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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쇄원 48영 인터랙티브 사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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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9-02-10 18:47 조회2,7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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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쇄원 48영 인터랙티브 사유공간

     

    호남뿐 아니라 한국 별서 원림의 백미이자 선비문화의 현장인 소쇄원의 4계와 48영을 가상과 실상으로 접해보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사유의 정원 소쇄원을 거닐다라는 전시인데,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기획해서 담양 담빛예술창고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남도문예르네상스 인터랙티브 콘텐츠전이다. 지난 128일 시작해서 오는 331일까지 담빛에서 계속되는데, VR 가상현실의 영상과 소리로 소쇄원을 둘러보는 체험코너, 시간바퀴를 돌리며 소쇄원의 사계를 음미하는 소쇄의 시()’, 하서의 48영 한시를 지금의 실재 이미지로 담아낸 사진작품 등 3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VR체험으로 옛 선비 하서 김인후가 되어 주인인 양산보의 안내를 받으며 소쇄원 48영과 관련된 곳들을 거니는 뜻으로 이룬 공간, 소쇄원이 준비되어 있다. 360˚로 촬영된 소쇄원의 원림공간 속에서 시흥을 돋우었던 장소와 조영물들과 그곳 자연의 소리들을 가상현실로 둘러보게 된다. 주인장 양산보의 캐릭터나 소쇄원 영상의 선명도, 스토리의 전개방식이나 나레이션, 현장소리들이 첨단디지털 영상문화들을 생생하게 접하고 있는 요즘 감각에는 현장감이 부자연스럽고 실재감이 많이 부족하긴 하다.

    안쪽 전시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쇄의 시()’는 무슨 기계장치 같은 시간바퀴를 중심으로 반원을 이루며 내려뜨려진 하얀 천들이 되고, 앞에는 넓은 3면의 패널 스크린에 영상과 소리가 채워진다. ‘시간바퀴는 가운데 봉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톱니판들이 층층으로 겹쳐져 있고, 관람자들은 그 시간바퀴 판을 돌리면서 슬라이드필름 이미지들을 투사시켜 볼 수 있는데, 하성흡의 수묵담채화 소쇄원 48과 현장 이미지들이다. 이와 함께 앞쪽의 대형 스크린 벽면에는 소쇄원의 실경사진과 48영 시들이 사계영상으로 피고 진다. 사실 이 공간에서는 하성흡 수묵그림의 회화적 효과는 물론 전시에서 옛 선비의 묵향을 배가시켜내기 위해 슬라이드 영상을 좀 더 큰 이미지로 선명하게 비춰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소쇄원 48영의 현실사진은 담양 토박이 송창근 원로사진작가의 사진 8점을 선보이고 있다. 계절마다의 모습과 빛의 변화에 따른 색깔이 그때마다 다른 소쇄원을 자연 속 열린 스튜디오 삼아 48영의 시흥과 운치를 지금의 현실시각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봄색이 물들어 오르는 호젓한 광풍각, 오곡문 아래 작은 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고목물통에 물이 넘쳐흐르는 고목투류’, 봄날 아침잠을 깨우는 굵은 빗줄기 속에 물이 불어 세찬 물줄기를 이루며 흐르는 오봉대 아래 계류, 제월당 마루에 깃든 따스한 봄볕을 누리며 저 아래 오봉대에 오는 손님을 살피는 제월당의 봄, 겨울날 애양단에 드리운 따스한 햇살과 담 너머 노송이 지극히 한가로운 평원포설등등이 시공을 초월한 소쇄원 풍광을 펼쳐 보여준다. 이들 송창근의 소쇄원 48영 사진전은 아쉽지만 전시운영상 217일에 먼저 마감한다.

    소쇄원은 600여 년 전 초야에 묻혀 학문과 시와 정신을 가다듬으며 초연한 생을 공유했던 선비들의 호연지기를 오롯이 지니고 있으면서,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최첨단 문명과 시감각에 젖어 사는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특별한 정취를 만끽하게 해주는 세상 속의 또 다른 세상이다. 그 시절 옛 사람의 자취와 묵적뿐 아니라 현대의 수많은 예술작품과 기행의 선망지자 소재가 되고 있는 소쇄원을 지역문화의 고유전통을 살린 디지털콘텐츠로 재창조해내려는 이번 기획은 여러 방식으로 연속되어도 좋을만하다. 다만, 공간의 구성도, 영상효과도, 스토리텔링의 전달방법도, 디지털기기의 상호소통 체험방식도 훨씬 더 신선하며 치밀하고 격이 높아져야 한다. 온라인이나 무형의 매체를 통해 전하는 콘텐츠보다 전시현장은 실재공간 못지않은 실감콘텐츠여야 하기 때문이다.

    - 조인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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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바퀴 장치로 소쇄원의 사계와 48영을 펼쳐보이는 '소쇄원의 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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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창근의 소쇄원 48영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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