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시장 활성화 시도 ‘Contemporary Young Artist in Namdo’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9-06-08 14:56 조회2,20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지역 미술시장 활성화 시도 ‘Contemporary Young Artist in Namdo’ 기반이 열악한 지역 미술시장의 활로 찾기와 함께 지방 기초단체와 연계된 산업화를 모색하고 있는 담양 담빛예술창고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5월 22일에 시작되어 오는 6월 30일까지 계속되는 ‘Contemporary Young Artist in Namdo’이다. 같은 이름의 연속 기획으로 첫 전시에서는 “남도 현대미술에서 국제 활동과 경쟁력을 갖추어 지역 미술시장의 성장동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예술가를 초대”하였다면 이번 두 번째 전시에서는 “향후 가능성과 성장을 기대할만한 청년작가들로 초대”하였다 한다. 이 전시는 기존 미술시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안 찾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현상 진단이나 이를 해소하고 넘어서려는 기획의도가 우선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 전시에 붙인 양초롱 박사(현대미술사, 미술비평)는 “첨단기술 및 전자매체를 통한 시각적 자극이 그 강도를 더해가는 오늘날의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여전한 예술계의 보수적인 행태들, 예술과 정치의 결탁, 작품에 매몰된 형태(자기-규정적), 예술지상주의 등이 펼쳐지고 있는 새롭지 않은 시대에서 마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양 착각하고 있는 예술(가) 행위들, 한국 미술계의 틀 속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젊은 세대의 혼돈과 방황, 그러나 동시에 기성의 권위를 온몸으로 수용하며 성장하는 젊은 예술가들에 대한 물음 등”을 남도예술의 현 상황이자 딜레마라고 진단한다. 그런 이 시대의 문화현실 속에서 청년미술 주역들로 선정된 이번 참여작가들은 어떤 발언들을 각자의 조형언어로 담아내고 있을까? 30~40대를 주축으로 한 15명의 작가들은 그동안 활발한 창작활동과 독자적인 표현세계들을 이미 인정받고 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면서 새롭게 만나는 작가도 포함되어 있다. 대개는 젊은 작가들인 만큼 현실 삶의 기반이자 창작활동의 주 무대인 현 시대와 사회에 대한 성찰과 비유와 풍자가 많다. 가령, SNS로 꾸며지는 현대인들의 욕망과 네트워크와 완벽 이면의 허상들을 무수한 픽셀들의 불확실한 조합으로 비춰내는 김명우, 현대사회에서 결핍된 인간의 관계와 내면의 기형을 동물가면으로 비유하는 조은솔,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무수한 점들의 관계성으로 채워 허공에 부유하는 인체형상들로 표현한 엄기준, 자연물의 형태와 조화들을 현대사회의 필연적인 구조나 관계와 연결지어 원색의 ‘불온한 상상력’을 그려내는 송지윤, 대량소비와 일회성으로 채워진 현 시대를 포장용 상자의 골판지들로 붙이고 채색해서 역설의 산동네 서정어린 풍경을 묘사하는 양나희의 작품들이다. 그런 현세를 내적 사유로 삭이면서 상상의 피안 세계를 그려내는 작가들도 있다. 무형의 시간을 유형의 형상으로 구현하면서 생성과 소멸이 공존하고 시간의 에너지가 응축된 푸른 블랙홀을 가시의 이미지로 묘사하는 윤세영, 사회의 거대 구조와 조직 속에 비인격화된 개인의 불안정성 등 비가시적 사유를 흑백의 치밀한 심상화로 펼쳐내는 윤준영, 외로움 등을 어둠을 가르는 한지등이나 연꽃 기운 속 아이의 순수한 기도로 떨쳐내는 이재호를 들 수 있다, 아울러 연속되는 세상사나 인간사를 시간의 퇴적과 흐름으로 바라보는 경우들이다. ‘가치의 재구성’과 ‘장식적 가치’를 주제로 골판지를 이용해서 절묘하게 철거된 건축물의 잔흔을 설치해 내거나 무수한 선들의 교집합들로 얽힌 평면을 그려낸 유지원, 역사적 사건의 현장과 공간을 돌을 던져 올리는 현재 시간으로 기록해내는 이세현, 불안·두려움·과거의 선택들이 미래를 만들고 지금의 모든 것이 순식간에 미래의 유산이 되어가는 세상사를 유물·화석 연작으로 떠내는 이정기가 해당된다. 그런가 하면 시각예술이라는 형상언어와 독자적 예술세계의 탐구에 열심인 작업들도 있다. 자기 안의 마음속에 꿈꾸는 심상풍경을 전통산수양식에 상상된 요소를 결합하여 <별유천지> 진채 산수도를 펼쳐내는 김단비, 먹의 농담으로 물들인 한지를 찢어 콜라주한 산수를 표현하며 자연의 무한한 생명력과 기운생동을 펼쳐내는 설박, LED를 결합한 입체회화와 설치 연작 대신 일상의 흔적과 상념과 스치는 감정들을 자유로운 드로잉 형태로 담아낸 김진화, 몽롱하게 흐려지거나 해체된 풍경들로 평면회화에서 서사란 무엇이고 어떻게 다룰지를 그림으로 모색해 가는 서영기의 경우이다. 물로 독자적인 창작세계를 기본으로 하는 예술세계에서 15명의 조형언어로 지금의 현대미술이나 사회를 다 보여줄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젊은 창작인들의 일부 작품세계를 표본 삼아 현시대 예술활동의 환경을 진단하고 향후의 또다른 출구를 모색해 본다는 것은 작가에게도 미술세계에 관계하고 있는 기관·단체·개개인에게도 공동의 과제가 되어 있다. 특히 지방이라는 공간적 문화환경적 조건에서 기획자 장현우의 말처럼 “어려운 미술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점검하고 컬렉터를 포함한 일반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양초롱이 지적하는 “욕망의 획일화와 닫힌 세계, 획일적인 폭력과 야망의 지배, 진부한 욕망을 부추키는 욕망의 매개자들, 가짜욕망에 흠뻑 빠져 동일한 욕망을 향해 돌진하는 이 시대의 삶”을 우선 타개해야겠지만, 그런 진단을 토대로 기반도 조건도 열악한 지역 미술시장이 해법을 찾아내는 게 이 연속기획 전시의 시도이고 실험일 것이다. 작가는 탐구하는 창작세계를 맘껏 펼쳐내고 심화시키고, 미학·비평가는 그 가치를 심도 있게 읽어주고 객관화하며, 큐레이터들은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가와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매개하는 전시들을 기획하고, 미술사가는 그런 활동들을 조사·분석·기록하고, 미술관·지자체·관련단체는 진보된 정책을 세워 실행·지원하고, 갤러리나 화상들은 기대되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고 응당한 재화적 가치로 답하면서 선순환체계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각각의 고유생명체와도 같은 창작활동들이 동시대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모두에게 공유되는 일이 될 것이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윤세영 <생성지점>, 조은솔 <A Third Party>, 김명우 <Perfect World>, 엄기준 <New City Build-Dance15> 김단비 <병류천지>, 양나희 <밤의 연가>, 송지윤 <구름다리에서의 기억> 김진화 <선인장>, 설박 <어떤 풍경>, 서영기 <시각효과-2> 이재호 <기도하는 아이>, 유지원 <Trace-E>, 이세현 <군함도>, 이정기 <희귀한 유믈 I>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