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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주의 미술 동료 4인4색 동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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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8-03-23 12:19 조회3,3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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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주의 미술동료 44색 동행전


    김희상 임남진 조정태 허달용

    2018. 03.15 - 03.21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이른바 민중미술이라는 현실주의에 뿌리를 두고 지난한 세월 동지애로 서로를 북돋우며 독자적인 시각과 화법들로 미술과 시대, 사회 사이를 매개하고 세상에 대한 발언과 묵언들의 공감대를 넓혀가는 네 작가들의 의기투합 자체기획전이다. 연배는 다르지만 광주를 기반으로 현실주의 참여미술이라는 공통된 예술세계를 함께 추구하면서 여러 전시회들에 함께 더러는 각자의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이다.      

    임남진은 그동안 주로 불교 감로탱화 하단의 사바세계 중생 삶의 묘사방식이나 전통 민화의 구성요소를 지금의 현실에 접목시켜 시대를 풍자하고 인간 내면의 욕망과 좌절, 고독, 공동체의 희망 등을 묘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의 작업들과 함께 같은 연장선에서 계속 진행 중인 최근작들을 내보였다. 소시민의 소소한 일상을 작은 화폭에 간명하면서도 함축된 구성으로 비춰낸 ‘the room' ‘still life'연작을 비롯, 작가 내면의 자화상이자 시대의 그늘을 들여다보는 상사’ ‘내면의 달등의 채색화들이다. 작업노트에서 작가는 "일상 삶의 빛과 그림자.. 인간과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다양한 인간 본성과 마주하는 그림.. 각박하고 잔인한 현대사회 안에서 우리가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해 지켜야할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 혹은 정신성을 담아내는, 현실과 삶을 해석하는 다른 버전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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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살이와 삶의 환경으로서 시대풍경을 은유와 풍자, 재현의 회화로 비춰온 조정태는 중국 체류기간 진시황 도용들을 소재로 제작했던 근원’ ‘상식을 논하다등 인류 역사와 현재의 의미를 반추해 낸 작품을 출품하였다. 이와 함께 찢겨진 헌 옷가지 유품을 소재로 한 세월호 비극의 환기, 시대와 그 속의 자신을 바라보는 응시연작들을 에쿠우스의 탈, 거울, 텅빈 붉은 의자 등의 여러 구성으로 보여주었다. "열어보지 못한 문. 나는 항상 문 앞에 서있다. 그리고 그 문 뒤에 또 다른 문이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 나는 어디에 서있나. 이념과 형식의 경계 가장자리에 발을 걸치고 세상을 바라보며.. 내안의 위악을 폭로하는 현재 내 삶의 반영.. 이 악다구니 세계에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이번 전시작품 중 <네가 정말 원하는 게 뭐야>는 시대의 유행어이기도 하지만 그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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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소재를 취하면서 수묵의 독자적 풀이와 확장을 화폭에 시도해 온 허달용은 이전에 선보인 파격의 우중묵죽과 함께 신작인 묵송도 대작을 내보였다. 일반적인 전통 필묵법과 달리 축축하게 젖은 허공 가득히 노송의 기운이 퍼져 차오르는 듯한 <장마>는 독자적 방식의 화면으로 그의 계속되는 수묵탐구의 진중함을 내비친다. 강가의 삐죽삐죽 내민 잡풀끌텅들의 물그림자와 작은 새 한 마리가 곁들여진 <고요> 연작도 그가 바깥의 공적인 거친 활동들 속에서도 작업에서만큼은 자기내면에 깊숙이 침잠해 들어가고픈 수련의 자세를 보여주는 차분한 심상화폭이기도 했다. "내 그림은 '묵언의 빛'이 될수 있을까. 이 수행 같은 고된 일상보다 나를 더 힘겹게 하는 것은 내 그림이 어디를 향해 진화하고 있느냐에 대한 자문의 고통이다.. 늘 다시 시작해야 한다. 턱없는 외침보다는 세상과 실존의 난파를 막기위해 바다 저 멀리까지 소리 없는 불빛을 보내는 등대와 같은 붓질을 위해.."라는 스스로의 다짐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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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으로 세 사람의 회화작업과 달리 도조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김희상은 도자기를 굽듯 빚어낸 희노애락 인물상들을 전시장 바닥 가득 펼쳐 놓았다. 파안대소하거나 흐느끼고 분노하고 소리쳐 외치고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는 일상 삶의 표정들을 투박한 흙맛으로 빚어 가마번조로 구워낸 사람꽃연작이다. 이와 함께 간결한 선각으로 이목구비 상호를 그리고 단지형태로 뚜껑을 열고 덮을 수 있도록 만든 불두 한쌍과 작년에 손보였던 지점토 연꽃부조 작품을 배경으로 삼아 구성해 놓았다. "처음처럼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전과 후를 가르고 안과 밖을 나누었던 때가 있었다..기능과 정신이 무엇이고 고통과 희열은 어디까지인가..기쁘면 웃고 화나면 성내고 슬프면 울고 즐거우면 파안대소하는 오늘의 나이고 우리이며 시대의 자화상이다."라고 사람꽃-희노애락작업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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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도 작업과 세상에 대한 치열함도 익히 알려질 만큼 활동이 다져진 작가들이지만 짧게 따 온 위의 작가노트들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도록에 담은 자기성찰과 작업 다시 추스리기 글들은 전시작품 못지않게 그들을 다시 보게 하는 내면의 자기수련의 치열함이 담겨 있다.

    민중미술을 바탕으로 청년기의 심지 높이던 외침들에서 이제 중견으로 옮겨가는 시기에 이번 4인전은 작가로서 삶과 작업에 대한 되짚기일 것이다. 또 다른 출발이 될 이번 4인전은 서울에서 바로 릴레이 개인전으로 이어진다. 임남진 3.284.3, 조정태 4.44.10, 김희상 4.114.17, 허달용 4.184.24로 기간을 나누어 인사동 G&J 광주전남갤러리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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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희상, 임남진, 허달용, 조정태 (작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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