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숙 개인전 '식물의 언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병희 작성일18-11-28 14:53 조회2,57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조성숙 개인전 ‘식물의 언어’ 2018. 11.09 - 12.09 / 무등현대미술관 생명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존의 세상 조성숙의 “식물의 언어”전은 언어, 문자가 탄생하기 전에 나온 생태적 감수성을 작품으로 나타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근원적인 자연, 생명과 인간, 생태계에 관한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가 생태, 생명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보낸 경험에서 유래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느꼈던 공기, 바람, 땅, 들풀들의 감촉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자연에 대한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여성 예술가로서 본 자연과 생명에 대한 생각은 물질문명 이전에 있던 근원적 자연에 대한 물음, 여성으로 느끼는 생명의 소중함으로 이번 전시에 나타난다. 조성숙은 자연에 대한 감성을 근간으로 삶의 본질적 내용인 자연 그대로 진실된 본질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수함과 맑음을 작품에 나타냈다. 자연의 순환을 표현하기 위해 원형 캔버스에 제작한 작품은 자연과의 교감, 생태 감수성의 회복을 담고 있다. 이러한 작품은 생명을 회복하고, 본질적인 자연으로 돌아가 물질문명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녹색운동과 관련된다. 녹색운동은 인간이 문명 이전의 생명과 생태계이며 이러한 자연의 근원적인 회복을 하고자 한 환경생태운동이다. 인도의 물리학자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 1952~)는 녹색운동(Green Movement)을 통해 삶의 본질인 자연에서 삶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자연에 반하는 인위적인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촌을 꿈꾸었다. 시바는 현대사회의 산업과 과학이 만들어 낸 환경에 반대하는 태도, 본질로서 생물체인 인간의 삶에 관해 생명이 아닌 존재로 보는 관점을 비판하였다. 조성숙 작품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감성은 자연이 생명체로서 화합하고 치유한다는 사상이다. 여성적인 부드러움으로 표현한 작품은 자연은 인간의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은 자연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람의 둥지>, <나무의 문장> 등은 둥근 원형 캔버스에 부드러운 색과 조화로운 자연의 형상을 그려 감상자들은 감성적인 아름다움을 느낀다. 둥근 원형에 자연의 형상을 표현한 작품은 인간과 자연, 만물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건강하게 유지되는 ‘상생’에 관한 표현이다. 작가는 부드러우면서 자연스러운 자연 현상을 그려 공존과 소통, 조화로운 태고적 인간과 생명의 원천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과학과 기술이 무절제한 성장에 의한 자연과 환경 파괴를 가져온 잘못된 문명 발달에 관한 비판을 전달한다. 조성숙 작품의 사슴, 꽃, 풀, 새들은 자연을 상징한다. 작품에서 이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이 세상은 인간이 자연과 함께 만들어 낸 공존의 세상임을 나타낸다. 생명의 행위는 모든 생명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나며 자연의 생명들은 공존이라는 목적을 두고 함께 살아온 것이 자연의 근본적 원리이다. 조성숙은 이러한 공존이라는 자연의 원리를 사슴, 꽃, 새 등을 통해 표현하였으며 우리는 곁에 항상 자연을 두고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였다. 작가는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조화와 공존은 인간과 자연의 생명체가 함께 만들어 내는 커다란 공동체라는 것을 작품으로 전달하고자 하였다. 조화와 공존을 나타낸 작품은 움베르토 마뚜라나(Humberto. Maturana), 프란시스코 바렐라(Francisco. Varela)의 생명이 자율적으로 세상을 선택해 만들어 나간다는 생물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움베르토 마뚜라나,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생물이란 남을 받아들임으로써 공존해 온 하나의 존재로 보았다. 생태계는 35억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은 뿌리 깊은 생물학적 역동성으로 작용해 왔다. 즉 생명체의 다른 존재에 관한 이해와 사랑은 유기체의 역동적인 구조가 되었다. 이해와 사랑을 가진 생명체는 스스로의 생각에 의해 자율적으로 작동하게 되었으며 생명체의 행위가 모여 현재의 지구 생태계가 조성되었다. <사슴섬>의 사슴은 생명체가 자율적으로 대화를 통해 조성해 나간 자연 생명체들의 표현이다. 사슴은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인 자연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스스로 본질적인 힘으로 유지해 온 생물체들이다. 자연계에서 생명의 활동은 환경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 스스로 선택한 고유한 행동이다. 마뚜라나와 바렐라의 생물학에서 우리 세계란 자연과 생명, 인간이 함께 산출한 세계로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한 하나의 공동체로 이러한 생각이 작품에 나타나 있다. 넓은 의미로 생명의 자기생성은 자기를 스스로 조직하는 우주와 생명의 진화이다. 그리고 생명들은 스스로의 마음으로 자율적으로 선택해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 새로운 생명이 되고 결국 우리와 같은 존재로 나타난다. 스스로 선택하는 자율적 생명 체계의 근본은 자연과 환경과의 ‘대화’이고 자연환경과 생명의 ‘이해의 단절’은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깊은 슬픔>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자연과의 단절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고 교란된 현실을 슬퍼하는 생명공동체를 푸른색 여인으로 나타냈다. 35억년 동안 자연 스스로 자율적으로 선택해 조성해 온 자연생명체의 질서가 인간의 자연 생명의 본질적인 선택에 어긋나는 행위를 통해 무너진 현실을 슬퍼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자연과 생명의 파괴에 대하여 자연 생명의 근원적인 회복을 나타낸 작품이 <사슴의 은신처>다. 작품에 나온 사슴은 현대 인간의 문명에 의한 생태계의 파괴에 이를 피해 자연공동체에 안식하고 있다. 근원적인 자연의 새로운 생명을 아기 사슴으로 나타냈으며 나무 숲, 꽃 안에 들어가 있는 사슴의 모습은 생명의 역사란 상호 공존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의 꽃, 풀, 새 등의 생명들은 사슴을 보호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이다. 따뜻한 정감을 주는 사슴, 생명, 식물 등을 통해 함께 공존하는 대자연의 조화를 나타내 생명체를 유지시켜 주는 자연과의 관계 회복을 나타냈다. 조성숙은 인간과 자연 관계의 회복, 자연과 공존을 추구하는 환경미술, 여성미술을 그린 포스트모더니즘미술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 경쟁과 진보를 향해 나아가는 문명 이전의 본질적인 자연과 생명의 회복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생명의 원천이 자연에 있으며, 생명들은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화합을 통해 생명체가 공존한다는 생각을 표현하였다. 작가는 생태여성주의(Eco-Feminism) 관점에서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생명의 근원적 복귀를 추구하고 문명 이전의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 오병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미술학 박사) 조성숙 <사슴섬>, 2018, 캔버스에 유화, 162.2x130.3cm / <바람의 둥지>, 2013, 캔버스에 유화, 116.8x91cm 조성숙 <바람의 둥지-봄, 여름>, 2018, 캔버스에 유화, 지름 120cm 조성숙 <Tower of Colorful Birds>, 2018 / <Red Birds>, 2018, 폴리카보네이트에 아클릭 채색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