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미디어아트 초대전 ‘산수극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배진선 작성일25-04-12 11:44 조회223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이이남 <산수극장-하경산수도>, 2025, ACC 무화창조원 복합5관 이이남 미디어아트 초대전 ‘산수극장’ 2025.04.03-07.06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고 전라·광주 미술작가들의창작활동을 지원하며, 거점 도시와의 동반성장에 힘써왔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소통과 교류를 되새기고자, 문화전당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을 조명하는 지역작가초대전을 개최한다. 이이남은 전라남도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활동하며 고전 서화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ACC 지역작가초대전 ‘이이남의 산수극장’에서 작가는 전통 산수화와 전라남도 자연 풍경, 가족과의 추억을 아우르며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녹여낸 신작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호남 예술의 자연친화적 서정성을 이어가는 작가로서 이이남을 주목하고자 한다. 작가는 디지털 기술로 고향 풍경과 옛 시, 산수화를 연결하며, 향토적인 정취를 담아낸다. 중국 산수화를 조선 고유의 아름다움으로 풀어낸, 이른바 ‘호남 남종화’로 대표되는전통에 근대 문학과 미술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온 고향 정신을 더하여 새롭게 변주해낸 것이다. 전시 작품에서는 담양의 병풍산과 전라남도 곳곳을 따라 흐르는 영산강이작품에서 펼쳐진다. 그 풍경들은 일상에서 문화전당을 방문하는 지역 관람객에게도 향수를 머금은 자연이다. 한편 익숙한 산수화와 실경의 결합은 남도의 강산이 낯선 이들에게도 친근함을느끼게 할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어린 시절 기억을 모두에게 친근한 소재와 결합하여, 개인적인 서사를 보편적인 감성으로 확장한다. 그렇기에 ‘이이남의 산수극장’이 들려주는 고향은 저마다 떠나버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정경으로 남는다. 전시 제목 ‘산수극장’은 낯선 사람들과 나란히 공연을 보며 다양한 삶에 공감하던 모습에서출발한다. 그 따스한 순간을 떠올리면서, 작가는 고향을 이야기하는 작품을 통해 서로의 마음이 닿기를 꿈꾼다. ‘이이남의 산수극장’을 거닐며 함께 고향을 추억하고 나누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작가가 동양 미학을 통해 자아의 본질을 탐구하는 추상적인 작업에 몰두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전통 산수화와 호남의 자연 풍경, 그리고 가족과의 추억을 아우르며 고향의 향수 어린 시선을 담아낸 미디어 아트를 소개한다. 전시는 ‘나의살던 산수’ ‘어머니 그리고 산’ ‘고향산수도’ ‘아버지의 폭포’ ‘산수극장’ ‘고향의 빛’ 등 6개 주제 24점의 신작으로 구성돼있다. <나의 살던 산수>는 이원수 시인의 ‘고향의 봄’ 첫 시구를 가져와 작품의 주요 소재인 ‘산수’에 대입한 제목이다. 작가가 나고 자란 전라남도의 자연은 각양각색 산골만큼 굽이쳐 흐르는 강과 계곡 모두가 조화롭다. 그렇기에 이를 아우르는 말인 ‘산수’는 작가 작품에 중요한 요소로 거듭되어 왔다. 작품에서는 어린 시절 작가가 넘겨보던 달력 속 산수화들을 불러온다. 영상 속 산수화는 방대한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찾듯 스쳐 지나가고, 거울 위 펼쳐진 산수 두루마리는 꿈틀거리며 깊에 묻어뒀던 추억을 움직인다. 작가는 이처럼 정적인 이미지를 움직이게 하면서, 고향을 향한 각자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이끈다. <가족산수도>는 포스코와 협업하여 스테인레스스틸에 여러 질감으로 산수를 표현한 역작이다. 작가가 그간 재해석해 왔던 한‧중 고전 산수화 가운데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곽희의 <조춘도>를 현대적 재료로 재탄생시켜 자연과 어우러진 가족의 정서를 담아내었다. <인간-자연-순환> 연작은 그간 이이남이 고전 산수를 다루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민해 왔던 시간을 담아냈다. 작가에게 고향 풍경은 그 속에서 소중한 가족, 정겨운 이들과 지냈던 추억이 깃들어 더욱 각별하다.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더라도 산과 물은 이렇게 다정한 기억을 간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 속 나뭇잎과 물방울 하나하나 느낄 수 있도록 포스코와 협업하여 스테인레스스틸에 섬세한 질감을 부여했다. <고향산수도-단절된 풍경>은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 그렸던 <세한도>에 향수를 더한 작품이다. <세한도> 풍경에는 한겨울 외로운 초가집과 나무 몇 그루가 적막하게 감돌지만, 김정희는 먼 곳에서도 교류를 이어간 제자를 향한 고마움을 전하고자 이 작품을 남겼다. 언뜻 쓸쓸해 보이지만 정겨운 인연이 깃든 원작의 의미를 되새기며, 고향과 멀어져 살아가더라도 작품을 바라보며 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람객을 비추는 아크릴을 영상에 더했다. <아버지의 폭포>는 긴 복도 끝에 높고 가파른 암벽이 우두커니 서 있다. 수레 굴러가는 소리가 이끄는 방향으로 절벽을 향해 걷다 보면 오른쪽 골짜기에서 길게 떨어져 내리는 폭포와 마주친다. 폭포 끝자락에는 낡은 외투가 걸려있고 주머니 안에는 동전들이 굴러다닌다. <아버지의 폭포>는 가족을 위해 쉼없이 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포에 비춰보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 논으로 향하던 아버지의 뒷모습과 그 외투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몰래 꺼냈던 작고도 선명한 기억을 떠올리며, 작가는 말없이 흐르는 물소리 속에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존경을 담아낸다. <산수극장>, 부드러운 천 겹겹이 비춰진 대나무를 헤치고 지나면 거대한 산수의 무대가 웅장하게 열린다. 작가의 고향, 담양의 대나무 숲과 병풍산을 묵죽도와 산수화에 연결한 작품이다. 여러 겹으로 포개진 대나무 숲 영상은 이이남이 그간 보여줬던 묵죽도 영상들에 색을 입혀 불러온다. 그 너머 산수 작업은 김하종이 19세기 말 조선 곳곳의 자연을 그려냈던 『해산도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뒤 전시공간을 가득 메우는 영상설치 작업으로 완성했다. 한국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한데 섞어 모든 관람객이 저마다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무대를 펼쳐낸 것이다. <고향의 빛>은 영산강 밤과 노을로 짝지어진 두 작품 <고향의 밤>과 <고향의 노을>로 구성된다. 작가는 호남미술의 거장 소치 허련의 <미가산수>에 전라남도의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영산강 풍경을 배치한다. 산수를 통해 느끼는 정서를 강조한 남종화와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노래한 누정문학을 아우르며 이이남은 호남예술의 정신과 감성을 이어간다. 이를 통해 작가는 고향 이야기를 모두의 공감대로 넓혀가고자 한다. 해와 달이 빛을 받아 일렁이는 영산강 물빛들이 향수 어린 마음들을 끌어안고, 산수극장을 나서는 관람객을 배웅한다. - 배진선 (전시기획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학예연구사) 이이남 <산수극장-동계산수도>, 2025, ACC 무화창조원 복합5관 이이남 <산수극장-하경산수도>, 2025, ACC 문화창조원5관 이이남 <어머니 그리고 산>, 2025, 2채널 비디오, 나룻배, 물 등, 8분 이이남 <아버지의 폭포>, 2025, ACC 문화창조원 복합5관 이이남 <고향산수도-신 금강전도, 조춘도>, 2025, 단채널비디오, 각 10분30초 이이남 <고향산수도-나의 살던 산수>, 2025, ACC 문화창조원 복합5관 이이남 <고향의 노을>, 2025, 4채널 비디오, 5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