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경계들의 관통 - 2018광주비엔날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8-09-17 11:38 조회11,31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M-ao Ying <친터넷 플러스;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부분) 2017 세상 경계들의 관통 - 2018광주비엔날레 2018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개막행사부터 초반에 다녀간 국내외 전문가나 관람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평들이어서 다행이다. 올해 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43개국 165명의 작가가 3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전과 달리 중외공원 비엔날레전시관 외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6개 복합관까지 전시가 두 배로 커져 그만큼 준비과정의 일들도 훨씬 늘어났었고, 그에 따른 걱정도 많았다. 대개는 총감독도 없는 11명 큐레이터들의 집단기획체제에 반신반의 우려들이 많았는데, 7개로 분담된 기획임에도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고, 비엔날레관과 아시아문화전당 양쪽 전시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평들이다. 또한 비엔날레 주전시 외에 오랫동안 폐쇄된 채 험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옛 국군병원 폐공간을 GB커미션으로 연결해내고, 해외 미술관들이 광주 현지에 각각의 성격들을 소개하는 기획전시들을 펼쳐낸 파빌리온프로젝트는 의미 있는 시도로 얘기되고 있다. 이번 대주제 ‘상상된 경계들’는 세상의 수많은 유무형의 경계들과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인 그 여파, 얽혀진 경계들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시각화, 그로부터 벗어나기 등등 무수한 경계지점과 층위들을 관통하고 넘나드는 전시와 학술 담론들이 펼쳐지고 있다. 총괄큐레이터 역할을 맡았던 김선정 대표이사는 전시도록에 실린 기획의 변에서 “‘상상된 경계들’은 1995년 제1회 비엔날레의 주제인 ‘경계를 넘어’를 되짚으며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돌아보고자 한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인 ‘경계를 넘어’가 세계화라는 1990년대 중반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면, 제12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인 ‘상상된 경계들’은 세계화 이후 전 세계의 지리적이고 정치적인 경계를 강화하는 현상을 반영하는 동시에 이주나 난민 문제에 대한 재고를 촉구한다. 1990년대 중반의 한국이 독재정치에서 벗어나 개방과 국제화를 추구했다면, 2018년의 한국은 남과 북으로 분단된 마지막 냉전국가에서 벗어나 남과 북의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이다. 예전에는 경계가 지리적 혹은 정치적으로 한정되었다면, 지금의 경계는 세대간, 혹은 심리적, 감정적 경계로 확장되어 나타난다. 또한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경계가 한정되는 한편 또 다른 층위의 경계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결론부분에서 “오늘날 기업과 경제, 정체성, 종교, 안보, 환경 및 힘의 탈영토화 현상은 전통적 지정학의 경계를 넘어 심리적, 감정적, 세대 간의 갈등으로까지 확장되어가는 다층의 경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전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 복잡다단해지고 굳건해지고 있는 경계들에 대한 재사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과저와 현재에 대한 성찰과 함께 동시대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변화 및 흐름을 진단하고 유무형의 경계를 큐레이터와 예술가의 시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Agnieszka Kalinowska <외풍이 드는 집> 이번 전시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먼저 경계의 관통을 들 수 있다. 비엔날레관과 아시아문화전당의 물리적 거리를 가진 양쪽 전시장 사이를, 또 각기 다른 섹션으로 배분된 전시공간들 사이를, 초기 광주비엔날레와 이번 지금 비엔날레전시 사이를, 서로 다른 시각과 성격을 가진 기획자들 사이를, 세계 곳곳의 근·현대사의 지층들 사이를, 폐쇄된 역사공간과 현재 현존하는 삶 사이를 관통하는 등의 맥락이다. 이주, 난민 등의 세계 도처의 떠도는 삶들, 현 시점에서 되짚어보는 옛 식민지시대 또는 근대화 과정이나 개발기의 잔재들, 고유한 것들에 이질·신생의 것들이 뒤섞여져 만들어지는 정체성 불명의 혼종문화 등등이 통시적 관점으로, 역사와 문명의 성찰로서 전시장에 모아져 있다. 이런 개념적 관통과 더불어 비엔날레관 5관이 주공간인 ‘귀환’ 섹션의 기획의도에 따라 초기 광주비엔날레 작품 일부가 전당 쪽 다른 큐레이터들 전시 속에 섞여 들어가 있는 것은 실물들 간의 관통이다. 95년 작품들인데 전당 2관에 다시 펼쳐진 강연균의 ‘하늘과 땅사이 Ⅳ’ 오색만장들과, 이응노의 먹작업 <군상> 연작, 3관의 크쵸의 빈 맥주병 위 거룻배 설치 <잃어버리기 위하여> 등이 그 예이다. 또 하나 특징은 아카이브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주제와 기획개념들에서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방식이긴 한데, 전시의 기획의도나 구성과 관련된 옛 자료들이나 리서치 결과들이 실물자료와 사진과 영상 등으로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영상작품들도 단순한 시감각 효과나 이미지기록 차원이 아닌, 기억과 역사의 회고로서 자료 성격이 많다. 비엔날레 초기 전시작품들이 재 소환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귀환’ 전시공간은 원래 기획의 핵심 키워드가 비엔날레 다시보기 같은 아카이브형 전시였기 때문에 예전 전시도록이나 구술영상자료, 작품 이미지들이 현재 작업과 현장 퍼포먼스, 워크숍들과 함께 비엔날레 콜렉티브로 구성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진행과정에서 주목할 것으로는 전시기획과 학술과 현장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대주제와 연관된 국내외 석학들을 달달이 초빙해서 ‘GB토크’를 펼치고 이를 [눈 NOON]지에 담아 개막 직전 출간하였으며, 매월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 ‘스튜디오 탐방’을 진행하면서 작품세계와 생각들을 공유하고, 큐레이터와 참여작가들의 이번 비엔날레 주제나 전시준비 과정의 생각들을 얘기 나누는 개막 국제심포지엄을 열면서 이 모든 과정들을 누구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문화공감의 장으로 운영한 것이다. 세상사와 마찬가지로 비엔날레 전시도 시각적 물리적 상태로만 가늠하고 단정할 수 없는 무한한 세계이다. 전시를 꾸미고 있는 작품들은 대주제에 접근하는 통로나 매개체이긴 하지만 결과물은 아니다. 비엔날레 전시는 생물이어서 계속해서 의도된 프로그램 말고도 주체를 한정할 수 없는 무수한 문화적인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된 경계들’은 제시된 예로서의 작품들 뿐 아니라 이 문화의 장에 함께하는 모든 이들의 삶과 경험과 생각들에 따라 천가지 만가지로 경계를 넘나들고 관통하며 무한 내용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 조인호 (광주비엔날레 전문위원) 비엔날레관 '종말들- 포스트 인터넷시대의 참여정치' 섹션 Halil Altindere <Kofte Airlines> 2016 국립이사아문화전당 창조원의 '집결지와 비장소' 섹션 옛 국군병원과 설치된 작품들 팔레드도쿄가 옛 광주시민회관에 꾸민 파빌리온 프로젝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