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광주비엔날레의 광주작가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8-11-06 17:58 조회2,76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2관에 전시된 박세희, 박화연, 정유승, 강연균 작품 2018광주비엔날레의 광주작가들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내건 2018광주비엔날레가 이제 마지막 주가 되었다. 국내외 43개국에서 참여한 165명의 작가 가운데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본다. 대부분 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복합관의 전시에 배치되어 있어 함께 돌아보기에도 좋다. 복합2관의 김만석 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은 ‘집결지와 비장소성’에는 박세연, 박화연, 정유승의 작품이 있다. 박세희는 전시관 입구에 공항출국장의 개념으로 꾸며 <Passengers>라 이름하였다. 게이트 바로 위에는 어느 파라다이스 같은 이국적 휴양지의 사진과 함께 Voyage라는 간판을 걸어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냈다. 출국수속대 같은 칸막이를 지나 여행가방들이 밀려들어가는 영상을 젖히고 전시실로 입장하도록 하는 구조다. 원형의 구조물이 3층으로 둘러선 2관에서 박화연은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 <실마리를 찾아서> <당신의 할머니, 김정복> 3작품을 각기 다른 부스에 연결하여 설치했다. 모두 5·18의 현재적 의미를 찾는 작업들인데 5·18민주광장 분수대 구조물에 유족들의 증언들을 써넣거나 모니터로 보여주고 엽서로 깔아 관람객들이 집어갈 수 있게 하거나, 수없이 오가는 발걸음들을 발부분만 영상으로 촬영해 상실되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 중인 5·18을 얘기하고자 했으며, 유족 한분을 집중 인터뷰하여 생애사와 세계사를 연결 짓는 아카이브를 일상소품설치와 함께 구성해 놓았다. 정유승은 <집결지의 낮과 밤> <2003년 3월 23일> <언니네 상담소> <랜드마켓, 랜드마크> <시선의 반납> 등 5작품을 5개 방에 나누어 연결해서 광주 성매매 관련 장소와 인물과 가리워진 아픔들을 리서치 결과보고 형태로 선보인다. 특히 그들의 생업이자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던 집창촌 장소들을 답사하고 기록 촬영하고, 그들의 증언을 채록하고, 그들이 사용하던 약품과 생활용품들, 심신의 폐허를 치유하기 위한 활동들, 요즘의 성매매 근절과 여성인권 관련 시민운동, 육신 못지않은 정신적 치유와 현재를 불과 몇 달 사이에 깊이 있게 파고들었던 탐사작업의 결과물들이 실물자료와 영상과 설치로 제시되어져 있다. 2관 3층에는 강연균 화백의 95년 광주통일미술제 때 만장설치작품의 일부가 둘러져 있다. 첫 회 ‘경계를 넘어’와 이번 ‘상상된 경계들’ 사이를 되짚고 연결하는 전시기획 의도에 맞춰 1995년 당시의 관련 작품들 일부가 함께 전시를 꾸미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95년 안티비엔날레 성격으로 만들어진 통일미술제 때 망월동 초입 도로변부터 묘역 주변에 둘러 설치됐던 1,200여장의 만장 중 일부와 하늘로 띄워 올렸던 꽃상여를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국책기관 공간 속 광주비엔날레 전시의 일부로 초대하여 시간과 이념과 형식의 경계를 넘나들도록 하였다. 3관의 ‘지진: 충돌하는 경계들’(큐레이터 정연심·이완 쿤)에는 김민정이 초대되었다. 광주출신으로 오랜 기간 이탈리아 밀라노를 기반으로 활동하다 근래에는 니스와 런던을 중심으로 작품을 하고 있는 그는 <코너>라는 두 점을 전시하고 있다. 한지를 접어 미니멀한 단색조의 추상적 화폭을 구성한 이 작품은 노마드 여정 속에서 늘 가져왔던 자신의 정체성과 심리적 긴장, 집요하게 반복되는 태우고 접고 붙여쌓는 작업과정 중의 몰입과 평온의 상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초대전의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작가의 영육 간에 침잠된 묵언들을 음미해 볼 수 있다. 5관의 ‘생존의 기술: 집결하기, 지속하기, 변화하기’에서 ‘한시적 추동’(큐레이터 김성우)에는 문선희와 오용석의 작품이 있다. 문선희는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연작 사진을 내놓았는데, 골목길 낡은 담벼락에서 발견한 얼룩과 녹과 틈과 창틀과 물홈통의 시각적 이미지에서 5·18의 기억과 상처들을 떠올려낸다. 오용석의 <Mirror> <Glow> <Shadow> 등의 작품은 희거나 검은 화폭에 거침없이 휘둘러진 필촉과 색채들로 억눌린 감정 또는 욕망의 분출과 자기정화, 사회적 차별과 혐오 사이 중첩들에서 만들어지는 공존 등의 메시지를 전한다. 백종옥이 큐레이터로 참여한 ‘대칭적 상상력’에서 박상화는 전시실 입구와 출구를 영상작업으로 꾸몄다. 겹겹이 늘어뜨린 여러 갈래 스크린에 투사한 <무등환타지아-사유의 가상정원>을 통과하도록 해서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자연생명공간으로 관객을 맞아들이고, 다시 출구 모니터에 <무등환타지아-무등도원경유람>을 배치해 유토피아 같은 무등 세상을 여러 구도로 편집한 영상을 보여준다. 정찬부의 <피어나다>는 그가 꾸준히 다뤄온 플라스틱빨대 조형물들이다.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무기물인 빨대를 이어 붙여 색색으로 선명한 꽃과 불가사리, 돌멩이, 별 모양 같은 생명체들을 만들어 군집을 이루어 놓은 것이다. 흡입과 배출이라는 공통된 순환구조를 조형적으로 시각화시켜 인공의 문명산물과 자연 생명체 간의 관계에 대한 메시지를 상징화시켰다. 도예작업을 하는 박일정은 이전의 도조작업들을 설치형태로 키워 <신목>과 <풀다리> <인디언밥풀>을 하나의 유기적 구성으로 연출했다. 당산이자 생명나무, 우주나무인 신목을 나무기둥에 도편들로 잎을 만들어 꽂아 세우고, 9m 길이 나무다리에는 역시 도자작업으로 빚어낸 식물과 동물, 사람, 집모양들이 풀들처럼 돋아나 있는데 구름다리 같은 그 풀다리 건너편에 인디언밥풀 모양의 설치물을 배치해 전체적으로 순수자연 본래의 생명공존 세상을 꾸며 놓았다. 이정록의 사진작업은 이번에는 <사적성소#3> 연작이면서도 예전의 빛꽃이나 문자들의 구성이 아닌 어둠의 공간 그 허공에 빛으로 드로잉을 한 작품들이다. 한때 강제징용 노역의 장소였던 여수의 미래터널에서 마치 노동자들의 혼불이 떠도는 듯 비밀문자인 듯 신비감과 모호함이 깔린 8폭의 영성적 이미지를 연결하였다. <하이브리드 사피엔스> 연작인 강동호의 회화들은 고대신화와 공상과학이 상상력으로 뒤섞인 듯한 기묘한 풍경을 보여준다. 미래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 혼종생명체들의 기이한 형체들을 밝은 색깔의 도상들로 중첩시켜 표현한 건데, 인간과 동식물, 건축물, 자연생명체들이 독특하게 도상화되어 그려진 것들이다. 윤세영의 <생성지점> 연작은 어두운 바탕에 짙은 채색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가시나 물결무늬들이 가운데 심연의 구덩이로부터 끝없이 자라나는 듯 빨려 들어가는 듯 묘사하였다. 내면의 상처가 아픈 가시로 돋아나거나 끊임없이 물결지고 회오리치기도 하는 세상사들에 대항하여 자기방어용으로 돋아난 가시들일 수도 있을텐데, 평명화폭과 입체설치로 빈 가슴 속 요동치는 자의식을 시각화시켜 드러내었다. 이번 2018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한 광주 작가들은 큐레이터가 기획의도에 맞춰 선정한 작가도 있고, 비엔날레 재단이 작년에 시행한 포트폴리오 공모를 통해 선발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 비엔날레 참여를 계기로 대주제와 섹션의 주제를 재해석하면서 집중력 있는 리서치와 공유방식으로 드러낸 작품과, 평소 작업의 연장선이면서도 주제와 공간에 맞게 새로운 시도를 곁들인 작품들이 함께 모여 ‘상상된 경계들-생존의 기술’에 관한 다양한 시각형식의 발언들을 보여준다. - 조인호 (광주비엔날레 전문위원) 3관에 전시된 김민정의 <코너> 5관의 오용석, 문선희, 박상화, 이정록 작품 5관의 정찬부, 박일정, 강동호, 윤세영 작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