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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광주 미디어아트 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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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7-12-18 18:27 조회7,8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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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광주 미디어아트 전시들


    광주에서 미디어아트는 특별하다
    . 빛고을 이름을 광산업으로 연결하고 이를 또한 예술과 접목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로 특화시키려는데 문화도시 정책사업의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와 형식의 실험과 확장을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직간접으로 경험한 작가들이 회화와 입체, 설치, 영상작업에 접목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다. 그런 창작환경과 작품활동과 정책의지를 모아 201411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지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런 광주의 미디어아트 현재와 향후 흐름을 살펴보는 전시와 행사들이 12월에 줄지어 계속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미래를 탐색한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올해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행사 자체로는 7회째이면서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 3년째가 되는 시기에 열렸다. ‘인간×기계 시스템(Human x Machine System)을 주제로 빛고을시민문화관 지하2층 주차장공간과 바로 옆 아트스페이스의 미디어338, 홀로그램극장 등 6개 공간에서 12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치러졌다.

    개막행사는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서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총감독을 맡고, 현대무용 박진수, 현대음악 박진수, 타악연주 얼쑤 등이 협업형태로 융복합형 예술무대를 만들어냈다. 무대와 객석의 벽과 천정공간을 환상세계로 채워낸 3차원 파노라마 영상쇼, 여러 단으로 높이를 달리하며 구성된 무대구조물 위에 선 얼쑤의 박진감 넘치는 타악연주, 영상이 투사되는 큐브들로 연출된 입체적인 무대를 누비는 무용수들의 몸짓, 공연의 전체 흐름을 잡아가며 리듬과 흥을 돋워준 음악까지 서로 다른 장르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만들어낸 웅장한 퍼포먼스였다. 개막공연 뒤에 9개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관계자들을 무대로 초청해서 축하인사를 나눈 개막식 순서도 올해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국제 네트워킹 확장의지를 프로그램으로 드러낸 구성이었다.

    주제전에는 백남준, 다리아 마틴을 비롯한 국내외 작가 18명이, 유네스코미디어아트창의도시 작가교류전은 9개 가입국 33명 작가들의 작품 27점이 전시되었다. 주제전과 교류전의 작품들이 공간구분 없이 섞여 있고 작품특성에서도 특별한 나누어질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전시작품 중에는 미디어아트의 고전이라 할 백남준의 <TV 부처>가 함께 선보여졌고, 아키히코 타나구치은 자신의 3D 아바타와 문자를 결합해서 관객들 앞에서 홀로그램 퍼포먼스로 나와 닮은 것 / 본다는 것에 대하여’(2016)’, 캐서린 이캄·루이플레·토마스뮐러의 공동작품인 <점 구름 초상화>는 수많은 점들이 모여 인물초상을 이루다가 먼지처럼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마치 디지털이미지의 진상과 허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다리아 마틴의 무용수와 로봇의 행위와 동작을 연결한 <부드러운 물질들> 영상, 천정에 매단 주머니들에서 물방울이 맺혀 드럼 위로 떨어지면서 연주하는 비디오라움의 <랜덤 컴포지션>, 소리를 채집하고 해체하고 이동시키면서 모니터의 영상기호로 풀어내는 전형산의 <관계없는 관계 #3 : MULE> 등 기계적 장치나 이미지·영상·사운드의 변형과 재해석 작업들이 이번 주제의 기획의도를 반영한 작품들이었다.

    아울러 이번 행사기간 중 광주문화재단 다목적실에서는 ‘4차 산업혁명, 미디어아트와 미래도시라는 주제의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는 죠티 오사그라하 유네스코본부 창의국장, 박세훈 국토연구원, 도미닉 롤랑 프랑스 앙기엥레벵 아트센터 대표와 더불어 7개국 8개 도시의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미디어아트와 도시문화의 관계에 관한 논의의 장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는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미디어아트창의도시가 되기 위해 2015년 각 도시들이 채택했던 '2030 아젠다'를 어떻게 유연하게 포괄할 것인가를 주요 전제로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창의적 활동을 반영한 창의도시 간 협력을 견고히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다.

    그러나 창의도시 지정 3년을 맞아 세계의 다른 미디어아트창의도시 관계자들까지 초대한 행사에서 광주 미디어아트의 저력과 국제적인 역할을 보여주면서 교류확장의 계기로 삼기에는 너무 행사내용이 빈약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4차 산업시대를 맞으면서 인간과 기계와 첨단기술과 디지털문화 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하나 예년에 비해 실내로만 한정된 전시공간에 기계적인 싸늘함이 분위기를 가라앉혀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명이 무색하였다.

     


    미디어아트 레지던시 결과발표 두 전시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디어아트 레지던시 입주작가 발표전이 열리고 있다. ‘EXPLORERS’라는 이름으로 127일부터 1231일까지 미디어큐브338에서 계속되는 이 전시는 올해 미디어아트스페이스에 입주했던 여섯 작가의 작품 전시로 올해 활동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게임화면처럼 도시의 건설가 만들어지고 일상이 펼쳐지고 거대로봇에 의해 파괴되는 가상공간 영상을 제작한 강수정의 <the city>, 원본과 복제, 가상과 실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인물영상의 변형을 모니터에 담은 문창환의 <Error>, 몇 겹의 투명 레이어 판에 크고 작은 도트들을 집적시켜 샹들리에 이미지를 3D 라이트 드로잉을 선보인 안유자의 <샹들리에 2>, 잎 떨어진 나무와 눈물모양으로 작은 입체상자를 만들고 그 안 거울들에 반사효과로 맺히는 사람 눈동자 안에 비쳐지는 자연생태계의 파괴 홀로그램 동영상 이미지를 담은 이성웅의 <눈물>, 지난 1년 동안 활동들의 시간과 공간을 비선형의 물결처럼 바람결처럼 디지털이미지로 만들어 투명 스크린에 투사한 임용현의 <1 year Timeline>, 56개의 종이달걀판을 붙여 만든 스크린에 암흑 속 소리로부터 빛과 구름과 자연현상들이 생성되고 그런 가운데 성모상이 홀연 나타나는 폴 바주카의 <From the Noise - Volume II>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한편 은암미술관에서는 경양예술길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 입주작가 종합결과보고전으로 감성과 디지털이라는 이름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의 발표가 있었다. 126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이 전시는 최근 1·2층으로 공간을 넓혀 새 단장한 은암미술관의 재개관 두 번째 행사였다.

    올해 1기 입주작가였던 나명규는 작은 상자 속에 넣은 흑백 두상을 번갈아 줄지우고 양 옆에 모니터 속 자기신체 영상 등을 구성하여 사물화된 기억의 장소를 묻는 <Erehwon>, 회화와 LED조명을 결합한 특수화폭을 선보이는 정선휘는 한쪽 벽을 거의 채우는 대형 화폭에 갈대숲 스산한 바닷가에서 마주 바라다보이는 낮은 섬들에 전등빛이 밝아졌다 희미해지기를 반복하는 <여행>, LED등과 사진·조명효과를 설치작품으로 연출하는 정운학은 넝쿨식물처럼 늘어뜨려진 전선줄에 수생식물들을 담은 전구들을 연결하여 <빛의 열매>를 보여주었다.

    2기 입주작가 중 손봉채는 폴리카보네이트 판들을 이용한 여러 겹 중첩된 레이어에 고산준봉들 위에 떠 있는 소나무 무리를 그려 넣어 아스라한 입체이미지를 표현한 <Migrants>, 조용신은 가상현실을 3차원 공간에 실현시키는 'CAVE VR' 영상과 시각예술을 결합하여 미지의 시공간을 여행하는 <Black Cave>, 회화와 평면·입체·파사드 미디어작업을 병행하는 진시영은 무지개빛 LED조명의 흐름으로 만들어지는 빛선들의 움직임과 일상의 다양한 삶의 활동들을 실루엣 이미지로 함께 연출한 <Flow><빛의 연대기>를 편집한 화면을 내놓았다.

     


    '
    -·미디어에 번지다'

    서예·한국화·음악·영상이 퍼포먼스로 만나 연말 파티공간을 연출해냈다. 무등갤러리가 연말 기획으로 꾸민 '-·미디어에 번지다' 놀이판 풍경이다. 121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14일 오프닝 퍼포먼스가 백미였다.

    미디어아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원로 학정 이돈흥 서예가가 시끌벅적 요란하고 번쩍거리는 음악과 레이저조명 빛 속에서 큰 붓을 들어 '관풍청우 觀風聽雨'를 일필휘지로, 그러나 각기 다른 화선지에 따북따북 써내려 갔다. ‘요즘 풍습을 보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안다고 의역까지 덧붙여줬는데, 볼 관에서 두 눈과 바람풍에서 회오리지는 바람결 모양, 또 들을 청은 귀모양으로 쓰고, 비오는 모양은 먹을 뿌려 표현하는 재치에다 중간에 슬쩍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하는 즉흥성에서도 평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 미디어아티스트 신도원의 영상과 레이저 조명연출, 장준의 비트 강한 디제잉 음악이 갤러리를 들썩이는 가운데 검은 옷의 한국화가 설박과 장예슬이 바퀴달린 사각큐브 천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먹과 채색으로 비정형의 굵은 필선들을 채워가는 행위예술을 펼쳤다. 세대와 장르, 형식의 경계에 상관하지 않고 하나로 어울려낸 융복합퍼포먼스 파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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