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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은희 업사이클링전 '나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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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7-02-27 19:34 조회4,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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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은희 업사이클링전 '나무들에게'

     

    무등현대미술관 초대전

    2017. 2. 23 - 4.30

     

    많은 시간 동안 작업을 하면서 주제를 정해놓고 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내 손길을 거쳐 나타나는 것은 나무였다.
    나 스스로 버려지는 것들에 아까워하며
    어떨 때는 내가 버려지는 것들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헌 쉐터의 털실과 거리 현수막들을 주 재료로 나무를 엮어낸 조선대학교 노은희 교수의 섬유예술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다. 버려진 것, 버려질 것들을 활용해 업사이클링으로 예술적인 새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의도적이든, 무심코 이어지는 과정이든 주로 나무가 주제가 된 작업들이다.

    현수막 조각들을 박음질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연작과, 털실로 옷을 짜 입히듯 나무형상들을 감싼 <나무옷> 연작들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나무가 되었습니다는 현수막의 여러 바탕색과 글자 조각들이 띠처럼 잘려 겹치면서 또 다른 패턴의 나무형상을 만들어낸다. 더러는 작은 나무 한그루로 액자 속에 담겨 기존 회화작품과 같은 자세를 취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큼직큼직 이어 붙여져 벽면에 평면설치로 숲의 한켠 같은 나무들의 집단을 이루고 있다.

    나무옷은 털실이라는 소재의 느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훨씬 따뜻한 촉감과 색감으로 폐신문지로 빚어진 나무둥치와 잔가지들을 감싸고 있다. 나뭇가지에는 이따금 앙증맞게 작은 닭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거나 붉은 홍시 하나가 나무 아래 덩그러니 떨어져 있기도 해 시적인 여운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폐 현수막 천들을 이용한 작업들이 폐기된 소재의 재활용인 업사이클링의 개념을 우선한 전혀 새로운 변신이라면, ‘나무옷은 소재의 이용에서는 같은 업사이클링이면서도 마음이 자연으로 향한 정서적 교감이 우선되어 보인다. 현대 삶의 부산물들을 이용해 자연 형상을 예술 쪽으로 끌어오는 작업과, 예술의 손길과 마음을 담아 자연에게로 향하는 관점의 차이가 두 연작에서 다르게 읽혀지는 부분이다.

    이번 전시에는 두 연작 외에 잔가지들을 원형으로 모아 펼치고, 거기에 염색 한지조각들을 깃털처럼 점점이 올리거나 지철사를 띠처럼 감아준 <원이 되려는 나무> 연작과 <초록대나무>가 또 다른 작업의 유형들을 보여준다. 이전부터 이어오던 가느다란 대나무가지에 질감과 색감이 다른 한지소재의 느낌을 곁들이는 작업들인데 나무연작에 비하면 기본 주제의식은 같더라도 조형성에 훨씬 주안점이 두어진 작품들이다.

    이번 노은희 교수의 열여덟 번째 개인전은 내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나무들과 더불어 순간의 즐거움이 연속되면서 함께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나무를 향한 시정어린 조형작업들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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