 관자(觀者)나 마음을 통할 기호적 매개물이나 이미지가 모호한 상태에서 구체적 형상이 아닌 화폭 전체로 작가의도를 충분히 담아낼만한 채묵과 운필, 화면의 연출이 그만큼 더 큰 숙제인 것 같다.


    박홍수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ㆍ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동안 광주ㆍ서울ㆍ대구ㆍ대전ㆍ일본 등지에서 16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한중수묵화교류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한국화동질성전, 소리와 그림전, 그룹새벽전 등을 통해 작품을 발표해 왔다. 현재 의재미술관 운영위원, 우리민족문화예술연구소 상임위원이면서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조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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