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틈에서' 윤연우 정덕용의 레지던시 작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동아 작성일25-07-24 13:00 조회28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정덕용 <아직 말해지지 않은, 쥐어진 만큼의 말>, 2025, 146x146x352.5cm, 나무, 석고, 우레탄 폼, 한지, 아크릴, LED, 모터, 거울, 지점토, 핸디코트 '서로의 틈에서' 윤연우 정덕용의 레지던시 작품 해동문화예술촌 레지던시 2기 입주작가 결과전, 2025.07.04-08.17 ’서로의 틈에서‘는 2025년 3월부터 약 4개월간 추자혜 레지던시에 입주해 생활하며 작업을 이어온 시각예술가 윤연우, 정덕용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두 작가는 담양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현재를 마주하고 응시하며, 표현해왔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견되는 일상 속 ’틈‘을 고민해온 이들은 서로 다른 감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들이 머문 시간과 공간 속에서 형성된 시선들이 어떻게 교차하고, 공유되며, 존재하는지, 이 곳에 스며든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자. 윤연우는 한 땀 한 땀 엮어낸 실이 점-선-면으로 구축되는 윤연우의 작업은 수많은 실의 교차로 완성되는, 세심함과 고요함이 집약된 과정의 산물이다. 모든 것이 손쉽게 해결되는 시대에, 작가는 자신만의 시간을 묵묵히 지켜나간다. 반복되고 지속되는 수행적인 행위를 통해 이미지가 축적되고, 축적된 이미지는 작가만의 조형적인 언어로 드러난다. 그리고 관람객은 오롯이 응축된 시간성을 자연스레 마주하게 된다. 주로 공동체, 관계, 기억 등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엮어내는 작가는 이번 작품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2025)에서 관계 속에 내재된 경계의 모호함에 주목한다. 특히 ‘나’와 ‘타인’, ‘내부’와 ‘외부’ 사이에 존재하는 틈과 여백을 시각화하는데 집중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담아내듯, 실로 엮은 표면 위에 ‘구멍’이 자리한다. 이 ‘구멍’은 프레임 안팎의 시선을 교차시키는 통로이자 닫힌 구조 속에서 열린 감각을 유도하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이로써 작가가 제시한 구멍들은 촘촘히 엮인 실과 대비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작가는 경계를 규정하거나 무너뜨리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계라는 개념을 유연하게 들여다보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 거리감, 혹은 연결의 가능성에 집중한다. 작가가 묵묵히 엮어낸 시간 위에서, 우리는 ‘나’와 외부에 존재하는 것들과 조용히 연결되어간다. 그리고 이 연결은 각자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깊이 스며든다. 정덕용은 개인의 경험을 출발점 삼아 개인과 사회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하며 설치, 미디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회현상에 대한 물음을 작업에 담고자 하는 작가는 그가 바라보는 시선을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긴장과 질문들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나’를 통해 세상을 비추는 행위로 개인적 경험을 사회 문제로 확장하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관람객과 나누고자 한다. 이번 작품 <아직 말해지지 않은, 쥐어진 만큼의 말>(2025)은 올해 새 생명을 마주한 작가의 특별한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이전까지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작업이 출발했다면, 이번에는 ‘어떤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커다란 ‘탑’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기념비적이면서도 세상에 덩그러니 놓이게 되는 ‘탑’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에 울퉁불퉁한 상처가 나 있기도 하고, 내부엔 보는 이에게 불편함을 주는 붉은 조직을 그려내기도 했다. 모든 것을 자세히 보아야 작가가 제시한 불완전성이 보인다. 정덕용은 명확한 세계를 직접 드러내는 것보다 들여다봄으로써 존재하는 불편한 것들, 즉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현실의 ‘이면(오해, 혐오, 세대갈등 등)’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러한 세상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를 보살피듯 굳건한 척추를 연상시키는 오브제를 구성하기도, 이러한 세상 속에 던져진 우리를 위로하듯 전시장에 작가가 제시한 빛들이 공존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떻게 서로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맞이하며 가시화되지 않았던 혹은 보는 것조차 시도하지 않았던 현실의 이면을 조금이나마 상기해낼 수 있다. - 강동아 (해동문화예술촌 큐레이터) 정덕용 <아직 말해지지 않은, 쥐어진 만큼의 말>(2025) 부분 정덕용 <존재한다는 것은 불안하게도 누군가의 어깨를 바라보는 것>, 2024, 나무, 석고, 유리섬유망, 우레탄폼, 스티로폼, 철, 아크릴, LED 윤연우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 2025, 태피스트리, 아크릴사, 148x146.5cm 윤연우 <창문과 빛 1, 2>, 2024, 2025, 태피스트리, 아크릴사, 각 120x70cm, 92x63cm 윤연우 <숲속에서 1, 2>, 2020, 종이에 과슈, 110x80cm / <하트문턱>, 2024, 태피스트리, 아크릴사, 85x109cm 윤연우 <외부의 방>, 2025, 종이에 과슈, 35x49.7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