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렉티브 아트 '공감지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8-05-08 08:51 조회3,11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문화생태공간의 인터렉티브 공감지대 담양 담빛예술창고 인터렉티브아트 공모전 2018. 05. 04 - 07. 01 “융복합 예술을 통해 기존의 단순 전시공간만이 아닌 주민들과 탐방객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인터렉티브한 체험예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담양문화재단 담빛예술창고가 정례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인터렉티브 아트 청년작가 공모전’의 기획취지다. 부제가 ‘공감지대’이다. 공감한다는 것은 주·객의 분별없이 서로에게 스미는 것이다. 화선지에 채묵이 스미어 번져나가듯, 산수자연에 몰입되어 물아일체를 이루듯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며 잔잔하게 때로는 격하게 일체감을 느끼는 내적 작용일 것이다. 단선적인 의식활동으로서 소통이나, 쌍방향 간 상호작용의 교감과는 또 다른 정신과 감성의 동화라 할 수 있다. 고을 역사와 함께 흐르고 있는 영산강 줄기와 수백년 묵은 관방제 둑길 팽나무 고목들의 그늘 아래 생태녹지공간을 끼고 있는 담양 담빛예술공간에서 예술을 통한 일상 속 문화공감의 장을 펼쳐볼만한 일이다. 올해 공모전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아직 세간에 회자되기 이전 초기단계여서인지, 어디 시골창고를 용도 변경한 그저 그런 공간으로 여기는 때문인지, 전국단위 공모인데도 응모자들이 아직 치열하지는 않다. 물론 철새처럼 몰려들었다 흩어지는 가시적 이벤트성 행사로 부풀려지기보다는 이 공간에 진정한 마음을 낸 작가들이 꾸며가는 문화공감지대가 더 담빛다운 것일 수도 있다. ‘인터렉티브 아트’라 해서 기계적 첨단 미디어매체를 이용한 참여와 상호작용 반응을 체험하는 류의 어떤 장르를 규정짓는 것은 아니다. 매체와 형식을 우선하여 대상영역을 구분할 수도 있지만, 특정 유형을 구분해서라기보다는 궁극적으로 담빛이 지향하는 ‘공감지대’를 위한 통상적 지칭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펼쳐내는 수단으로서 매체와 형식들을 어떻게 활용해내고 있는지 작가마다의 독창성을 담은 시지각의 표현들을 음미하면서 단지 내어놓고 바라보는 작가와 관객의 관계가 아닌 함께 느끼고 동화하고 공감하는 시간이면 된다. 문창환은 빛과 사진이미지와 CG 등 다양한 표현기법들을 필요에 따라 활용하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승 속 고단한 삶의 정신적 성소였던 옛 사당의 개념으로부터 발상해낸 가상의 공간을 레이저 빛으로 구획을 설정하고 그 불확정성의 공간을 드나드는 ‘차원적 이동’을 경험하도록 한다. 분사된 희뿌연 연무 사이로 투사되는 붉은 레이저 빛의 영육 간 경계와, 그 가상의 공간에서 분절되고 뒤섞이며 변질되는 모니터 인물상으로 대체된 자신을 비춰보게 된다. 또한 RGB 조명 아래서 원색으로 겹쳐지는 자기 그림자를 드리워보면서 다원적 세상은 늘 흑백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재 환기시켜 주기도 한다. 이청하는 빛을 움직여 또 다른 상을 그려내는 그림자놀이 체험을 제공한다. 철사를 구부려 3차원의 공간에 드로잉을 하듯 제시한 형상에 관람객이 휴대폰 빛을 비추어 만들어지는 자기연출의 이미지를 즐기는 것이다. 이목구비의 일부 또는 전신이나 신체의 일부를 네온피스와 철사로 드러내는데 빛은 소통의 매개물이 된다. 빛을 움직이는 위치와 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또 다른 이미지들을 직접 만들어내면서 작가와 관객, 주체와 대상, 또는 제시된 형상과 가변적 이미지 사이 경계를 넘어선 예술적 행위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병찬은 기형적인 도시생태계와 일상화된 소비편의가 빚어내는 판타지아를 허공에 띄워 놓았다. ‘동물적 소비욕망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된 시대에 일상과 생태계를 뒤덮어가는 플라스틱과 비닐이라는 간편 일회용품이나 저가의 가짜상품들에서 그는 역설적으로 민주적인 매체를 발견한다. 환상적인 불빛의 기괴하고 거대한 비닐봉지·플라스틱덩이는 호흡하는 생명체처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공포와 환영 사이 몽환처럼 떠있다. 빛과 기계적 매체와 가상이미지들이 버무려진 다른 세 작가와 달리 최순임은 회화와 입체형상에 동화적 요소와 시적 메타포를 결합한 ‘merry-go-round’ 연작을 보여준다. 그에게 이들 작업은 “거대담론으로 가득한 무거운 세상에서 지극히 사사로운 일상 속 감수성으로 ‘생활’의 감각을 유지”하는 자기애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낯설음과 익숙함 사이를 모험하는 어린왕자 같은 고양이와, 되풀이되는 회전목마 오르골 사운드 입체작품, 회화와 드로잉들을 함께 내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는 관람객이 다가서면 반응하여 오르골이 작동하거나 LED 빛줄기가 쏟아지기도 하는 연출을 통해 반복된 일상으로부터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관람객의 자기치유를 유도한다. 예술활동에서 우선적인 가치나 주된 매체·형식, 대하는 방식은 시대문화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무수한 개별존재들 간에 적절한 흡습의 여지를 만들고 매개하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 개개인의 해석과 상상과 음미로 무한한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불확정한 카오스 세상에서 개별주체를 존중하고 북돋우는 실질적인 인터렉티브 예술활동일 것이다. 이는 문화생태공간으로서 담빛예술창고가 그 파장의 지속적 진원지로서 기운을 넓혀가는 인터렉티브 아트 공모전 사업의 기본 과제라고 본다. - 조인호 (광주비엔날레 전문위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